옛날에도 '커닝 달인'이 있었다
오피니언 / 2010. 11. 16. 10:47
조인스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깁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학가 등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커닝이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국가 공인시험인 경우 커닝은 범죄행위다. 하지만 커닝의 생명력은 참 끈질긴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상승용구에 똬리를 틀고 바퀴벌레처럼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니 오히려 갖은 도구를 이용하는 바람에 커닝의 기법은 갈수록 교활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캔한 이 사진의 출처는 '케임브리지 중국사'이다. 이것은 1800년대 청나라 것으로 추정되는 '커닝 속옷'의 사진이다. 참 놀랍다. 하지만 커닝에 대한 기록은 명나라 때에도 등장한다. 거인(擧人)이나 진사(進士)가 되기 위해 어느 유생이 속옷에 빽빽하게 적어놓은 글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 정성을 들였으면 경전의 내용이 머리 속에 차곡차곡 정리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그 유생은 과거 시험장에서 이 커닝 속옷을 사용하다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다양한 커닝 기법을 사용했다. 당시에도 오늘날의 논술시험에 해당하는 천도책(天道策)이라는 시험과목이 있었다. '하룻밤에 읽는 조선사'가 전하는 커닝 백태에 실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수험생(擧子)은 시험장에서 필기도구 외에 책이나 쪽지를 갖고 있는지 점검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각종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긴 도포 자락에 예상답안을 빽빽이 써온 사람도 있었다. 담장 주변 자리를 쟁탈한 뒤 하인에게서 쪽지를 건네받는 이도 있었다. 붓뚜껑이나 콧구멍에 답안을 숨겨 등어왔다가 적발되는 케이스도 있었다. 또 남의 답안지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 행위(借述)나 시험관을 매수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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