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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에 해당되는 글 47건

  1. 2015.03.2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63)숱한 탐험과정을 헤쳐가고 있구나
  2. 2014.04.21 [베이비부머 퇴직일기](62)나도 혼자할 수 있어요...일본요리학원에 다니다
  3. 2014.02.28 [베이비부머 퇴직일기](61) 58년 개띠 이상에겐 정년연장,'그림의 떡'도 아니다
  4. 2013.06.12 은퇴준비...미래에셋 시리즈 편
  5. 2013.06.06 각종 연금 곶감 빼먹듯 하면 안된다
  6. 2013.04.02 [베이비부머 퇴직일기](60) 치과 비용 등 의료비 부담 크다
  7. 2011.12.2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56)베이비부머 대책에 불붙었나
  8. 2011.10.21 [베이비부머 퇴직일기](55)창업 꿈 접고, 재취업할 수밖에...
  9. 2011.02.11 우수한 중년의 뇌,활용해야
  10. 2010.12.16 헉! 80세 이상 100만 명 시대라니?
  11. 2010.11.3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9) 회사 일을 완전 정리했다
  12. 2010.11.27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6) 내 분신(分身)의 불사르기(火葬)_회사 신분증의 종말
  13. 2010.11.26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5) 얼굴로 장난치지 마라?
  14. 2010.11.25 폴 월리스의 '고령화 파동'
  15. 2010.11.2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4)아빠 은퇴에 긴장하는 두 아들 "걱정 말아라"
  16. 2010.11.23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1)남자도 가계부 못쓸 이유 없다
  17. 2010.11.21 美피터하트연구소 '은퇴의 새 얼굴'연구보고서
  18. 2010.11.21 은퇴 4개 유형 중 당신은 어디 속하나
  19. 2010.11.21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9) 안경 값을 40%로 낮춰 맞추다
  20. 2010.11.2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8)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
  21. 2010.11.2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7) 1차 계획을 구조조정하다
  22. 2010.11.19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6) 언제 돈을 다시 벌 수 있을까 2
  23. 2010.11.18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5)이탈리아 여행을 자유롭게!
  24. 2010.11.14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3)QR코드 제작,아이폰 활용하기
  25. 2010.11.13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2) 마누라를 '평생 동지'로!
  26. 2010.11.12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1) 스트레스 없는 데 따른 변화
  27. 2010.11.11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0) '제멋대로' 명함에도 꿈이 있다 2
  28. 2010.11.1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9) 3500원 짜리 점심 먹기
  29. 2010.11.09 [베이비부머 퇴직일기](8) 사무실에 전화를 놨다
  30. 2010.11.09 [베이비부머 퇴직일기](7)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목을 짓누르는 듯한 조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꾸리겠다며 직장을 박차고 나온 지도 어언 4년 4개월이 지났다.  지나간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니 여러 직종과 일터를 전전한 것 같다. 

 

 

퇴직 후, 아내와 함께 훌훌 떠나 이탈리아 배낭여행을 다녀온 뒤 창업준비를 약 1년 했다. 그러나 여러모로 여의치 않은 참에, 작은 벤처기업에서 불러 임원(본부장)으로 일했다. 한동안 일에 파묻혀 살며 스트레스를 받다가 병원 신세를 잠깐 지기도 했다.  

 

 

 

이어 뜻밖의 정치적 활동을 거치면서 멘붕에 빠져 불면에 시달렸다. 멘붕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직장후배가 하는 인터넷신문 겸 주간신문의 일을 몇 개월 도와준 뒤 또다시 '자유인'이 됐다. 이후 대학 강사, 프리랜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는 대학 창업보육/교육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저널리스트 - 대학 초빙(석좌)교수/강사 - 벤처기업 임원(운영사업본부장) - 프리랜서 연구원(대학 산학협력단)  등 4개 직역을 넘나들었고, 지난해엔 창업보육(BI) 전문매니저 자격증을 땄다. 그야말로 탐험이자 떠돌이 생활이다.

 

 

중간중간에 약간의 우울증을 보이기도 했고, 때론 무심·무망(無心無望)의 상태로 지내기도 했으나 정신을 차려 다시 일을 하곤 했다. 다음과 같은 원로의 글을 보고 다시 활력을 찾았던 것.

 

 

 

<어느 95세 어르신의 수기>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나는 주변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고 존경을 받았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다.
그 후 10년을 아무 할일 없이 보내면서 75세 생일을 맞았으며 
그런 내가 또 다시 10년이 흐른 후인 85세 생일을 맞았고
또 다시10년 후인 95세 생일을 맞으면서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즐기자."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리며 살아왔다.
덧없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삶, 
가끔 골프나 치면서…
그런 삶을 30년이나 그렇게 보내 버렸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이었다.

만일 내가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허송 세월을 보낸 것이었다.
너무나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이다.
.......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 째 생일 날!
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남은 내 인생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모셔온 글
오늘은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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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창업 준비→ 재취업 → 병원 입원 및 휴식 프리랜서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다. 30년 가까이 봉직한 직장의 울타리를 벗어난 뒤의 그 3년 여 세월 동안 외로움을 탄 나날들이 적지 않았다. 일정한 사무실에 나가 지낸 때도 많았지만,중간 중간 정처없이 떠돈 적도 꽤 있었다.

 

 

 

 

정처가 없다는 것은 완전 자유롭다는 뜻도 되지만, 매일 얼굴 보고 어울릴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건 그야말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내겐 자유= 외로움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고 비틀거리며 살아온 날들이 워낙 많았던 만큼, 자유로움은 곧 고독감에 다름아니었다.      

 

 

대학 강의와 대학 산학협력단의 연구 프로젝트 수행 등 일을 했다. 지인들의 도움 덕분에 약간의 수입을 올리며 그럭저럭 살아왔으니,아주 비참한 제2의 삶은 아닌 셈이다. 한동안 약간의 우울증 탓에 축 처져 지내오다가 작은 돌파구를 찾았다. 요리학원에 다니기로 한 것이다. 

 

 

 

 

'XX 스시 아카데미'에 4월 21일 오전부터 나가 일식,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스시(壽司,초밥)를 집중적으로 배운다. 생선초밥도 만들겠지만, 웬만한 횟집에서 나오는 기본적인 일본음식을 모두 배울 참이다.

 

 

 

 

 

 

 

 

요리를 배우기로 한 것은 마누라에게서 무시당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결의'에서 비롯됐다. 베이비부머인 우리 동기들끼리 쓴웃음을 지으며 하는 농담인 '삼식이'취급을 당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했다. 그 지름길은 바로 '부엌의 장악'이며, 이는 요리 실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주변의 몇 사람들에겐 4월 21일이 내가 '초보 일식 셰프'의 길로 접어드는 날이라고  알려줬다. 모두들 놀라는 눈치다.

 

 

 

 

 

 

아직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히라가나,기타가나도 오랜만에 한번 읽어본다. 히라가나는 대충 알겠는데, 가타카나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약간 예습했으니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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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방송국에서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 베이비부머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내용이다. 어떤 경우엔 주간지나 월간지에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다. 공신력 있다고 믿는 매체엔 "응하기 싫다"는 답장이나마  해주지만, 그 외엔 답장조차 주지 않는다. 괜히 얽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엊그제는 한 방송국에서 이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사이트를 보고, 친구 및 친지들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내가 직접 응하는 것도 싫지만, 남을 소개하는 일은 더욱 싫고 훨씬 더 어렵다. 당연히 불응. 

 

 

 

회사에서 공식 퇴직하기 전, 1개월 동안의 휴가 기간 중 미리 쓰기 시작한 퇴직일기는 60회에 멈춰 있다. 2012년 8월의 일이다. 앞으로 크게 성공할 벤처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던 때다.

 

2010년 11월, 연말 인사를 앞두고 용감하게 퇴직을 한 뒤 창업을 준비하다가 여의치 않아 2011년 가을 재취업한 지 열 달 지나 쓴 게 60회 퇴직일기였다. 당시 꽤 괜찮은 대우를 받고 일했는데, 일이 너무 많고 쉽지 않았다. 내 성격 상 일을 만들어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추석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했다. 평형감각에 이상이 약간 생겨 응급실을 찾았다가 '뇌졸중 전구증상'판정을 받았다. 뇌졸중 가운데 뇌출혈이 아니라 뇌경색이었다. 하지만 천만다행이었다. 그냥 전구증상일 뿐이어서 헤파린 주사약으로 한참 치료받은 뒤 헤파린 경구약을 처방받아 퇴원했다. 

