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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세대'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10.11.27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6) 내 분신(分身)의 불사르기(火葬)_회사 신분증의 종말
  2. 2010.11.26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5) 얼굴로 장난치지 마라?
  3. 2010.11.25 폴 월리스의 '고령화 파동'
  4. 2010.11.25 베이비붐 세대가 선호하는 페이스북 에티켓
  5. 2010.11.2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4)아빠 은퇴에 긴장하는 두 아들 "걱정 말아라"
  6. 2010.11.23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1)남자도 가계부 못쓸 이유 없다
  7. 2010.11.21 美피터하트연구소 '은퇴의 새 얼굴'연구보고서
  8. 2010.11.21 은퇴 4개 유형 중 당신은 어디 속하나
  9. 2010.11.21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9) 안경 값을 40%로 낮춰 맞추다
  10. 2010.11.2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8)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
  11. 2010.11.2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7) 1차 계획을 구조조정하다
  12. 2010.11.19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6) 언제 돈을 다시 벌 수 있을까 2
  13. 2010.11.18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5)이탈리아 여행을 자유롭게!
  14. 2010.11.17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4)이탈리아 여행 계획을 짜다
  15. 2010.11.14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3)QR코드 제작,아이폰 활용하기
  16. 2010.11.13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2) 마누라를 '평생 동지'로!
  17. 2010.11.12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1) 스트레스 없는 데 따른 변화
  18. 2010.11.11 [베이비부머 퇴직일기](10) '제멋대로' 명함에도 꿈이 있다 2
  19. 2010.11.10 [베이비부머 퇴직일기](9) 3500원 짜리 점심 먹기
  20. 2010.11.09 [베이비부머 퇴직일기](8) 사무실에 전화를 놨다
  21. 2010.11.09 [베이비부머 퇴직일기](7)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22. 2010.11.08 [베이비부머 퇴직일기](6) 준비한 사람에게 기회 있다
  23. 2010.11.07 [베이비부머 퇴직일기](5) 40대 임원시대에 좌불안석
  24. 2010.11.0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4)쓸모는 있으나 쓸 데가 없다 2
  25. 2010.11.03 [베이비부머 퇴직일기](3)영수증 챙기면 창업비로 털 수 있단다
  26. 2010.11.03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 천천히 쉬어라(Tacet)
  27. 2010.11.02 [베이비부머 퇴직일기] (1) 하루 1만원 내고 '출근'하다 1
  28. 2010.09.14 베이비 부머 대책, 10월 중 확정
  29. 2010.08.31 [조선경제]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설계 전략 포럼
  30. 2010.08.28 베이비 붐 세대(baby boomer)의 퇴직과 연령 별 분포


누구에게나 분신(分身) 같은 존재나 징표가 있게 마련이다. 월급쟁이에겐 신분증이 중요한 분신의 하나다. 신분증이 회사 출입증의 역할을 하거나 출결을 체크하는 데 통상 쓰이기 때문이다. 나를 드러내고 증명하는 신분증이야말로 개인의 분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제 근무일로 따져 월,화 이틀이 지나면 정든 회사를 영영 떠난다. 나는 회사가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이해하고, 애써 조직에 적응하려고 했다. 한편 회사는 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나를 예쁘게 감싸준 게 분명하다. 그 덕분에 그 오랜 세월을 '동거'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금요일 오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퇴직 처리 절차에 따라 신분증과 노트북PC를 반납해 달라는 것이었다. 노트북은, 한 달 간의 말년휴가(연월차 휴가) 내내  '출근'한 마포 사무실에 있다. 양복 바지 뒷주머니의 지갑에서 회사 신분증을 꺼내 봤다. 이 증이 발급된 게 도대체 언제였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때가 꽤 묻어 있다. 

사람이 죽었을 때 고인의 몸을 정성껏 깨끗하게 씻어 드린다. 그런 다음 수의를 입힌다. 서양에선 고인의 얼굴 등 몸 치장까지 한다. 가톨릭 장례의식을 영화 같은데서 보면 고인은 얼굴에 화장을 하고 눈을 감은 채 관에 누워 있다. 조문객들은 사자(死者)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꽃을 가볍게 놓는다. 

고인의 몸을 청결하게 하는 건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의 경우에 한하지 않는다. 화장(火葬)할 때도 그렇게 한다. 그것은 떠나는,아니 돌아가는 고인에 대한 인간적인 예의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다.  땅 속에서 곧 영면에 들어가거나 불구덩이 속에서 몇 줌의 재가 될 터인데도 굳이 고인의 몸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인간의 일이다.






      

신분증은 아마도 1990년대 초반부터 내 분신이었다. 그런 귀중한 신분증을 며칠 뒤 장례 지내야 한다. 내 분신은 반납되면 파쇄기로 부숴지고 이내 쓰레기통에 쳐박힐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에 타 육신을 잃을 게 분명하다. 죽은 사람에 비유하자면 매장이 아니라 화장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욕실로 신분증을 들고 가 깨끗히 씻어줬다. 오랫동안 풍파에 시달려 때가 덕지덕지 묻고 낡은 내 분신을 비누로 정성껏 씻어줬다. 어차피 며칠 후면 소각장의 불덩이 속에서 활활 탄다. 갓난 아이의 한 줌도 안되는 재가 돼 사라진다. 하지만 그냥 보내지는 못하겠다. 분신의 육신을 어루만져 준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마지막으로 건넨다. 
"슬퍼하지 말아라. 만물유전(萬物流轉)이라, 모든 것은 흐른다 ( Panta rhei )."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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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으로 어린 아이들처럼 장난을 쳐봤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진으로 장난질을 해 본 것이다. 누구나 아는 말 한 마디가 순간 머릿속을 감돈다.  "40세가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거울 속 내 얼굴이 참 많이 늙었다. 이마에 주름이 세 가닥 계곡처럼 깊게 패였다. 양 미간에는 또 두 줄의 주름이 실개천처럼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마의 주름은 눈을 치뜨는 버릇 탓에 생긴 듯하다.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두 눈썹 사이에 패인 두 줄기는 내 책임이다. 이건 만들지 않을 수 있었는데..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찡그려서 낙인이 찍힌 것 같다.  

지난해 1년 동안 고려대학교 강단에 섰을 땐 이렇다할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잘 지냈다. 그래서 틈 나는 대로 양 미간의 골을 펴보려고 애썼다. 거울을 보며 손으로 문지르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다. 중국의 '찡그린 모습조차 예쁜 미인' 서시도 아닌데 여간 보기 싫은 게 아니다.  

공식 퇴직일자가 어느덧 나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이제 훌훌 털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앞으로는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겠다.  어제 오후 늦게 인사팀에 전화를 걸었다. 마무리 절차에 대한 안내를 부탁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만큼 착하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K씨가 오늘 중 이메일로 퇴직절차를 알려준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찬바람이 쌩쌩 부는 성(城)밖으로 나올 날이 워킹데이로 따지면 금요일과 월,화요일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마누하님이 며칠 전 마지막 월급날에 내 눈치를 봐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지막 봉급 받으니 기분이 어때요?" 

"뭐 그다지 쓸쓸한 생각은 들지 않아. 앞으로 살아갈 날을 깊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니 그런가 봐. "  하지만 어찌 쓸쓸하지 않겠는가. 27년 여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은퇴하는 마당에 완전 덤덤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 아,내 젊음.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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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웰리스는 명문 캠브리지대를 졸업한 언론인이다. 영국 인디펜던트 지 경제부장을 지낸 그는 2020년부터 서구 경제가 고령화의 충격을 감당하지 못해 휘청거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른바 '고령화 파동'의 강도가 리히터 지진계로 치면 무려 9도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몰고 올 유례없는 정치,경제,사회적 격변을 경고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선진국들은 한국이 어떻게 고령화에 대처하는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한국 사례를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좋든 싫든 '고령화 선진국'이라 불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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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도 페이스북을 참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제2차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1955~1963년생을 가리킵니다. 베이비부머들이 선호하는 페이스북 에티켓을 영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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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은퇴에 두 아들이 꽤 긴장하는 것 같다. 특히 큰 아들의 긴장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큰 아들은 올 가을부터 중국 북경사범대에서 1년 일정의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 학교 기숙사에서 산다.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이 녀석은 중국으로 떠난 뒤, 아빠가 퇴직을 결심했다는 소식을 엄마에게서 들었다. "아빠가 11월 말로 퇴직이다. 너 긴장하라고 말하는 거야." 라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연말에 그만두시겠다고 몇 번 말씀하셔서 긴장하고 있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에서 맹연습 중인 '우리집 연예인' 둘째 아들은 성격이 매우 쿨해서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정이 깊은 녀석이다. 아빠가 쓸쓸해할까봐 귀가해서 일부러 방안에까지 들어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둘째는 지난해 초빙교수로 봉직한 고려대학교 언론학부의 마지막 강의 시간에 '깜짝 참석'하기도 했다. 아끼던 몇몇 수강생이 "웬 연예인처럼 생긴 자가 강의실에 들어오길래 의아해 했는데,교수님 아들이었군요"라고 말했다. 

둘째는 2년 전 철야 운영하는 바에서 알바해 번 돈으로 워커맨 만년필,볼펜 세트를 아빠 생일선물로 준비해 감동케 했다. 또 엄마 생일 땐 가락시장에서 홍합 등을 사와 미역국을 끓여줬다. 하는 행동을 보면 참 쿨한데,뜻밖에 정이 깊다. 이 녀석은 시베리아에 떨어뜨려 놓아도 뜨거운 물병을 들고 나타날 정도로 적응력이 강하다. 2년제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동아방송대에 재입학했다. 천만다행으로 엄마를 닮아 춤을 잘 춘다. 노래는 아무래도 친가 사람들을 닮은 것 같다. 

긴장하는 두 아들에게 말해 줬다. "아빠의 퇴직금 가운데 너희들 학비를 뚝 떼어 놓을테니 걱정하지 마라. 그리고 아빠는 조만간 다시 돈을 벌 수 있다." 얘들아,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아빠를 믿으렴.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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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준비를 하려고 같은 대학 같은 학과 동기들이 함께 쓰는 사무실의 한켠을 차지하자마자 한 동기가 단단히 일러줬다. 
"야! 회사 다닐 때와는 천양지차다. 모든 걸 네 돈으로 써야 하니 금전출납부에 꼼꼼히 기록해라. 그래야 비용 통제를 할 수 있다. 당장 한 권 사서 쓰기 시작해!"











저항할 틈도 없이 몰아치는 한 친구의 강권에 못이기는 척 순순히 따랐다. 사무실 근처의 문방구점에 가서 자그마한 금전출납부를 샀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이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직 나에겐 가계부로 부를 수 있는 이 장부가 조만간 명실상부해졌으면 좋겠다. 출(出)과 납(納)이 팽팽하게 맞서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다. 
 


 



20여 일 동안 기록한 금전출납부를 꺼내 죽 훑어 봤다.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지출한 돈은 주로 개인 인프라 구축용이다. 맥pc와 모니터,전화 가설,릴 4포트 허브(USB 2.0 고속전송 Mbps),외장하드 등에 돈을 많이 썼다. 책값도 꽤 많이 들었다. 생활 잡비에 해당하는 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아직도 담배값이다. 이밖에 식대(식권 구입비 포함).교통카드 충전 비용 등이 주를 이룬다. 담배값은 조만간 정리 대상으로 삼아야 겠다.   


금전출납부를 쓰다보니 작은 희열이 있었다. 계산이 100원 짜리 동전까지 정확하게 일치할 땐 작은 기쁨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전혀 챙기지 않았던 100원,500원 짜리 동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월급쟁이로 살다 은퇴한 사람은 대범함과는 담을 쌓아야 한다. 꼼꼼할 필요가 있다. 누가 '쫀쫀하다'고 비웃음을 날려도 되레 콧방귀를 뀌어야 한다. 

집에는 동전이 가득하다. 현역 시절에 거스름돈이 귀찮아 저금통이나 자루 주머니에 내동댕이친 것들이다. 슬쩍 끄집어 내 봤더니 500원 짜리도 꽤 많다. 이것들은 앞으로 문구류를 살 때 요긴하게 쓸 생각이다.

은퇴한 뒤에도 호기를 부려선 절대 안된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매사에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호기나 호사조차도 출납 개념을 바탕으로 부리거나 누려야 한다. 금전출납부 작성 23일 째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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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터하트연구소는 2002년 8월 '은퇴의 새 얼굴(The New Face of Retirement)'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은퇴의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눠 각각의 인구 비율과 특성을 비교했다. 은퇴 유형 4가지는 탐험가형,전통적 은퇴생활형,근심형,환자형이다.



  은퇴(제2의 인생) 유형    미국인의 유형 비율               특     성
            제1형
        (탐험가 형)
                 27%  나이를 잊은 탐험가형 또는 기업가형.은퇴생활을 제2의 황금기로 여긴다.창업과 사회활동,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순자산 규모는 평균 5억 원.매년 연금 7000만 원을 받는다.일찍부터 은퇴를 계획하고 준비했다.
            제2형
  (전통적 은퇴생활형)
                 19%  휴양지에서 살면서 여행 및 취미생활에 중점을 둔다. 사회활동이나 자기계발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제3형
          (근심형)
                  22%  재산이나 연금 소득이 비교적 적은 편. 현재의 생활에 썩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매년 연금 4000만 원을 받는다.순자산 규모는 2억5000만 원.
            제4형
          (환자형)
                  32%  자산 규모도 적고,미래에 대한 흥미나 생활 만족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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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04년 4월부터 운영한 조인스 블로그(blog.joinsmsn.com/edwdkim)의 대문 이름은 '파우스트의 인생탐험'이다. 후배들에게 블로깅을 권유하면서 모범을 보이고자 했던 블로그 초기엔  '조인스기자 블로그' 1위에 한동안 등극했다. 누적 방문자 수는 오늘 현재 395만 여 명이다. 은퇴를 결심한 이후엔 거의 글을 올리지 않았다. 이 블로그의 포스팅 숫자도 수 천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자물쇠를 채워 보이지 않게 해 뒀다. 