 

그 뒤 신문사 후배의 인터넷신문 창간을 도와주는 등의 일을 하다가, 2013년 후반기부터 한 대학의 산학협력단 프로젝트를 맡아 하면서 또다른 대학에선 강의를 했다. 일하는 내용으로 치자면, 딱 대학교 전임교수에 해당한다. '연구+강의'를 하니 말이다.

 

어느덧 2014년 봄을 앞두고 있다. 세월, 참 빠르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삼성전자가 정년을 올해부터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한다고 한다. 중앙일보 1면 기사엔 '~낀 세대(1959~60년) 구한다'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러고 보니 1957년생인 나는 그  '낀세대'도 아니다. 한많은 58년 개띠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프리랜서로 한동안 살다보니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직 젊고 할 일은 많은 것 같은데, 벌써 '나이 차별'을 두려워 할 나이가 됐다는 뜻이겠다. 그러면서도 웹2.0, 소셜미디어에 이어 인포그래픽,빅데이터 등 새로운 것에 계속 관심을 쏟고 있다. 봄을 맞아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 오랜 만에 포스팅을 한다. 베이비부머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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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장 사표를 써라. 현금으로 지불하라. 은퇴하지 말라.그리고 무엇보다도 다 쓰고 죽어라"  마크 레빈 등 2명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라는 책을 썼다. 

 

이들은 특히 "은퇴는 꿈이 아니라 악몽"이라고 강조한다. 또 "은퇴는 자연스러운 인생주기와는 거리가 먼 일종의 사회정책일 뿐이며,개인들에게 축복이기는커녕 불행과 병약함만 갖다 준다"며 "은퇴에 대한 생각을 버리는 것은 희생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적,직업적,경제적 성장을 위해 놀라운 행운의 열쇠"라고 주장한다. 미래에셋이 동영상으로 준비한 '미래에셋 은퇴준비 시리즈'를 보고 은퇴에 대한 갖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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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연금,주택연금(역모기지),개인연금 등에서 돈을 일시적으로 빼내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병원비 등 급박하게 마련해야 할 목돈을 빼내 쓰고 나눠 갚는 식이다. 애써 모아놓고 곶감 빼먹듯 야금야금 쉽게 빼먹는 셈이다.

 

이런 행동은 마지막까지 피해야 한다. 특히 혼자 살 경우엔 본인, 부부가 함께 살아 있을 경우엔 부부 외에 어느 누가 부탁해도 이런 '곶감 빼먹기'는 해선 결코 안된다. 노후를 버텨나가는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연금의 성격에도 맞지 않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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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전 마누하님에게  "이빨이 아픈데 돈이 없어 치과 가기 힘들 때까지는 결코 살고싶지 않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 때마다 그녀는 "뭐, 치과 비용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최근엔 그 말뜻을 어렴풋이 느끼는 것 같다. 시시때때로 금니를 씌우거나 ,때우거나, 임플란트 수술을 받다보니 치과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간다. 치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통증을 느끼거나,음식 씹기가 불편하거나, 보기가 싫거나 하기 때문에 치아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따라서 치과비는 퇴직자에게 필수 지출항목이다. 60 전후의 나이에도 치과 신세를 지지 않는다면 큰 행운이다.   

 

 

 

몸에 큰 병이 생겨 입원해 수술 등 진료를 받는 경우보다는 훨씬 더 운 좋은 일이긴 하나, 치통이 부르는 고통지수도 사실 엄청 높게 마련이다. 그러니 150만원 안팎에 달하는 임플란트 비용을 몇 개월 할부로 나눠내더라도 당장 생활비에 압박이 가해진다. 

 

 

 

퇴직 전에 이런 의료비를 따로 챙겨둬야 하는데, 그 땐 절박함이 없다. 나만큼은 항상 힘이 넘치고 건강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살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생활비에서 뚝 떼어 적금이라도 들만큼 풍요롭지도 않았던 게 현실이다. 

 

 

 

젊어서 그런 대비를 전혀 안했다면 퇴직 후 가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무슨 일이든지 해서 용돈 정도는 벌더라도 마찬가지다. 주변의 고교,대학 동기들을 살펴보면 상당 비율에서 그런 베이비부머의 애잔함이 조금씩 배어있다.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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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의 일이다. 한 방송국의 경제부 기자에게서 이메일이 날아왔다. 베이비부머에 관해 취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 블로그의 글을 읽고 날 취재대상의 하나로 찍었음을 알았다.


그 여기자는 연락을 부탁한다며 핸드폰번호를 남겼지만, 응하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취재기자 출신은 스스로 취재 대상이 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평생 남에게 묻고, 따지고, 기사를 쓰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쪽이 팔리는 걸 싫어한다. 또 내가 베이비부머로 제2의 인생에서 무슨 열매를 맺기 전이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최근의 언론 보도를 보면, 베이비부머 문제가 우리 사회의 큰 화두로 떠올랐음을 절감한다. 아마도 연말연시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이들이 창업이나 재취업에 나서게 되면 베이비부머 문제의 심각성이 더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 큰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경제적 노후대책이나 일 대책이 없는 데다 불황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찬바람이 쌩쌩부는 허허벌판에 서있다.


88만원 세대와 베이비부머 대책은 이제 발등의 불이다. 이 문제의 실체를 잘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의 그림을 잘 그리는 게 현실 정치의 요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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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논리에 따라 정든 회사를 떠난 지 11개월이 다 됐다.
올해 전반기엔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창업이든,재취업이든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리면서  나름대로 역량 강화에 힘썼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지극히 어렵다는 걸 느꼈다.

사회적 체면 때문에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진 않았으나, 쓸 만한 기업에선 입질이 없었다. 창업도 결코 여의치 않았다. '돈'이 보이지 않으니 섣불리 '돈'을 지를 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을 고용해 먹여 살리고, 나도 먹고 살기가 녹록치 않음을 절감했다.

앞길이 막막하고 어둠이 언제 걷힐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차에, 지인의 제의로 지난달 '재취업 반쪽 + 내 비즈 반쪽'의 그림을 그려 마포 사무실에서 을지로3가 사무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한 달 사이에, 베이비부머에겐 꽤 괜찮은 재입사 제안이 몇 건 들어왔다.




고민 끝에 지인의 호의적인 양해를 얻어 어느 한 곳에 재취업하기로 결심했다. 내 캐리어를 적절히 살릴 수 있고, 큰 꿈을 향해 함께 달려갈 인물이 있는 조직으로 판단해 다시 '마름'이 되기로 한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스톡홉션의 대상자가 되고, 성과급도 받을 수 있다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열심히,스마트하게 일해 볼 생각이다.

만 54세의 적지 않은 나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가 일할 수 있게 해 준 분이 참 고맙다. 그리고 놀랍다. 내가 그 사람의 나이와 비슷한 오너라면, 나같은 조건의 중고령 인력을 채용할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다. 훌륭한 사람을 만났으니, 그동안 열심히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회사와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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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O마케팅그룹 유재하 대표이사가 '중년이 희망이다'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기고한 글을 보면 한편으론 기분이 좋고,한편으론 우울하다. 중년의 뇌가 젊은이들 못지않게 우수하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고, 우리 정부가 이렇다할 대책도 없이 베이비부머를 내팽개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울하다.

유재하 칼럼(중앙시평)에 따르면 여성 심리학자 셰리 윌리스가 20~90세 남녀 6000명을 대상으로 40년 간 수행한 연구결과 인지능력이 40~65세에서 최고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뇌는 중년에도 계속 성장한다고 한다. 유재하 대표 칼럼의 맺음말은 감동을 준다. 

"며칠 전 청와대가 자체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지지율은 높은데 바닥 민심은 왜 안 좋은가를 놓고 분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제 지지율 숫자는 머릿수가 아니라 심장 박동수를 세야 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희망이 될 중년의 심장박동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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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국내의 80세 이상 노인이 1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놀랍다. 한국이 고령화사회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았지만, 80세 이상 고령자가 100만 명의 벽을 넘어선다고 하니 사뭇 충격적이다. 

대낮 지하철을 타면 노인들이 너무 많아 "정말 우리나라 큰일 났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와함께 젊은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제발,튼튼하고 잘 생긴 아이들을 좀 많이 낳아 달라"고 속으로 빈다. 우리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중학교 교사인 마누하님은 아이들에게 항상 '건강한 삶, 건강한 출산'을 강조한다고 한다. 