블로그 이름 '파우스트의 인생탐험' 가운데 파우스트는 괴테의 '파우스트'와 독일어 파우스트(faust,영어로는 fist 즉 '주먹'이라는 뜻)를 감안해 택했다. 번역 가요인 '내 생애 봄날은 간다'의  가사에 나오는 '~ 두 주먹~'의 그 '주먹'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생탐험에는 내 좌우명과 인생관이 녹아들어 있다고 하겠다.  
 
인생탐험. 그렇다. 뭔가 끊임없이 찾고 추구하는 탐험정신,그것이 나의 본질이자 특성이라고 본다. 중앙선데이 2010년 11월 21일자  30면에는 '탐험가형 노후 준비하자' 제하의 칼럼(필자는 우재룡 삼성생명 FP센터 은퇴연구소장)이 실렸다. 미국 피터하트연구소가 2002년 8월 발표한 '은퇴의 새 얼굴(The New Face of Retirement)' 연구 결과를 인용한 칼럼이다. 
여기엔 4가지 유형의 은퇴가 소개됐다. 탐험가형,전통적 은퇴생활형,근심형,환자형이 그것이다. 베이비부머 또는 노후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당신은 그 가운데 어떤 유형을 택할 것인가. 


  은퇴(제2의 인생) 유형    미국인의 유형 비율               특     성
            제1형
        (탐험가 형)
                 27%  나이를 잊은 탐험가형 또는 기업가형.은퇴생활을 제2의 황금기로 여긴다.창업과 사회활동,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순자산 규모는 평균 5억 원.매년 연금 7000만 원을 받는다.일찍부터 은퇴를 계획하고 준비했다.
            제2형
  (전통적 은퇴생활형)
                 19%  휴양지에서 살면서 여행 및 취미생활에 중점을 둔다. 사회활동이나 자기계발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제3형
          (근심형)
                  22%  재산이나 연금 소득이 비교적 적은 편. 현재의 생활에 썩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매년 연금 4000만 원을 받는다.순자산 규모는 2억5000만 원.
            제4형
          (환자형)
                  32%  자산 규모도 적고,미래에 대한 흥미나 생활 만족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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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했더니 허리가 아프고,옆구리가 결린다. 무선 공유기에 노트북의 방향을 맞추다 보니 몸이 뒤틀린 자세로 컴퓨터 작업을 한 탓이다. 완전 백수가 되는 첫 달인 12월의 활동을 준비하느라 요즘 회사 근무 때보다 2배 이상 힘들다. 하지만 어차피 '결행'(선배의 표현)을 했으니 준비를 게을리해선 안된다. 큰 자유를 찾긴 했지만, 그 안에는 스스로 옭아매는 틀이 똬리를 틀게 마련이다. 








자정 무렵,  등과 옆구리 부근에 파스를 다닥다닥 붙이고 산책에 나섰다. 언제나 오가는 양재천 길이 산책 코스다. 양재천엔 안개가 자욱하다. 신문에서 많이 쓰는 '안개 정국'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닿는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지금, 그야말로 앞날이 안개 속에 가리워져 있다. 하늘에 뜬 달이 어느새 꽉 찼다. 저렇게 만월(滿月)인 걸 보니 오늘이 음력 보름 전후인 것 같다. 집에 와서 달력을 봤더니 20일이 음력 보름인 게 맞다. 달이 차면 기울고, 기운 달은 또 자신을 점점 더 채워나간다. 나는 이제 기우는 달이다.다시 꽉 채워야 할 달이다.   




이에 앞서 오후엔 렌즈가 심하게 긁힌 안경을 새로 맞추러 단골점에 갔다. 뭘 하든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때문에 안경테를 학생들이 주로 쓰는 검은 뿔테로 바꿀 작정이었다. 그리고 다초점렌즈도 가급적 싼 것으로 고를 생각이었다. 다짜고짜 "값싸고 튼튼한 학생 뿔테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경점 직원은 내 자료를 찾아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2006년에 맞춘 안경과 렌즈는 아마도 최상급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직원이 의아하게 생각할 만하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많은 돈을 들인 것 같다. 오늘 가격표를 보니까 당시의 수준으로 안경을 맞추려면 80만 원 안팎이 들 것 같다. 

안경점 직원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쉽게 부러진다는 학생 뿔테는 포기했다. 하지만 다초점 렌즈는 일제가 아닌 국산을 택했다. 훨씬 더 싸다. 현금으로 지불키로 하고  값을 흥정해 31만 원으로 결론냈다. 수입이 다시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게 마땅하다. 슬퍼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 전혀 없다. 학창시절엔 이보다 몇 배 더 고생하지 않았는가. 양재천을 거닐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그래서 속박을 떨쳐버린 자유란 좋은 것이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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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비 오는 날(rainy day)'이 있다. 이럴 땐 우울해 진다. 아니 어떤 때는 혼비백산(魂飛魄散)이다. 정신이 사정없이 흩어진다. 사태를 잘 수습해야 한다. 마누하님이 직장생활을 바쁘게 하는 터라, 내게는 특히 저녁식사의 긴급사태에 대비한 대책(contingency plan)이 필요하다. 퇴직을 앞두고 난 집안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양념은 어디에 있고, 그릇은 어떻게 주방에 배치돼 있는지 살폈다. 그리고 몇몇 참고 사항,이를테면 라면은 몇 분 안에 끓이는 게 면발이 쫄깃쫄깃하고 맛있는지 등을 마누하님에게 물었다. 나 나름대로의 '생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긴급사태 대책을 우리 군(軍)의 데프콘(Defence Readiness Condition,전투준비태세)에 준해 정리해 봤다. 이런 것도 나름 재미있다. 어린 시절의 소꿉장난이 현실화한 것 아닌가.    