오래 산다고 좋은 게 절대 아니다. '골골 80'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프지 않고 주변에 짐이 되지 않는 '건강 수명'이 중요하다. 한술 더떠 나는 '복지 수명'을 주장하고 싶다. 역모기지이든 뭐든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자립하며 살다 죽는 게 매우 중요하다. 시쳇말로 '거지처럼 사는 삶'은 의미가 없을 뿐아니라 추잡한 짓거리다. 그렇게 살 바엔 인간이 신의 뜻을 거스르고 '자유의지'로 택할 수 있는 중대한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 그런 모진 자세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사인(Sein)을 뛰어넘어 솔렌(Sollen)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난 스테판 M.폴란과 마크 레빈이 쓴 '다 쓰고 죽어라'라는 책(해냄 출판사 간,289쪽,노혜숙 옮김)이 참 좋다. 책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다. '오늘 당장 사표를 써라,현금으로 지불하라,은퇴하지 말라,그리고 무엇보다도 다 쓰고 죽어라' (DIE BROKE) 라는 매우 도발적인 제목이다.   





다 쓰고 죽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저자들은 10계명을 던진다. 
(1) 다 쓰고 죽기로 결심하라.
(2) 카드를 잘라 버려라.
(3) 언제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라
(4) 주택이 아닌 '집'을 마련하라.
(5) 가계 재정도 전문가와 상의하라.
(6) 어디에,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7) 재해에 대비하라.
(8) 평생 수입을 확보하라.
(9) 사랑과 돈을 분리하라.
(10) 일찌감치 유언장을 만들어라.

80세 이상이면 그건 '제2의 인생'(SECOND LIFE)'도 아니다. 제3의 인생이다. 그건 대다수가 즐길 삶의 단계가 결코 아니다. 건강해야 한다. 돈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하찮은 것이라도 직업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3의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 조간신문에선 그런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실버들을 소개했다. 83세인 한 남자노인은 노인복지센터에서 DJ로 일하며 보람을 찾고 있다.그는 55세에 운송회사를 그만둔 뒤, 일본어 실력을 살려 20년 간 무역업을 했다.그외에 성형수술을 하는 80대 여자 노인,발기부전 치료를 하는 80대 남자 노인 등의 이야기는 '제3의 인생'을 곰곰 생각케 한다. 김일순 골든에이지포럼 대표는 "노인이라는 용어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쓸모가 없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명칭이 무슨 대수인가. 식모를 가정부로,구두닦이를 미화원으로 바꾼다고 실체가 바뀌는가. 나는 그런 걸 '쓸모없는 말장난'이라고 본다. 

노인이 쓰레기처럼 여겨지지 않으려면 노인들이 스스로를 바꿔나가야 한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거듭나야 한다. 최소한 베이비부머들은 이 점을 명심하고,차근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이름과 실질이 서로 들어맞는 '제3의 인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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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을 완전히 정리했다. 드디어 2010년 11월 30일,30년에 가까운 신문기자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확히 27년 1개월 만이다. 나이도 한 달 후면 55세가 되고,아무런 속박도 없는 자유인이 됐으니 명실상부한 자기성찰이 가능해 졌다.  








군 제대를 앞두고 관물을 반납하던 때와는 기분이 사뭇 다르다. 어떤 측면에서는 제대나 퇴직이나 속박을 훌훌 털고 나아가는 것은 똑같은데 말이다. 그 때는 스물다섯 살 패기가 넘치는 청년이었다. 이젠 쉰 다섯 원숙함의 향기를 뿜어내야 할 장년이다. 몇 년 동안 쓰던 노트북 PC를 회사에 되돌려줬다. 페북 친구인 정보지원팀장과 흡연동지 몇 사람이 달려와 건강과 행운을 빌어줬다.  


총무팀엔 신분증을,재무팀엔 법인카드를 각각 반납했다. 보직을 1998년부터 줄곧 맡아 법인카드를 무려 13년이나 썼다. 직책이 썩 빛나지 않았더라도 이런 건 신문사에서 흔하지 않은 기록에 속한다. 몇 년 전 관훈클럽 세미나 때 만난 한 선배는 내게 '보직 전문기자'라고 놀려댔다. 그만큼 회사에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2010년 말로 딱 2년 남은 회사 생활을 채웠더라도 아마 법인카드는 계속 썼을 것 같다.  




오늘은 좀 어지럽다. 어제 회사 동료들과 1,2차를 하고 2년 전 퇴직한 회사 동기를 불러내 1차를 했다. 때문에 평형감각에 다소 문제가 있는 건 과음 때문일 것이다. 퇴직한다고 어지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또다른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그것 때문에 머리가 팽 돌 이유가 있겠는가.

글=김영섭(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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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분신(分身) 같은 존재나 징표가 있게 마련이다. 월급쟁이에겐 신분증이 중요한 분신의 하나다. 신분증이 회사 출입증의 역할을 하거나 출결을 체크하는 데 통상 쓰이기 때문이다. 나를 드러내고 증명하는 신분증이야말로 개인의 분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제 근무일로 따져 월,화 이틀이 지나면 정든 회사를 영영 떠난다. 나는 회사가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이해하고, 애써 조직에 적응하려고 했다. 한편 회사는 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나를 예쁘게 감싸준 게 분명하다. 그 덕분에 그 오랜 세월을 '동거'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금요일 오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퇴직 처리 절차에 따라 신분증과 노트북PC를 반납해 달라는 것이었다. 노트북은, 한 달 간의 말년휴가(연월차 휴가) 내내  '출근'한 마포 사무실에 있다. 양복 바지 뒷주머니의 지갑에서 회사 신분증을 꺼내 봤다. 이 증이 발급된 게 도대체 언제였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때가 꽤 묻어 있다. 

사람이 죽었을 때 고인의 몸을 정성껏 깨끗하게 씻어 드린다. 그런 다음 수의를 입힌다. 서양에선 고인의 얼굴 등 몸 치장까지 한다. 가톨릭 장례의식을 영화 같은데서 보면 고인은 얼굴에 화장을 하고 눈을 감은 채 관에 누워 있다. 조문객들은 사자(死者)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꽃을 가볍게 놓는다. 

고인의 몸을 청결하게 하는 건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의 경우에 한하지 않는다. 화장(火葬)할 때도 그렇게 한다. 그것은 떠나는,아니 돌아가는 고인에 대한 인간적인 예의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다.  땅 속에서 곧 영면에 들어가거나 불구덩이 속에서 몇 줌의 재가 될 터인데도 굳이 고인의 몸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인간의 일이다.






      

신분증은 아마도 1990년대 초반부터 내 분신이었다. 그런 귀중한 신분증을 며칠 뒤 장례 지내야 한다. 내 분신은 반납되면 파쇄기로 부숴지고 이내 쓰레기통에 쳐박힐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에 타 육신을 잃을 게 분명하다. 죽은 사람에 비유하자면 매장이 아니라 화장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욕실로 신분증을 들고 가 깨끗히 씻어줬다. 오랫동안 풍파에 시달려 때가 덕지덕지 묻고 낡은 내 분신을 비누로 정성껏 씻어줬다. 어차피 며칠 후면 소각장의 불덩이 속에서 활활 탄다. 갓난 아이의 한 줌도 안되는 재가 돼 사라진다. 하지만 그냥 보내지는 못하겠다. 분신의 육신을 어루만져 준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마지막으로 건넨다. 
"슬퍼하지 말아라. 만물유전(萬物流轉)이라, 모든 것은 흐른다 ( Panta rhei )."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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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으로 어린 아이들처럼 장난을 쳐봤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진으로 장난질을 해 본 것이다. 누구나 아는 말 한 마디가 순간 머릿속을 감돈다.  "40세가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거울 속 내 얼굴이 참 많이 늙었다. 이마에 주름이 세 가닥 계곡처럼 깊게 패였다. 양 미간에는 또 두 줄의 주름이 실개천처럼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마의 주름은 눈을 치뜨는 버릇 탓에 생긴 듯하다.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두 눈썹 사이에 패인 두 줄기는 내 책임이다. 이건 만들지 않을 수 있었는데..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찡그려서 낙인이 찍힌 것 같다.  

지난해 1년 동안 고려대학교 강단에 섰을 땐 이렇다할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잘 지냈다. 그래서 틈 나는 대로 양 미간의 골을 펴보려고 애썼다. 거울을 보며 손으로 문지르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다. 중국의 '찡그린 모습조차 예쁜 미인' 서시도 아닌데 여간 보기 싫은 게 아니다.  

공식 퇴직일자가 어느덧 나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이제 훌훌 털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앞으로는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겠다.  어제 오후 늦게 인사팀에 전화를 걸었다. 마무리 절차에 대한 안내를 부탁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만큼 착하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K씨가 오늘 중 이메일로 퇴직절차를 알려준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찬바람이 쌩쌩 부는 성(城)밖으로 나올 날이 워킹데이로 따지면 금요일과 월,화요일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마누하님이 며칠 전 마지막 월급날에 내 눈치를 봐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지막 봉급 받으니 기분이 어때요?" 

"뭐 그다지 쓸쓸한 생각은 들지 않아. 앞으로 살아갈 날을 깊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니 그런가 봐. "  하지만 어찌 쓸쓸하지 않겠는가. 27년 여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은퇴하는 마당에 완전 덤덤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 아,내 젊음.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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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웰리스는 명문 캠브리지대를 졸업한 언론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 지 경제부장을 지낸 그는 2020년부터 서구 경제가 고령화의 충격을 감당하지 못해 휘청거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른바 '고령화 파동'의 강도가 리히터 지진계로 치면 무려 9도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몰고 올 유례없는 정치,경제,사회적 격변을 경고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선진국들은 한국이 어떻게 고령화에 대처하는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한국 사례를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좋든 싫든 '고령화 선진국'이라 불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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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은퇴에 두 아들이 꽤 긴장하는 것 같다. 특히 큰 아들의 긴장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큰 아들은 올 가을부터 중국 북경사범대에서 1년 일정의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 학교 기숙사에서 산다.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이 녀석은 중국으로 떠난 뒤, 아빠가 퇴직을 결심했다는 소식을 엄마에게서 들었다. "아빠가 11월 말로 퇴직이다. 너 긴장하라고 말하는 거야." 라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연말에 그만두시겠다고 몇 번 말씀하셔서 긴장하고 있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에서 맹연습 중인 '우리집 연예인' 둘째 아들은 성격이 매우 쿨해서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정이 깊은 녀석이다. 아빠가 쓸쓸해할까봐 귀가해서 일부러 방안에까지 들어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둘째는 지난해 초빙교수로 봉직한 고려대학교 언론학부의 마지막 강의 시간에 '깜짝 참석'하기도 했다. 아끼던 몇몇 수강생이 "웬 연예인처럼 생긴 자가 강의실에 들어오길래 의아해 했는데,교수님 아들이었군요"라고 말했다. 

둘째는 2년 전 철야 운영하는 바에서 알바해 번 돈으로 워커맨 만년필,볼펜 세트를 아빠 생일선물로 준비해 감동케 했다. 또 엄마 생일 땐 가락시장에서 홍합 등을 사와 미역국을 끓여줬다. 하는 행동을 보면 참 쿨한데,뜻밖에 정이 깊다. 이 녀석은 시베리아에 떨어뜨려 놓아도 뜨거운 물병을 들고 나타날 정도로 적응력이 강하다. 2년제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동아방송대에 재입학했다. 천만다행으로 엄마를 닮아 춤을 잘 춘다. 노래는 아무래도 친가 사람들을 닮은 것 같다. 

긴장하는 두 아들에게 말해 줬다. "아빠의 퇴직금 가운데 너희들 학비를 뚝 떼어 놓을테니 걱정하지 마라. 그리고 아빠는 조만간 다시 돈을 벌 수 있다." 얘들아,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아빠를 믿으렴.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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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준비를 하려고 같은 대학 같은 학과 동기들이 함께 쓰는 사무실의 한켠을 차지하자마자 한 동기가 단단히 일러줬다. 
"야! 회사 다닐 때와는 천양지차다. 모든 걸 네 돈으로 써야 하니 금전출납부에 꼼꼼히 기록해라. 그래야 비용 통제를 할 수 있다. 당장 한 권 사서 쓰기 시작해!"











저항할 틈도 없이 몰아치는 한 친구의 강권에 못이기는 척 순순히 따랐다. 사무실 근처의 문방구점에 가서 자그마한 금전출납부를 샀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이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직 나에겐 가계부로 부를 수 있는 이 장부가 조만간 명실상부해졌으면 좋겠다. 출(出)과 납(納)이 팽팽하게 맞서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다. 
 


 



20여 일 동안 기록한 금전출납부를 꺼내 죽 훑어 봤다.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지출한 돈은 주로 개인 인프라 구축용이다. 맥pc와 모니터,전화 가설,릴 4포트 허브(USB 2.0 고속전송 Mbps),외장하드 등에 돈을 많이 썼다. 책값도 꽤 많이 들었다. 생활 잡비에 해당하는 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아직도 담배값이다. 이밖에 식대(식권 구입비 포함).교통카드 충전 비용 등이 주를 이룬다. 담배값은 조만간 정리 대상으로 삼아야 겠다.   


금전출납부를 쓰다보니 작은 희열이 있었다. 계산이 100원 짜리 동전까지 정확하게 일치할 땐 작은 기쁨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전혀 챙기지 않았던 100원,500원 짜리 동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월급쟁이로 살다 은퇴한 사람은 대범함과는 담을 쌓아야 한다. 꼼꼼할 필요가 있다. 누가 '쫀쫀하다'고 비웃음을 날려도 되레 콧방귀를 뀌어야 한다. 

집에는 동전이 가득하다. 현역 시절에 거스름돈이 귀찮아 저금통이나 자루 주머니에 내동댕이친 것들이다. 슬쩍 끄집어 내 봤더니 500원 짜리도 꽤 많다. 이것들은 앞으로 문구류를 살 때 요긴하게 쓸 생각이다.

은퇴한 뒤에도 호기를 부려선 절대 안된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매사에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호기나 호사조차도 출납 개념을 바탕으로 부리거나 누려야 한다. 금전출납부 작성 23일 째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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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터하트연구소는 2002년 8월 '은퇴의 새 얼굴(The New Face of Retirement)'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은퇴의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눠 각각의 인구 비율과 특성을 비교했다. 은퇴 유형 4가지는 탐험가형,전통적 은퇴생활형,근심형,환자형이다.



  은퇴(제2의 인생) 유형    미국인의 유형 비율               특     성
            제1형
        (탐험가 형)
                 27%  나이를 잊은 탐험가형 또는 기업가형.은퇴생활을 제2의 황금기로 여긴다.창업과 사회활동,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순자산 규모는 평균 5억 원.매년 연금 7000만 원을 받는다.일찍부터 은퇴를 계획하고 준비했다.
            제2형
  (전통적 은퇴생활형)
                 19%  휴양지에서 살면서 여행 및 취미생활에 중점을 둔다. 사회활동이나 자기계발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제3형
          (근심형)
                  22%  재산이나 연금 소득이 비교적 적은 편. 현재의 생활에 썩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매년 연금 4000만 원을 받는다.순자산 규모는 2억5000만 원.
            제4형
          (환자형)
                  32%  자산 규모도 적고,미래에 대한 흥미나 생활 만족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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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04년 4월부터 운영한 조인스 블로그(blog.joinsmsn.com/edwdkim)의 대문 이름은 '파우스트의 인생탐험'이다. 후배들에게 블로깅을 권유하면서 모범을 보이고자 했던 블로그 초기엔  '조인스기자 블로그' 1위에 한동안 등극했다. 누적 방문자 수는 오늘 현재 395만 여 명이다. 은퇴를 결심한 이후엔 거의 글을 올리지 않았다. 이 블로그의 포스팅 숫자도 수 천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자물쇠를 채워 보이지 않게 해 뒀다. 

블로그 이름 '파우스트의 인생탐험' 가운데 파우스트는 괴테의 '파우스트'와 독일어 파우스트(faust,영어로는 fist 즉 '주먹'이라는 뜻)를 감안해 택했다. 번역 가요인 '내 생애 봄날은 간다'의  가사에 나오는 '~ 두 주먹~'의 그 '주먹'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생탐험에는 내 좌우명과 인생관이 녹아들어 있다고 하겠다.  
 
인생탐험. 그렇다. 뭔가 끊임없이 찾고 추구하는 탐험정신,그것이 나의 본질이자 특성이라고 본다. 중앙선데이 2010년 11월 21일자  30면에는 '탐험가형 노후 준비하자' 제하의 칼럼(필자는 우재룡 삼성생명 FP센터 은퇴연구소장)이 실렸다. 미국 피터하트연구소가 2002년 8월 발표한 '은퇴의 새 얼굴(The New Face of Retirement)' 연구 결과를 인용한 칼럼이다. 
여기엔 4가지 유형의 은퇴가 소개됐다. 탐험가형,전통적 은퇴생활형,근심형,환자형이 그것이다. 베이비부머 또는 노후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당신은 그 가운데 어떤 유형을 택할 것인가. 