      [내 저녁식사의 비상 상황과 관련한 '긴급사태 대책'(contingency plan)]

          'my 데프콘' 수준          상        황          비고 /대책
           my 데프콘5  저녁 식사에 아무 애로가 없을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약속이 있거나,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경우)  
 꿈같은 평화
           my 데프콘4 저녁 식사에 약간 애로가 있을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 약속이 없고,마누하님이 저녁 약속이 있으나 저녁을 충분히 준비해 놓고 갈 수 있는 경우)
 귀가해 밥이나 국을 덮혀 먹고, 설거지를 개끗히 해야 된다
            my 데프콘3  저녁 식사에 꽤 애로가 있는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 약속이 없고,마누하님이 저녁 약속이 있고 저녁을 준비하지 못해 라면을 끓여 먹거나 집 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 먹어야 하는 경우,이에 준하는 경우)
 귀가해 라면을 끓여 먹고 설거지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나홀로 외롭게 밖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해야 한다. 
            my 데프콘2  저녁식사에 큰 애로가 있는 경우
(마누하님의 몸이 불편해 내가 모두 다 해야 하는 경우)
 이런 일은 생기지 않길 항상 기도한다. 마누하님에게 전복죽을 사다 주고, 나도 뭔가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필요한 경우 설거지도 해야 한다. 아들 저녁도 챙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my 데프콘1  저녁식사고 뭐고 정신없어 먹을 엄두도 못내는 경우
(집안에 우환이 생기는 경우) 
 하느님 맙소사. 제발 이런 일은...


2010년 11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원래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한 친구에게 돌연 일이 생겨 약속을 취소했다. 오후 6시가 다 돼 가던 시각,즉시 마누하님에게 연락했다. 마누하님은 오늘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한다. 이 상황은 'my 데프콘 3'이다! 하지만 난 신속 대응한 셈이다. 워치콘(watch condition,정보감시태세)으로 상황을 분석해 즉각 대처한 것이다. 
마누하님의 작전명령. "어제 끓여둔 카레,세탁기 위에 있고 밥은 두 공기 있으니 챙겨서 드세요." 






그랬다. 집에 돌아와 보니 베란다의 세탁기 위에 카레 끓인 냄비와 내 몫으로 덜어놓은 그릇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기분은 왠지 썰렁했다. 





 
 
카레를 덜어놓은 그릇을 전자렌지에 넣어 2분 돌렸다. 냉장고 문을 열어 김치와 구은 김,낙지 젓을 덜어 밥상을 차렸다. 물론 밥도 데웠다. 이제 먹자. 





요리 만드는 것보다 훨씬 싫고 힘드는 게 설거지라고 아줌마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먹을 땐 좋았으나, 엉망진창이 된 그릇을 세척해야 할 일이 남았다. 주방세제를 따뜻한 물에 풀어 수세미로 뽀득뽀득 소리가 나게 잘 닦았다. 내 성격상 대충대충 닦지는 않지만, 깐깐한 마누하님의 눈에 나지 않으려면 신경을 나름대로 곤두세워야 한다. 






설거지가 끝났다. 비상사태 종료다. 이제 커피를 끓여 느긋하게 한 잔 마시면 된다. 데프콘3는 크게 놀랄 상황이 아니다. 차근히 대처하면 일이 술술 잘 풀린다. 



광고에서 자주 접했던 카피가 문득 떠오른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 
그렇다. 잘 했다. 
장년,노년기에 접어들면 뭐든 혼자서도 잘 해야 한다! 화려한 싱글들도 마찬가지다.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너무 많이 타선 안된다. 스스로 기분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지난해 색소폰에 입문했다. 






몇 달 하다가 중단했지만,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얼마전 바꾼 내 아이폰에선 신기하게도 색소폰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툭 튀어나왔다. 카카오톡 덕분이다. 카카오톡을 열면 눈이 동그랗고 예쁜 미혼 여선생님의 연락처가 떡 버티고 있다. 돈을 다시 벌기 시작하면 레슨 선생님에게 연락해야 겠다. 이번엔 좀 더 여유있게 색소폰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한 백수 또는 프리랜서가 아닌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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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휴가를 약 20일 지내다 보니 1차 계획의 일부에 칼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이런 저런 실험도 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에 도전하기 위해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역시 도상(圖上)훈련은 실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부터 하나 둘 사들인 사이트 도메인(URL) 12개 가운데 7개를 풀어 적용했는데, 주 활동무대 사이트를 조절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에 바탕해 페이스북에 공개했던 웹사이트 주소 10개를 5개로 줄였다. 그리고 사이트를 키워나갈 우선순위를 확실히 했다. 









내가 앞으로 계속 공부하고,어쨌든 가능한 경우 현장취재할 테마(전문분야)를 5개 분야로 확정했다. 내 직장생활 캐리어 가운데 상당분을 차지하는 보건복지 및 환경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물론 여기에도 우선순위를 매겼다. 서울대 의과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책이란 책은 모조리 구입해 공부하고 취재했던 깡다구를 오늘에 되살려야 겠다. 

덧붙여 여러 해 전 한의과대학에 편입할 요량으로 한동안 틈틈이 공부했던 '한의학 총설 '과 사서삼경 가운데 필요한 부분에 다시 신경을 쓸 계획이다. 5개 테마 가운데 핵심 부분이 한의학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출신 지역 등과 관련한 피해의식 탓에 꽤 오래 전부터 대탈출(엑소더스)을 꿈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게 앞으로 내가 꾸릴 두 번 째 인생에서 중핵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경험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쏟는 시간도 좀 줄일 계획이다. 내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소셜 네트워크가 아니라 내실(內實)을 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거의 아니다. '소문내는 일'을 서로 돕는 '뉴스 캐스팅 협력 서비스'(NCCS,News Casting Cooperation Service)라고 본다. 이건 순전히 나 개인의 정의다.  따라서 거기에 걸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뤄나가는 길은 각기 다르다. 이 세상에서 나는 어느 누구와도 똑같지 생기지 않았다. 내 생각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100% 일치하지 않는다. 제 잘난 맛에 살다가 죽게 마련이다. 당신의 꿈과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인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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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볼 때마다 억만장자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곤 한다. 우리의 영웅 스티브 잡스 덕분에 억대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될까. 수 천 명 되지 않을까? 이런 상념에 잠길 때마다 유행가 '아직도 못다한 사랑'의 제목처럼 아직도 못다한(미완의) 책무가 가슴을 때린다. 부모로서, 그리고 큰아들로서의 책임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월 19일은 마지막 월급날이다. 어찌 감회가 없으랴. 두 번 째 직장인 마지막 회사에서만도 만 22년 6개월을 일했다. 몸과 마음을 바치고, 정성을 들여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다. 머리가 나빠 도저히 못하는 일을 빼곤, 열과 성을 다했다고 홀로 자부해 본다. 사무실을 함께 쓰는 친구는 이런 저런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면서 이달 말일자로 퇴직하는 나에게 투자하길 권한다. 내 대답은 단호하다. " No ! "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그 흔하디 흔한 말이 이젠 내 인생의 좌우명에 버금가는 큰 화두로 떠올랐다. 모든 투자는 철저히 자신의 책임 하에 해야 한다. 귀가 얇아선 안된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달콤한 말로 꼬드겨도 넘어가선 안된다. 공짜 점심은 없다. 언즉시야(言卽是也)!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진리가 하나 있다.  
"위험 없이 수익 없다." (No risk, No return.)