  은퇴(제2의 인생) 유형    미국인의 유형 비율               특     성
            제1형
        (탐험가 형)
                 27%  나이를 잊은 탐험가형 또는 기업가형.은퇴생활을 제2의 황금기로 여긴다.창업과 사회활동,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순자산 규모는 평균 5억 원.매년 연금 7000만 원을 받는다.일찍부터 은퇴를 계획하고 준비했다.
            제2형
  (전통적 은퇴생활형)
                 19%  휴양지에서 살면서 여행 및 취미생활에 중점을 둔다. 사회활동이나 자기계발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제3형
          (근심형)
                  22%  재산이나 연금 소득이 비교적 적은 편. 현재의 생활에 썩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매년 연금 4000만 원을 받는다.순자산 규모는 2억5000만 원.
            제4형
          (환자형)
                  32%  자산 규모도 적고,미래에 대한 흥미나 생활 만족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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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했더니 허리가 아프고,옆구리가 결린다. 무선 공유기에 노트북의 방향을 맞추다 보니 몸이 뒤틀린 자세로 컴퓨터 작업을 한 탓이다. 완전 백수가 되는 첫 달인 12월의 활동을 준비하느라 요즘 회사 근무 때보다 2배 이상 힘들다. 하지만 어차피 '결행'(선배의 표현)을 했으니 준비를 게을리해선 안된다. 큰 자유를 찾긴 했지만, 그 안에는 스스로 옭아매는 틀이 똬리를 틀게 마련이다. 








자정 무렵,  등과 옆구리 부근에 파스를 다닥다닥 붙이고 산책에 나섰다. 언제나 오가는 양재천 길이 산책 코스다. 양재천엔 안개가 자욱하다. 신문에서 많이 쓰는 '안개 정국'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닿는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지금, 그야말로 앞날이 안개 속에 가리워져 있다. 하늘에 뜬 달이 어느새 꽉 찼다. 저렇게 만월(滿月)인 걸 보니 오늘이 음력 보름 전후인 것 같다. 집에 와서 달력을 봤더니 20일이 음력 보름인 게 맞다. 달이 차면 기울고, 기운 달은 또 자신을 점점 더 채워나간다. 나는 이제 기우는 달이다.다시 꽉 채워야 할 달이다.   




이에 앞서 오후엔 렌즈가 심하게 긁힌 안경을 새로 맞추러 단골점에 갔다. 뭘 하든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때문에 안경테를 학생들이 주로 쓰는 검은 뿔테로 바꿀 작정이었다. 그리고 다초점렌즈도 가급적 싼 것으로 고를 생각이었다. 다짜고짜 "값싸고 튼튼한 학생 뿔테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경점 직원은 내 자료를 찾아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2006년에 맞춘 안경과 렌즈는 아마도 최상급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직원이 의아하게 생각할 만하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많은 돈을 들인 것 같다. 오늘 가격표를 보니까 당시의 수준으로 안경을 맞추려면 80만 원 안팎이 들 것 같다. 

안경점 직원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쉽게 부러진다는 학생 뿔테는 포기했다. 하지만 다초점 렌즈는 일제가 아닌 국산을 택했다. 훨씬 더 싸다. 현금으로 지불키로 하고  값을 흥정해 31만 원으로 결론냈다. 수입이 다시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게 마땅하다. 슬퍼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 전혀 없다. 학창시절엔 이보다 몇 배 더 고생하지 않았는가. 양재천을 거닐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그래서 속박을 떨쳐버린 자유란 좋은 것이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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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비 오는 날(rainy day)'이 있다. 이럴 땐 우울해 진다. 아니 어떤 때는 혼비백산(魂飛魄散)이다. 정신이 사정없이 흩어진다. 사태를 잘 수습해야 한다. 마누하님이 직장생활을 바쁘게 하는 터라, 내게는 특히 저녁식사의 긴급사태에 대비한 대책(contingency plan)이 필요하다. 퇴직을 앞두고 난 집안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양념은 어디에 있고, 그릇은 어떻게 주방에 배치돼 있는지 살폈다. 그리고 몇몇 참고 사항,이를테면 라면은 몇 분 안에 끓이는 게 면발이 쫄깃쫄깃하고 맛있는지 등을 마누하님에게 물었다. 나 나름대로의 '생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긴급사태 대책을 우리 군(軍)의 데프콘(Defence Readiness Condition,전투준비태세)에 준해 정리해 봤다. 이런 것도 나름 재미있다. 어린 시절의 소꿉장난이 현실화한 것 아닌가.    







      [내 저녁식사의 비상 상황과 관련한 '긴급사태 대책'(contingency plan)]

          'my 데프콘' 수준          상        황          비고 /대책
           my 데프콘5  저녁 식사에 아무 애로가 없을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약속이 있거나,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경우)  
 꿈같은 평화
           my 데프콘4 저녁 식사에 약간 애로가 있을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 약속이 없고,마누하님이 저녁 약속이 있으나 저녁을 충분히 준비해 놓고 갈 수 있는 경우)
 귀가해 밥이나 국을 덮혀 먹고, 설거지를 개끗히 해야 된다
            my 데프콘3  저녁 식사에 꽤 애로가 있는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 약속이 없고,마누하님이 저녁 약속이 있고 저녁을 준비하지 못해 라면을 끓여 먹거나 집 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 먹어야 하는 경우,이에 준하는 경우)
 귀가해 라면을 끓여 먹고 설거지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나홀로 외롭게 밖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해야 한다. 
            my 데프콘2  저녁식사에 큰 애로가 있는 경우
(마누하님의 몸이 불편해 내가 모두 다 해야 하는 경우)
 이런 일은 생기지 않길 항상 기도한다. 마누하님에게 전복죽을 사다 주고, 나도 뭔가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필요한 경우 설거지도 해야 한다. 아들 저녁도 챙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my 데프콘1  저녁식사고 뭐고 정신없어 먹을 엄두도 못내는 경우
(집안에 우환이 생기는 경우) 
 하느님 맙소사. 제발 이런 일은...


2010년 11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원래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한 친구에게 돌연 일이 생겨 약속을 취소했다. 오후 6시가 다 돼 가던 시각,즉시 마누하님에게 연락했다. 마누하님은 오늘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한다. 이 상황은 'my 데프콘 3'이다! 하지만 난 신속 대응한 셈이다. 워치콘(watch condition,정보감시태세)으로 상황을 분석해 즉각 대처한 것이다. 
마누하님의 작전명령. "어제 끓여둔 카레,세탁기 위에 있고 밥은 두 공기 있으니 챙겨서 드세요." 






그랬다. 집에 돌아와 보니 베란다의 세탁기 위에 카레 끓인 냄비와 내 몫으로 덜어놓은 그릇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기분은 왠지 썰렁했다. 





 
 
카레를 덜어놓은 그릇을 전자렌지에 넣어 2분 돌렸다. 냉장고 문을 열어 김치와 구은 김,낙지 젓을 덜어 밥상을 차렸다. 물론 밥도 데웠다. 이제 먹자. 





요리 만드는 것보다 훨씬 싫고 힘드는 게 설거지라고 아줌마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먹을 땐 좋았으나, 엉망진창이 된 그릇을 세척해야 할 일이 남았다. 주방세제를 따뜻한 물에 풀어 수세미로 뽀득뽀득 소리가 나게 잘 닦았다. 내 성격상 대충대충 닦지는 않지만, 깐깐한 마누하님의 눈에 나지 않으려면 신경을 나름대로 곤두세워야 한다. 






설거지가 끝났다. 비상사태 종료다. 이제 커피를 끓여 느긋하게 한 잔 마시면 된다. 데프콘3는 크게 놀랄 상황이 아니다. 차근히 대처하면 일이 술술 잘 풀린다. 



광고에서 자주 접했던 카피가 문득 떠오른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 
그렇다. 잘 했다. 
장년,노년기에 접어들면 뭐든 혼자서도 잘 해야 한다! 화려한 싱글들도 마찬가지다.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너무 많이 타선 안된다. 스스로 기분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지난해 색소폰에 입문했다. 






몇 달 하다가 중단했지만,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얼마전 바꾼 내 아이폰에선 신기하게도 색소폰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툭 튀어나왔다. 카카오톡 덕분이다. 카카오톡을 열면 눈이 동그랗고 예쁜 미혼 여선생님의 연락처가 떡 버티고 있다. 돈을 다시 벌기 시작하면 레슨 선생님에게 연락해야 겠다. 이번엔 좀 더 여유있게 색소폰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한 백수 또는 프리랜서가 아닌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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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휴가를 약 20일 지내다 보니 1차 계획의 일부에 칼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이런 저런 실험도 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에 도전하기 위해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역시 도상(圖上)훈련은 실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부터 하나 둘 사들인 사이트 도메인(URL) 12개 가운데 7개를 풀어 적용했는데, 주 활동무대 사이트를 조절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에 바탕해 페이스북에 공개했던 웹사이트 주소 10개를 5개로 줄였다. 그리고 사이트를 키워나갈 우선순위를 확실히 했다. 









내가 앞으로 계속 공부하고,어쨌든 가능한 경우 현장취재할 테마(전문분야)를 5개 분야로 확정했다. 내 직장생활 캐리어 가운데 상당분을 차지하는 보건복지 및 환경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물론 여기에도 우선순위를 매겼다. 서울대 의과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책이란 책은 모조리 구입해 공부하고 취재했던 깡다구를 오늘에 되살려야 겠다. 

덧붙여 여러 해 전 한의과대학에 편입할 요량으로 한동안 틈틈이 공부했던 '한의학 총설 '과 사서삼경 가운데 필요한 부분에 다시 신경을 쓸 계획이다. 5개 테마 가운데 핵심 부분이 한의학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출신 지역 등과 관련한 피해의식 탓에 꽤 오래 전부터 대탈출(엑소더스)을 꿈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게 앞으로 내가 꾸릴 두 번 째 인생에서 중핵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경험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쏟는 시간도 좀 줄일 계획이다. 내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소셜 네트워크가 아니라 내실(內實)을 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거의 아니다. '소문내는 일'을 서로 돕는 '뉴스 캐스팅 협력 서비스'(NCCS,News Casting Cooperation Service)라고 본다. 이건 순전히 나 개인의 정의다.  따라서 거기에 걸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뤄나가는 길은 각기 다르다. 이 세상에서 나는 어느 누구와도 똑같지 생기지 않았다. 내 생각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100% 일치하지 않는다. 제 잘난 맛에 살다가 죽게 마련이다. 당신의 꿈과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인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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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볼 때마다 억만장자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곤 한다. 우리의 영웅 스티브 잡스 덕분에 억대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될까. 수 천 명 되지 않을까? 이런 상념에 잠길 때마다 유행가 '아직도 못다한 사랑'의 제목처럼 아직도 못다한(미완의) 책무가 가슴을 때린다. 부모로서, 그리고 큰아들로서의 책임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월 19일은 마지막 월급날이다. 어찌 감회가 없으랴. 두 번 째 직장인 마지막 회사에서만도 만 22년 6개월을 일했다. 몸과 마음을 바치고, 정성을 들여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다. 머리가 나빠 도저히 못하는 일을 빼곤, 열과 성을 다했다고 홀로 자부해 본다. 사무실을 함께 쓰는 친구는 이런 저런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면서 이달 말일자로 퇴직하는 나에게 투자하길 권한다. 내 대답은 단호하다. " No ! "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그 흔하디 흔한 말이 이젠 내 인생의 좌우명에 버금가는 큰 화두로 떠올랐다. 모든 투자는 철저히 자신의 책임 하에 해야 한다. 귀가 얇아선 안된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달콤한 말로 꼬드겨도 넘어가선 안된다. 공짜 점심은 없다. 언즉시야(言卽是也)!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진리가 하나 있다.  
"위험 없이 수익 없다." (No risk, No return.)

때문에 누가 감언이설(甘言利說)로 꾀더라도 휘둘려선 결코 안된다. 악의(惡意)가 아닌 선의(善意)라 할지라도 그렇다. 다른 사람의 투자 권유에 대해선, 관계니 뭐니 따지는 차원을 넘어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똑 부러지게 부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두 번 다시 권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흐물흐물,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하다간 관계도 깨지고 패가망신할 수 있다. 

혹 투자를 하려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자기자신이 열성을 쏟아 공부하고,연구하고,검토하고,고민한 뒤에 가부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어느 누구도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다. 책임져 주지 않는다. 

송충이가 솔잎을 먹듯,제2의 인생을 꾸릴 수 있다면 행복하다. 난 스스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걸 후배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돈을 좀 늦게 벌기 시작하더라도 좋다. 열정과 꿈을 갖고 자기 계획을 차근히 추진하면 될 일이다. 매우 좋아하는 라틴어 표현 가운데 하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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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기념 부부 여행지를 이탈리아의 로마,베네치아,피렌체,밀라노 등 4곳으로 확정했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자유 여행을 하기로 결론지었다. 패키지 여행이 자유 여행보다 얼추 200만 원이 더 들기 때문이다. 가이드가 전혀 없이 위풍 당당 떠나기로 한 것이다. 







난 라틴어를 좋아한다. 언젠가 꼭 배우겠다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조만간 라틴어를 접할 수 있는 형편이 됐으면 좋겠다. 또 로마와 이탈리아에 호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수 십 번이나 거듭해 본 영화 '대부' 속의 이탈리아인들을 사랑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이탈리아어가 주는 어감이 생리적으로 좋다. 




점심 식사 후 지하철로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여행 이탈리아어' 책을 한 권 샀다. 7,900원인데 쌓인 마일리지 3,000원을 쓰고 현금 4,900원만 냈다. 교보문고 회원카드의 혜택이 쏠쏠하다.  회원카드는 교보문고와 반디앤루니스, 리브로 등 3곳의 서비스를 활용한다. 30년 가까이 해 온 일이 책과 비교적 가깝게 지내야 하는 짓이다보니 그렇다. 제2의 인생도 '가벼운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일구려고 한다.

포켓북을 사들고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지하철에서 혼자 씨부려 본다. 
" 꽐레 일 모띠보 델라 수아 비지따? (Qual'e il motivo della Sua visita?)   " 
" 뚜리즈모.(Turismo.) " 

  
내겐 이탈리아인 여자친구(순수한 여친)가 있었다. 1996년의 일이다. 영국 버밍엄대 정책대학원(우리식으로 하면 보건대학원)에서 연수할 때의 일이다. 버밍엄 시티센터(커뮤니티센터)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이탈리아에서 온 여성 '사라'를 만났다. 센터 건물 밖에 나와 담배를 피고 있는데,그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몇 번 마주치다보니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붙임성이 강한 그녀는 며칠 후 다른 여성 2명을 더 데리고 와서 내게 소개시켜 줬다. 한 명은 중국 여성, 또 한 명은 태국 여성이었다. 이후 우리는 다국적 '4인방'친구가 됐다. 그들은 25세 안팎이었고, 난 우리 나이로 40세였다. 그러나 나이 불문,국적 불문의 친한 사이가 됐다. 그들과 함께 밥도 먹고,영화도 보러 가고,술도 마시고,여행도 함께 했다.  그들은 내게 삶의 윤활유가 돼 줬다.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14년 전 친하게 지낸 '사라'의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그녀도 이제 40세의 중년 여성이 돼 있겠다. 그녀는 소피아 로렌처럼 눈이 크고, 원더우먼처럼 키와 덩치가 컸다. 몸이 풍성한 글래머였다. 하지만 그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종종 부끄러움을 타기도 했다. 그녀 덕분에 한국인 남자 1명과 이탈리아,중국,태국 등의 여성 3명이 허물없이 어울렸다. 서로 상대방의 몸을 툭툭 칠 정도로 유치하게 지냈다. 나로선 거의 동심으로 돌아가 초등학생처럼 그들을 대했다. 

내년 1월 초, 이탈리아로 향한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로마,이탈리아,대부,시칠리아와 옛 친구 '사라'의 실체를 호흡할 수 있는 땅을 밟게 된다. 자유여행인 만큼, 박물관 같은 의례적인 관광명소는 가급적 피할 생각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을 돌아다닐 작정이다. 시장터나 길거리 등이 주요 코스가 될 것이다. 퇴직 기념 여행치고는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나름대로 준비해 마누하님을 잘 모셔야 겠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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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준비 휴가 14일 째다. 오늘은 새로운 실험을 해봤다.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인 크루크루(QROO QROO)와 QR코드 생성기를 활용해 최첨단 과학을 즐기는 실험이다. 