때문에 누가 감언이설(甘言利說)로 꾀더라도 휘둘려선 결코 안된다. 악의(惡意)가 아닌 선의(善意)라 할지라도 그렇다. 다른 사람의 투자 권유에 대해선, 관계니 뭐니 따지는 차원을 넘어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똑 부러지게 부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두 번 다시 권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흐물흐물,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하다간 관계도 깨지고 패가망신할 수 있다. 

혹 투자를 하려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자기자신이 열성을 쏟아 공부하고,연구하고,검토하고,고민한 뒤에 가부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어느 누구도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다. 책임져 주지 않는다. 

송충이가 솔잎을 먹듯,제2의 인생을 꾸릴 수 있다면 행복하다. 난 스스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걸 후배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돈을 좀 늦게 벌기 시작하더라도 좋다. 열정과 꿈을 갖고 자기 계획을 차근히 추진하면 될 일이다. 매우 좋아하는 라틴어 표현 가운데 하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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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기념 부부 여행지를 이탈리아의 로마,베네치아,피렌체,밀라노 등 4곳으로 확정했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자유 여행을 하기로 결론지었다. 패키지 여행이 자유 여행보다 얼추 200만 원이 더 들기 때문이다. 가이드가 전혀 없이 위풍 당당 떠나기로 한 것이다. 







난 라틴어를 좋아한다. 언젠가 꼭 배우겠다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조만간 라틴어를 접할 수 있는 형편이 됐으면 좋겠다. 또 로마와 이탈리아에 호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수 십 번이나 거듭해 본 영화 '대부' 속의 이탈리아인들을 사랑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이탈리아어가 주는 어감이 생리적으로 좋다. 




점심 식사 후 지하철로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여행 이탈리아어' 책을 한 권 샀다. 7,900원인데 쌓인 마일리지 3,000원을 쓰고 현금 4,900원만 냈다. 교보문고 회원카드의 혜택이 쏠쏠하다.  회원카드는 교보문고와 반디앤루니스, 리브로 등 3곳의 서비스를 활용한다. 30년 가까이 해 온 일이 책과 비교적 가깝게 지내야 하는 짓이다보니 그렇다. 제2의 인생도 '가벼운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일구려고 한다.

포켓북을 사들고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지하철에서 혼자 씨부려 본다. 
" 꽐레 일 모띠보 델라 수아 비지따? (Qual'e il motivo della Sua visita?)   " 
" 뚜리즈모.(Turismo.) " 

  
내겐 이탈리아인 여자친구(순수한 여친)가 있었다. 1996년의 일이다. 영국 버밍엄대 정책대학원(우리식으로 하면 보건대학원)에서 연수할 때의 일이다. 버밍엄 시티센터(커뮤니티센터)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이탈리아에서 온 여성 '사라'를 만났다. 센터 건물 밖에 나와 담배를 피고 있는데,그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몇 번 마주치다보니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붙임성이 강한 그녀는 며칠 후 다른 여성 2명을 더 데리고 와서 내게 소개시켜 줬다. 한 명은 중국 여성, 또 한 명은 태국 여성이었다. 이후 우리는 다국적 '4인방'친구가 됐다. 그들은 25세 안팎이었고, 난 우리 나이로 40세였다. 그러나 나이 불문,국적 불문의 친한 사이가 됐다. 그들과 함께 밥도 먹고,영화도 보러 가고,술도 마시고,여행도 함께 했다.  그들은 내게 삶의 윤활유가 돼 줬다.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14년 전 친하게 지낸 '사라'의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그녀도 이제 40세의 중년 여성이 돼 있겠다. 그녀는 소피아 로렌처럼 눈이 크고, 원더우먼처럼 키와 덩치가 컸다. 몸이 풍성한 글래머였다. 하지만 그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종종 부끄러움을 타기도 했다. 그녀 덕분에 한국인 남자 1명과 이탈리아,중국,태국 등의 여성 3명이 허물없이 어울렸다. 서로 상대방의 몸을 툭툭 칠 정도로 유치하게 지냈다. 나로선 거의 동심으로 돌아가 초등학생처럼 그들을 대했다. 

내년 1월 초, 이탈리아로 향한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로마,이탈리아,대부,시칠리아와 옛 친구 '사라'의 실체를 호흡할 수 있는 땅을 밟게 된다. 자유여행인 만큼, 박물관 같은 의례적인 관광명소는 가급적 피할 생각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을 돌아다닐 작정이다. 시장터나 길거리 등이 주요 코스가 될 것이다. 퇴직 기념 여행치고는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나름대로 준비해 마누하님을 잘 모셔야 겠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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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기념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 3D업종에 27년 여 종사했으니 이런 호사를 한 번 쯤 누릴 자격이 내겐 충분히 있다. 그동안의 해외 여행은 신문사 자체 예산지원이나 외부 협찬으로 해왔다. 그러나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심적 부담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해외 유람한 적은 없다. 따라서 내 돈 내고 자유롭게 가는 해외여행은 이번이 난생 처음이다.  











여행사에서 이탈리아 여행 계획표를 보내왔다. 패키지가 아니라 자유여행이다. 내년 1월 비수기에 갈 생각이다. 비행기삯이 상당히 싼 편이다. 해외여행 이야기는 마누하님이 꺼냈다.  난 언감생심 그런 생각은 못했다. 오로지 어떻게 제2인생을 성공적으로 끌어내 아직 못다한 두 아들 뒷바라지를 하고, 어머니를 봉양할 것인지 골몰히 생각했을 뿐이다. 

우리 마누하님은 낙천적이고,용감하다. 그래서 난 그녀가 좋다. "여보, 그동안 수고했으니 보험 하나 헐어서 여행 갑시다. 당신도 퇴직금에서 좀 떼어 현지 여행비용 일부 부담해요." 나야 싫을 턱이 없다. 이런 호사를 잇따라 누릴 것도 아니고,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세상 구경 더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가이드 없이 가는 여행에서 혹 불편한 점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데 있다. 오래 전 영국에서 연수할 때 마누하님.두 아들과 함께 스위스에 갔다가 혼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어 쓰는 지방에 갔는데, 영어로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아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새롭다. 물론 자유여행이라지만 현지 기차표까지 끊어준다는데 크게 힘들 것 같지는 않다. 가이드가 붙는 여행 상품은 액면가가 꽤 높다. 비용 절약 차원이라면 자유여행 상품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루 정도 더 고민해 봐야 겠다. 10여 년 전 중간 결산 퇴직금을 받아 겨우 조그마한 아파트 장만했고, 점점 더 졸아드는 업종에 근무해 왔던 탓에 퇴직금도 쥐꼬리만하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사 퇴직자들을 보면 부럽기 짝이 없다. 젊었을 때는 그저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았다. 삼풍백화점 무너졌을 때나,성수대교 붕괴했을 때나 ,전두환.노태우 구속 사건 때나 몇 날 며칠씩 집에 못들어가고 야근을 밥먹듯 했지만 즐겁게 지냈다. 노후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가혹한 현실이 코앞에 턱 버티고 있다. 말년휴가(근속 연월차 휴가)가 이달 말로 끝나면  찬 바람만 쌩쌩 부는 성(城)밖으로 나간다. 월급 받는 것도 이번 주말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충전이 필요하다. 훌훌 털고 바람이라도 쐬어야 한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떠날 자격이 있다. 비용 문제와 안전 및 편의 문제를 저울질 해봐야 겠다. 오늘밤도 바람이 차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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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준비 휴가 14일 째다. 오늘은 새로운 실험을 해봤다.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인 크루크루(QROO QROO)와 QR코드 생성기를 활용해 최첨단 과학을 즐기는 실험이다. 