(1) QR코드 생성기(QR CODE GENERATOR) 가 있는 전문 사이트를 찾는다. 
컴퓨터 주소창에 qrcode.kaywa.com을 입력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만나게 된다. 


(2) 상단 오른쪽에 있는 생성기의 조건에 낮춰 입력한다. 



생성할 수 있는 QR코드의 컨텐츠는 URL(도메인),Text(텍스트),Phone Number(전화번호),SMS(단문 메시지) 등 4가지다. 


(3) 이 가운데 먼저 URL을 택해 본다.(라디오 버튼 선택) 
그리고 URL 빈칸에 내 사이트인 icharm7.com을 적어 넣는다.   다음에 Size를 'M' (중간)으로 택하고 바로 아래에 쓰여진 Generator박스를 누르면, 왼쪽에 QR코드와 HTML코드가 나온다. 

  
  
 
(4) QR코드(이상하게 생긴 그림)에 마우스를 대고 오른쪽 클릭해 QR코드 그림을 내 컴퓨터에 저장한다. 이 QR코드 그림의 확장자는 png이다. 많이 쓰이는 jpg로 바꿔 놓는다.(확장자 변환) 거의 모든 사이트에 png,jpg 확장자 파일을 쓸 수 있다. 
  
                                                       (png 파일)

                                                        (jpg 파일) 


(5) 아이폰에서 다운로드 받은 무료 애플리케이션 크루크루를 활용한다. 
    아이폰을 열고 크루크루를 선택해 위 QR코드에 초점을 맞춰 갖다대면 
    아이폰에는 내가 입력한 사이트,즉 http://icharm7.com이 뜬다. 이걸 누르면 사이트로 이동해 내가 올린 글과 사진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QR코드에 아이폰을 들이댔다면 당연히 그 사람의 정보에 접근!) 


 바로 위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다음과 같은 URL정보가 뜬다. 
URL
http://icharm7.com



(6) 마찬가지로 QR코드 컨텐츠를 텍스트로 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 뒤 확장자 변환을 하면 다음과 같은 png,jpg파일이 생긴다. 

   


(7) 텍스트로 만든 위의 QR코드에 아이폰의 크루크루 애플리케이션을 갖다 대면 
다음과 같은 텍스트가 뜬다. (QR코드는 너무 크면 아이폰으로 초점 맞추기가 어려우니 S나 M 사이즈를 택하는 게 좋겠다) 


희미하게 보이는 위 사진에는 다음과 같은 내 텍스트(내 이력사항 정보,12월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할 정보)가 뜬다. 
(현) 김영섭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겸 (주)푸른땅 상임고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여론매체부장,편집국 부국장,행정국장 겸 2.0추진팀장,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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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하님에게서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120G 외장하드를 택배로 받았다. 텍스트는 물론 사진,영상을 많이 저장해야 하는 남편의 사정을 잘 헤아려 준 최고의 선물이다. 이래서 마누라는 '평생 동지'다. 눈깍지에 뭔가 씌워져 죽고 못살아 결혼하더라도 '연인'만으로는 평생을 지내기 힘들다. 행복감도 같이 누리지만, 가시밭길도 함께 헤쳐가야 하는 게 부부라고 난 믿는다. 





사실 마누라의 따뜻한 배려가 퇴직자에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조직에서 물러나야 할 입장에 처한 남자들에겐 마누라의 협조와 애정이 없으면 무척 힘들다. 그런 점에서 나는 행복한 퇴직자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만날 때마다 마누하님은 위로하고 격려하고 이해해 줬다. 

마누하님이 '퇴직 기념'으로 해 준 게 몇 가지 있다. 영국에서 들어온 명품 버버리코트를 장만해 줬다. 앞으로는 사는 게 쉽지 않을 비싼 옷이다. 그리고 캠코더를 사줬다. 1인 방송국을 운영함과 동시에, 영상을 직접 찍어 편집(자르기,배경음악 깔기,자막 넣기 등) 하고  1인 리포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또 하나의 선물이 바로 외장하드다. 삼성 제품인데 귀엽게 생겼다. 외장하드 가죽 케이스와 명함 지갑,USB 케이스,그리고 영화 다운로드 상품권 등 사은품이 풍성하다. 8G~2G USB 몇 개를 외장하드 덕분에 깔끔하게 정리했다. 외장하드엔 앞으로 틈만 나면 많이 찍을 사진을 저장하는 데 가장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물론 각종 프로그램 CD도 외장하드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귀한 선물도 고맙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애쓰는 게 훨씬 더 가슴에 와닿는다. 그녀는 보험 하나를 해약해 내년초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다. "그동안 수고했으니, 더 늦기 전에 둘만의 오붓한 여행을 떠나자"고 마누하님은 말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 아들에게 입버릇처럼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아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네 엄마를 만난 것이란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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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 사이트인 워크홀릭 닷컴(walkholic.com)과 온라인 백과사전인 오픈토리 닷컴(opentory.com)을 함께 만들었던 후배들과 광란의 밤을 보냈다. 홍대앞까지 진출했다. 
일본으로 유학 간 후배, 지방 출장길에 발이 묶인 후배,서울대 로스쿨에 간 후배는 오지 못했다. 웹2.0 TF 초기 멤버이자 핵심이었던 사람은 나를 포함해 7명이었다. 나중에 20명으로 늘어난 이 팀에선 사이트뿐만 아니라 자신의 걷기 기록을 평생 간직할 수도 있는 온라인 만보기(워키)까지 만들어 봤다. 만보기는 2G 짜리 USB를 달고 있다.





이날 내 송별회 겸 송년회 모임을 주관한 분은 우리 팀의 '프로젝트 오너'에 해당했던 K선배였다. 회사에선 서열이 매우 높은 고위 임원이다. 홍대앞 노래방에 가기 전, 한국경제 사옥 옆에 있는 한정식집 '은정'에서 진짜 굴비를 찢어 안주로 먹는 등 고급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회사에 나가지 않은 지 10여 일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스트레스 안 받아 얼굴이 좋아졌다"고들 한 마디씩 한다. 


웹2.0추진팀은 내 제2의 인생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 같다. 2007~2008년 두 해 동안 걷기,자전거 캠페인을 펼치고, 2.0사이트를 구축 및 개선하는 작업을 했던 경험은  매우 값진 것이다. 특히 웹2.0추진팀을 이끌면서 맨땅에 헤딩한 수고로움을 인정받아 2009년 한 해 동안 고려대학교 언론학부(올해 미디어학부로 개칭)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일은 세컨드 라이프의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를 휴직하고 강의 전담 교수(초빙교수)로 봉직하면서 컴퓨터학원에서 웹 디자인,웹 프로그래밍 과정을 한 바퀴 돌았기 때문이다. 



  


조인스닷컴에서 기자 블로그(파우스트의 인생탐험, blog.joinsmsn.com/edwdkim)를 열심히 운영하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학위논문을 블로그 연구로 쓴 덕분에 행정국장 겸 웹2.0 TF 책임자가 됐다. 그리고 이 일 덕분에 고려대학교 초빙교수가 되는 큰 은혜를 입었다. 오픈토리는 내 아들,워크홀릭은 내 딸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50대인 내가 함께 일했던 20~30대의 젊은 후배들은 영원한 동료이며, 직계 보스였던 K선배는 영원한 선배다. 이들이 성(城)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내 처지를 잘 이해해 주고,격려해 줘 기분이 참 좋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  김영섭(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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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white hand)에게도 정처(定處)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방안 퉁수가 돼선 결코 안된다. 집에서 부부가 하루 종일 마주쳐서 좋은 일이라곤 썩 없다. 그럴 준비조차 못했다. 일본 등 외국에선 퇴직 후 부부여행하다 심한 싸움을 벌여 끝내 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부부가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좁은 주거공간에서 이격거리를 고작 10m 안팎으로 유지해선 탈 난다. 노인봉을 비롯한 전국의 산들이 할배들로 꽉 차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나도 대책을 일찌감치 마련했다. 일정하게 나갈 곳을 마련하느라 마이너스 통장에서 250만원을 꺼내 사무실 (공동)보증금으로 내고, 관리비와 물값.전기값 등으로 매달 30만 원 내기로 한 것이다. 이런 '하루 1만 원 내고 출근 하기' 프로젝트는 그냥 폼으로 하는 게 아니다. 일시적 실업자로서 가능한 한 짧은 기간 내에 '퇴직자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훌훌 날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컴퓨터 등 장비와 사무실 집기를 차례차례 갖춘 데 이어, 오늘은 명함 제작에 들어 갔다. 