(1) QR코드 생성기(QR CODE GENERATOR) 가 있는 전문 사이트를 찾는다. 
컴퓨터 주소창에 qrcode.kaywa.com을 입력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만나게 된다. 


(2) 상단 오른쪽에 있는 생성기의 조건에 낮춰 입력한다. 



생성할 수 있는 QR코드의 컨텐츠는 URL(도메인),Text(텍스트),Phone Number(전화번호),SMS(단문 메시지) 등 4가지다. 


(3) 이 가운데 먼저 URL을 택해 본다.(라디오 버튼 선택) 
그리고 URL 빈칸에 내 사이트인 icharm7.com을 적어 넣는다.   다음에 Size를 'M' (중간)으로 택하고 바로 아래에 쓰여진 Generator박스를 누르면, 왼쪽에 QR코드와 HTML코드가 나온다. 

  
  
 
(4) QR코드(이상하게 생긴 그림)에 마우스를 대고 오른쪽 클릭해 QR코드 그림을 내 컴퓨터에 저장한다. 이 QR코드 그림의 확장자는 png이다. 많이 쓰이는 jpg로 바꿔 놓는다.(확장자 변환) 거의 모든 사이트에 png,jpg 확장자 파일을 쓸 수 있다. 
  
                                                       (png 파일)

                                                        (jpg 파일) 


(5) 아이폰에서 다운로드 받은 무료 애플리케이션 크루크루를 활용한다. 
    아이폰을 열고 크루크루를 선택해 위 QR코드에 초점을 맞춰 갖다대면 
    아이폰에는 내가 입력한 사이트,즉 http://icharm7.com이 뜬다. 이걸 누르면 사이트로 이동해 내가 올린 글과 사진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QR코드에 아이폰을 들이댔다면 당연히 그 사람의 정보에 접근!) 


 바로 위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다음과 같은 URL정보가 뜬다. 
URL
http://icharm7.com



(6) 마찬가지로 QR코드 컨텐츠를 텍스트로 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 뒤 확장자 변환을 하면 다음과 같은 png,jpg파일이 생긴다. 

   


(7) 텍스트로 만든 위의 QR코드에 아이폰의 크루크루 애플리케이션을 갖다 대면 
다음과 같은 텍스트가 뜬다. (QR코드는 너무 크면 아이폰으로 초점 맞추기가 어려우니 S나 M 사이즈를 택하는 게 좋겠다) 


희미하게 보이는 위 사진에는 다음과 같은 내 텍스트(내 이력사항 정보,12월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할 정보)가 뜬다. 
(현) 김영섭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겸 (주)푸른땅 상임고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여론매체부장,편집국 부국장,행정국장 겸 2.0추진팀장,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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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하님에게서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120G 외장하드를 택배로 받았다. 텍스트는 물론 사진,영상을 많이 저장해야 하는 남편의 사정을 잘 헤아려 준 최고의 선물이다. 이래서 마누라는 '평생 동지'다. 눈깍지에 뭔가 씌워져 죽고 못살아 결혼하더라도 '연인'만으로는 평생을 지내기 힘들다. 행복감도 같이 누리지만, 가시밭길도 함께 헤쳐가야 하는 게 부부라고 난 믿는다. 





사실 마누라의 따뜻한 배려가 퇴직자에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조직에서 물러나야 할 입장에 처한 남자들에겐 마누라의 협조와 애정이 없으면 무척 힘들다. 그런 점에서 나는 행복한 퇴직자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만날 때마다 마누하님은 위로하고 격려하고 이해해 줬다. 

마누하님이 '퇴직 기념'으로 해 준 게 몇 가지 있다. 영국에서 들어온 명품 버버리코트를 장만해 줬다. 앞으로는 사는 게 쉽지 않을 비싼 옷이다. 그리고 캠코더를 사줬다. 1인 방송국을 운영함과 동시에, 영상을 직접 찍어 편집(자르기,배경음악 깔기,자막 넣기 등) 하고  1인 리포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또 하나의 선물이 바로 외장하드다. 삼성 제품인데 귀엽게 생겼다. 외장하드 가죽 케이스와 명함 지갑,USB 케이스,그리고 영화 다운로드 상품권 등 사은품이 풍성하다. 8G~2G USB 몇 개를 외장하드 덕분에 깔끔하게 정리했다. 외장하드엔 앞으로 틈만 나면 많이 찍을 사진을 저장하는 데 가장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물론 각종 프로그램 CD도 외장하드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귀한 선물도 고맙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애쓰는 게 훨씬 더 가슴에 와닿는다. 그녀는 보험 하나를 해약해 내년초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다. "그동안 수고했으니, 더 늦기 전에 둘만의 오붓한 여행을 떠나자"고 마누하님은 말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 아들에게 입버릇처럼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아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네 엄마를 만난 것이란다."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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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 사이트인 워크홀릭 닷컴(walkholic.com)과 온라인 백과사전인 오픈토리 닷컴(opentory.com)을 함께 만들었던 후배들과 광란의 밤을 보냈다. 홍대앞까지 진출했다. 
일본으로 유학 간 후배, 지방 출장길에 발이 묶인 후배,서울대 로스쿨에 간 후배는 오지 못했다. 웹2.0 TF 초기 멤버이자 핵심이었던 사람은 나를 포함해 7명이었다. 나중에 20명으로 늘어난 이 팀에선 사이트뿐만 아니라 자신의 걷기 기록을 평생 간직할 수도 있는 온라인 만보기(워키)까지 만들어 봤다. 만보기는 2G 짜리 USB를 달고 있다.





이날 내 송별회 겸 송년회 모임을 주관한 분은 우리 팀의 '프로젝트 오너'에 해당했던 K선배였다. 회사에선 서열이 매우 높은 고위 임원이다. 홍대앞 노래방에 가기 전, 한국경제 사옥 옆에 있는 한정식집 '은정'에서 진짜 굴비를 찢어 안주로 먹는 등 고급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회사에 나가지 않은 지 10여 일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스트레스 안 받아 얼굴이 좋아졌다"고들 한 마디씩 한다. 


웹2.0추진팀은 내 제2의 인생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 같다. 2007~2008년 두 해 동안 걷기,자전거 캠페인을 펼치고, 2.0사이트를 구축 및 개선하는 작업을 했던 경험은  매우 값진 것이다. 특히 웹2.0추진팀을 이끌면서 맨땅에 헤딩한 수고로움을 인정받아 2009년 한 해 동안 고려대학교 언론학부(올해 미디어학부로 개칭)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일은 세컨드 라이프의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를 휴직하고 강의 전담 교수(초빙교수)로 봉직하면서 컴퓨터학원에서 웹 디자인,웹 프로그래밍 과정을 한 바퀴 돌았기 때문이다. 



  


조인스닷컴에서 기자 블로그(파우스트의 인생탐험, blog.joinsmsn.com/edwdkim)를 열심히 운영하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학위논문을 블로그 연구로 쓴 덕분에 행정국장 겸 웹2.0 TF 책임자가 됐다. 그리고 이 일 덕분에 고려대학교 초빙교수가 되는 큰 은혜를 입었다. 오픈토리는 내 아들,워크홀릭은 내 딸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50대인 내가 함께 일했던 20~30대의 젊은 후배들은 영원한 동료이며, 직계 보스였던 K선배는 영원한 선배다. 이들이 성(城)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내 처지를 잘 이해해 주고,격려해 줘 기분이 참 좋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  김영섭(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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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white hand)에게도 정처(定處)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방안 퉁수가 돼선 결코 안된다. 집에서 부부가 하루 종일 마주쳐서 좋은 일이라곤 썩 없다. 그럴 준비조차 못했다. 일본 등 외국에선 퇴직 후 부부여행하다 심한 싸움을 벌여 끝내 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부부가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좁은 주거공간에서 이격거리를 고작 10m 안팎으로 유지해선 탈 난다. 노인봉을 비롯한 전국의 산들이 할배들로 꽉 차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나도 대책을 일찌감치 마련했다. 일정하게 나갈 곳을 마련하느라 마이너스 통장에서 250만원을 꺼내 사무실 (공동)보증금으로 내고, 관리비와 물값.전기값 등으로 매달 30만 원 내기로 한 것이다. 이런 '하루 1만 원 내고 출근 하기' 프로젝트는 그냥 폼으로 하는 게 아니다. 일시적 실업자로서 가능한 한 짧은 기간 내에 '퇴직자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훌훌 날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컴퓨터 등 장비와 사무실 집기를 차례차례 갖춘 데 이어, 오늘은 명함 제작에 들어 갔다. 

도메인 회사에서 산 닷컴 URL을 리다이렉팅해 티스토리 블로그에 마련한 온라인 연구소의 대표라는 '제멋대로 직함'을 명함에 박기로 했다. 이건 순전히 내 마음이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라는 직함을 명함에 쓰겠다고 했더니 우리 마누하님의 반응이 참 재미있었다.  '대표' 뒤에 덧붙일 말이 있단다. "혼자 다 혀~어" 

둘이 한바탕 깔깔대며 웃었다. 우리 마누하님 말씀대로 할작시면 내 새로운 명함에는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혼자 다 혀 유!' 라고 박아야 한다. ㅋㅋㅋ~~~
배꼽이 제 자리를 잡을 때 쯤, 본인의 한 마디. 
"당신은 국어 선생님이니 객원기자 혀!" 

어쨌든 온라인 연구소 대표를 명함에 우대한 뒤, 친구네 회사 '상임고문'을 뒤따르게 했다. "야,친구! 나, 너네 회사 직함 하나 물고 갈 것 없냐?" 
친구 왈. "고문으로 해라."  한참 뒤 대학동기는 일을 보러 외출했다. 그런데 왠지 '고문'으로 박기는 허전했다. 전화를 걸었다. "야! '고문'이 좀 썰렁한데, 다른 명칭 좀 쓰면 안되냐? "  친구가 깔깔 웃으며 말한다. " 대표 빼고는 니 맘대로 해라. 회장도 좋고!" 또 한 번 키득키득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상임고문으로 할란다." 드디어 새로운 명함이 나온다. 2010년 11월 11일 명함 디자인, 2010년 11월 12일 '제멋대로 명함' 탄생! 참 재미있다. 그러나 이또한 지나가리라!!!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  김영섭(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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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부지법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홀로 식사를 하러 온 중장년,노년층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짐작컨대 법원 근처의 법무사 사무실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자영업자들이 아닌가 싶다. 미역국을 포함해 1식 5찬. 오랜 만에 콩나물밥에 간장을 쳐서 먹는 메뉴다.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가져온 밥과 반찬을 다 먹었다. 식권은 한 장에 3500원. 매점에서 10장을 사서 챙겼다. 서부지법 외에도 큰 구내식당이 이 근처에 2곳 더 있다고 한다. 서부지검과 마포경찰서의 구내식당이다. 밖에서 김치찌개,칼국수,순대해장국 등을 간단히 먹으려면 5000~6000원 짜리를 파는 음식점에 가면 된다. 













음식 찌꺼기를 버리고 났더니 뜨끈뜨끈한 유자차가 기다린다. 목구멍과 가슴이 시원하게 툭 트이는 듯하다. 가장 번잡한 시간을 피하면 줄을 서지 않고 점심을 이렇게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본격적인 퇴직 준비를 위해 말년휴가(연월차휴가)에 들어간 지 10일 지났는데, 무난히 잘 적응해 가고 있다. 6개월 내지 1년 동안 착실히 준비하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잠깐 쉬었다 가라는 식당 의자의 호의를 뿌리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할 일이 많다. 오늘은 집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등 프로그램 CD를 여러 개 갖고 와 맥 미니PC에 깔았다. 우선 익숙한 윈도우를 쓰면서 낯설기만 하는 맥에 서서히 도전할 생각이다. 비어 있는 줄 모르고 갖고 온 CD 때문에 애를 먹었다. 첫 CD를 넣었는데,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 맥을 만질 줄 몰라서 발생하는 일로 생각하며 끙끙대다 이내 정신을 차려 간단히 해결했다. 그리고 명함을 디자인했다.

"회사에서 나오면 모든 게 돈이다"라던 친구들의 말이 점점 더 실감난다.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 휴대폰 및 유선전화 비용, 소모품 구입비, 식사비 등을 모두 개인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난 '백수 연습'을 도상훈련으로나마 꽤 했다. 때문에 이런 일들이 귀찮거나 당혹스럽지 않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조차 없이 느닷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분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적 지위와 거기서 파생되는 혜택이 매우 쥐꼬리만한 직업이라도 막상 성(城)밖에 나오면 크게 보이게 마련이다. 당연하다. 하지만 엄청나게 좋은 것도 있다. 그건 바로 '무한 자유'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나의 생각과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중학교 시절 이후 얼마 만의 짜릿한 자유인가. 우주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오늘을 그저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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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오전 사무실에 내 전용 전화가 가설됐다.
한 사무실을 쓰는 대학 동기가 이 전화기로 집에 있던 내게 전화를 걸어 "개통을 축하합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2의 인생'(second life) 장도(壯途)에 오르는 베이비부머는 기분이 좋았다. 