도메인 회사에서 산 닷컴 URL을 리다이렉팅해 티스토리 블로그에 마련한 온라인 연구소의 대표라는 '제멋대로 직함'을 명함에 박기로 했다. 이건 순전히 내 마음이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라는 직함을 명함에 쓰겠다고 했더니 우리 마누하님의 반응이 참 재미있었다.  '대표' 뒤에 덧붙일 말이 있단다. "혼자 다 혀~어" 

둘이 한바탕 깔깔대며 웃었다. 우리 마누하님 말씀대로 할작시면 내 새로운 명함에는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혼자 다 혀 유!' 라고 박아야 한다. ㅋㅋㅋ~~~
배꼽이 제 자리를 잡을 때 쯤, 본인의 한 마디. 
"당신은 국어 선생님이니 객원기자 혀!" 

어쨌든 온라인 연구소 대표를 명함에 우대한 뒤, 친구네 회사 '상임고문'을 뒤따르게 했다. "야,친구! 나, 너네 회사 직함 하나 물고 갈 것 없냐?" 
친구 왈. "고문으로 해라."  한참 뒤 대학동기는 일을 보러 외출했다. 그런데 왠지 '고문'으로 박기는 허전했다. 전화를 걸었다. "야! '고문'이 좀 썰렁한데, 다른 명칭 좀 쓰면 안되냐? "  친구가 깔깔 웃으며 말한다. " 대표 빼고는 니 맘대로 해라. 회장도 좋고!" 또 한 번 키득키득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상임고문으로 할란다." 드디어 새로운 명함이 나온다. 2010년 11월 11일 명함 디자인, 2010년 11월 12일 '제멋대로 명함' 탄생! 참 재미있다. 그러나 이또한 지나가리라!!!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  김영섭(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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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부지법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홀로 식사를 하러 온 중장년,노년층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짐작컨대 법원 근처의 법무사 사무실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자영업자들이 아닌가 싶다. 미역국을 포함해 1식 5찬. 오랜 만에 콩나물밥에 간장을 쳐서 먹는 메뉴다.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가져온 밥과 반찬을 다 먹었다. 식권은 한 장에 3500원. 매점에서 10장을 사서 챙겼다. 서부지법 외에도 큰 구내식당이 이 근처에 2곳 더 있다고 한다. 서부지검과 마포경찰서의 구내식당이다. 밖에서 김치찌개,칼국수,순대해장국 등을 간단히 먹으려면 5000~6000원 짜리를 파는 음식점에 가면 된다. 













음식 찌꺼기를 버리고 났더니 뜨끈뜨끈한 유자차가 기다린다. 목구멍과 가슴이 시원하게 툭 트이는 듯하다. 가장 번잡한 시간을 피하면 줄을 서지 않고 점심을 이렇게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본격적인 퇴직 준비를 위해 말년휴가(연월차휴가)에 들어간 지 10일 지났는데, 무난히 잘 적응해 가고 있다. 6개월 내지 1년 동안 착실히 준비하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잠깐 쉬었다 가라는 식당 의자의 호의를 뿌리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할 일이 많다. 오늘은 집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등 프로그램 CD를 여러 개 갖고 와 맥 미니PC에 깔았다. 우선 익숙한 윈도우를 쓰면서 낯설기만 하는 맥에 서서히 도전할 생각이다. 비어 있는 줄 모르고 갖고 온 CD 때문에 애를 먹었다. 첫 CD를 넣었는데,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 맥을 만질 줄 몰라서 발생하는 일로 생각하며 끙끙대다 이내 정신을 차려 간단히 해결했다. 그리고 명함을 디자인했다.

"회사에서 나오면 모든 게 돈이다"라던 친구들의 말이 점점 더 실감난다.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 휴대폰 및 유선전화 비용, 소모품 구입비, 식사비 등을 모두 개인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난 '백수 연습'을 도상훈련으로나마 꽤 했다. 때문에 이런 일들이 귀찮거나 당혹스럽지 않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조차 없이 느닷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분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적 지위와 거기서 파생되는 혜택이 매우 쥐꼬리만한 직업이라도 막상 성(城)밖에 나오면 크게 보이게 마련이다. 당연하다. 하지만 엄청나게 좋은 것도 있다. 그건 바로 '무한 자유'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나의 생각과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중학교 시절 이후 얼마 만의 짜릿한 자유인가. 우주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오늘을 그저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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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오전 사무실에 내 전용 전화가 가설됐다.
한 사무실을 쓰는 대학 동기가 이 전화기로 집에 있던 내게 전화를 걸어 "개통을 축하합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2의 인생'(second life) 장도(壯途)에 오르는 베이비부머는 기분이 좋았다. 

오후에 치과에 들러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퇴직 전에 망가진 이빨을 치료하기 위해 6월부터 서둘렀다. 임플란트 대상 이빨 두 개 가운데 하나가 오늘 심어졌다. 다음 주엔 실밥을 빼면서 본을 뜬다고 했다. 그 다음엔 또하나의 이빨 심기로 넘어갈 예정이다. 11월 중 치료가 모두 끝나면 좋겠다.





 '내가 이 세상에 살 필요가 없을 때'의 조건 가운데 하나가 비싼 치료비 때문에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할 경우다. 그 정도도 안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마땅하다. 겨울철 지리산에 들어가 소주 몇 병 마시고 잠이 든다면 자연사(自然死)의 형태로 세상을 하직할 수 있다. 몸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갈 수 있다. (물론 이는 '死卽生 生卽死'의 각오로 살겠다는 의미다.)


치과 진료를 마친 뒤 머나먼 사무실로 출근했다. 전용 전화로 마누하님과 첫 통화를 했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대학 동기들의 공동 사무실에 합류한 건 잘한 일이다. 실업자가 집에 있다간 우울증에 걸리거나 퇴보의 길로 치달을 우려가 크다. 외부의 자극을 받아야 자신이 기획한 길로 더욱 정진할 수 있다고 난 믿는다. 

전용전화를 놨으니, 이제 명함을 만들어야 겠다. 내가 직접 만들까 인쇄소에 맡길까, 어떤 내용으로 채울까 곰곰 생각 중이다. 올초부터 후이즈(whois.co.kr) 등에서 구입한  URL 12개 가운데 7개를 블로그에 리다이렉팅해 놨으니 닷컴,닷넷이 7개나 된다. 페이스북에 나 자신에 대한 정보를 거의 모두 까발겨 놨으니 페북 주소를 명함에 박을 수도 있겠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는 어떨까. 아니면 'IT코치(Coach)'라고 박을까?  내 1차 계획은 '스스로 고용하라'의 실천이다. 그런 다음, 남을 고용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출 참이다. 1차든 2차든 준비 기간이 꽤 길 것 같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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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철석같이 믿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정신과 의사 이시형박사의 책 이름이다. 
20101년 11월 8일. 퇴직 준비를 위해 한 달 간 휴가에 들어간 지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몇 달이 훌쩍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이 날 저녁엔 소셜미디어랩세미나에 참석했다. 소셜미디어랩은 베타뉴스 이직 대표가 운영한다.회비 1만 5000원(현장 등록,예약 등록은 1만원)









오후 8시부터 녹사평역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날 세미나 밮표자는 김중태 IT연구원장이었다. 그가 쓴 비즈니스 미래지도 시리즈 2권을 정성들여 읽은 터라 내겐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선 시간,공간,사람 및 방향  가운데 하나둘 바꿔보라"는 말에 필이 꽂혔다. 이거 하나 건진 것으로도 회비는 아깝지 않았다. 물고기 잡는 법을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오프라인에서 처음으로 QR코드에 대해 들었다. 
QR코드는 관련 사이트(http://qrcode.com)에 가면 만들 수 있다. 


아이폰의 어플 중 하나인 스캔서치(ScanSearch)로 책 표지를 스캔하면 도서 정보가 가지런하게 나오는 것도 세미나 강의 도중 해봤다. 재미 있었다. 가까운 지형지물(nearby)은 혼자 해 본 적이 있다. 세미나 후 뒷풀이를 너무 길게 했다. 물론 내가 부추겼다. 젊은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무리를 한 셈이다. 

이에 앞서, 점심엔 퇴직 사우 한 분,재직 후배 한 분과 횟집에서 소주를 몇 잔 마셨다. 사무실에 돌아와선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한 꼭지를 번역해 봤다. 참 오랜 만의 경험이다. 23년  전 연합통신(연합뉴스의 개칭 전 회사 이름) 외신부에서 기사를 만든 이후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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