오후에 치과에 들러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퇴직 전에 망가진 이빨을 치료하기 위해 6월부터 서둘렀다. 임플란트 대상 이빨 두 개 가운데 하나가 오늘 심어졌다. 다음 주엔 실밥을 빼면서 본을 뜬다고 했다. 그 다음엔 또하나의 이빨 심기로 넘어갈 예정이다. 11월 중 치료가 모두 끝나면 좋겠다.





 '내가 이 세상에 살 필요가 없을 때'의 조건 가운데 하나가 비싼 치료비 때문에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할 경우다. 그 정도도 안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마땅하다. 겨울철 지리산에 들어가 소주 몇 병 마시고 잠이 든다면 자연사(自然死)의 형태로 세상을 하직할 수 있다. 몸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갈 수 있다. (물론 이는 '死卽生 生卽死'의 각오로 살겠다는 의미다.)


치과 진료를 마친 뒤 머나먼 사무실로 출근했다. 전용 전화로 마누하님과 첫 통화를 했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대학 동기들의 공동 사무실에 합류한 건 잘한 일이다. 실업자가 집에 있다간 우울증에 걸리거나 퇴보의 길로 치달을 우려가 크다. 외부의 자극을 받아야 자신이 기획한 길로 더욱 정진할 수 있다고 난 믿는다. 

전용전화를 놨으니, 이제 명함을 만들어야 겠다. 내가 직접 만들까 인쇄소에 맡길까, 어떤 내용으로 채울까 곰곰 생각 중이다. 올초부터 후이즈(whois.co.kr) 등에서 구입한  URL 12개 가운데 7개를 블로그에 리다이렉팅해 놨으니 닷컴,닷넷이 7개나 된다. 페이스북에 나 자신에 대한 정보를 거의 모두 까발겨 놨으니 페북 주소를 명함에 박을 수도 있겠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는 어떨까. 아니면 'IT코치(Coach)'라고 박을까?  내 1차 계획은 '스스로 고용하라'의 실천이다. 그런 다음, 남을 고용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출 참이다. 1차든 2차든 준비 기간이 꽤 길 것 같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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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철석같이 믿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정신과 의사 이시형박사의 책 이름이다. 
20101년 11월 8일. 퇴직 준비를 위해 한 달 간 휴가에 들어간 지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몇 달이 훌쩍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이 날 저녁엔 소셜미디어랩세미나에 참석했다. 소셜미디어랩은 베타뉴스 이직 대표가 운영한다.회비 1만 5000원(현장 등록,예약 등록은 1만원)









오후 8시부터 녹사평역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날 세미나 밮표자는 김중태 IT연구원장이었다. 그가 쓴 비즈니스 미래지도 시리즈 2권을 정성들여 읽은 터라 내겐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선 시간,공간,사람 및 방향  가운데 하나둘 바꿔보라"는 말에 필이 꽂혔다. 이거 하나 건진 것으로도 회비는 아깝지 않았다. 물고기 잡는 법을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오프라인에서 처음으로 QR코드에 대해 들었다. 
QR코드는 관련 사이트(http://qrcode.com)에 가면 만들 수 있다. 


아이폰의 어플 중 하나인 스캔서치(ScanSearch)로 책 표지를 스캔하면 도서 정보가 가지런하게 나오는 것도 세미나 강의 도중 해봤다. 재미 있었다. 가까운 지형지물(nearby)은 혼자 해 본 적이 있다. 세미나 후 뒷풀이를 너무 길게 했다. 물론 내가 부추겼다. 젊은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무리를 한 셈이다. 

이에 앞서, 점심엔 퇴직 사우 한 분,재직 후배 한 분과 횟집에서 소주를 몇 잔 마셨다. 사무실에 돌아와선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한 꼭지를 번역해 봤다. 참 오랜 만의 경험이다. 23년  전 연합통신(연합뉴스의 개칭 전 회사 이름) 외신부에서 기사를 만든 이후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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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7일 일요일. 

고위공무원으로 봉직하다 올 6월 말로 퇴직한 고교 동기에게서 오전 10시 30분쯤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등산을 가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난 흔쾌히 응했다. 어제 명성산에 갔다 왔지만, 회사 퇴직 문제로 고민하고 갈등하느라 산에 정기적으로 못간 지 꽤 여러 달이 지났기 때문에 좀 무리해 보기로 했다. 대신 야트마한 동네 산을 택했다. 



                     [사진설명] 대모산~구룡산을 거쳐 양재천으로 내려와 노르딕워킹 폴대를 짚고 포즈를 취했다.



이 친구는 내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좋아한다. 농촌 출신으로 참 열심히 살았고, 지방 근무도 비슷한 시절에 함께 했다. 직장의 입장 차이로 시각은 달랐으나, 하는 일도 매우 비슷했다. 이보다 더욱 내 마음을 끄는 것은 그가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코피를 쏟을 정도로 노력했다는 점이다. 내 고교,대학 동기들 가운데 상당수는 퇴직 후 실의에 빠지거나 엉뚱한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있는 재산도 홀라당 다 까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이 친구도 전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택했다. 하지만 서울 소재 한 대학의 평생대학원에서 부동산과 부동산 경매를 열심히 공부했다. 재직 중 휴일을 이용해 틈틈이 전국 각지를 돌며 부동산을 관찰했다. 관계자들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퇴직 후엔 법원 경매 현장을 몸으로 겪었다. 엄청난 열정 덕분에 그는 최근 지방에 있는 경매 물건을 낙찰받았다. 그리고 농업인에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술을 마실 때도 절도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마누하님이 호감을 종종 보이는 사람이다. 얼추 1년 6개월 동안에 걸쳐 퇴직 준비를 나름대로 착실히 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술을 퍼마시면서 직장 생활의 낭떠러지까지 떼밀려 가는 모습을 숱하게 봐 온 터라 그가 대견해 보였다. 그의 퇴직이 6월 말로 확정된 올해 초, 난 그에게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준비하는 사람에겐 꼭 기회가 온다'는 말을 굳게 믿기로 했다. 그렇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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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8시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에 있는 명성산에 올랐다. 후고구려 왕 궁예가 왕건에게 나라를 빼앗긴 뒤 칩거하며 꺼이꺼이 슬피 울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울 명(鳴)자에,소리 성(聲)자를 쓴다. 수계법사가 지난해 내린 내 법명인 종명(鐘鳴)의 '명'자와 같은 한자가 포함돼 있다.



[사진설명] 명성산 등룡(登龍)폭포 앞에서 막걸리 잔술 한 잔을 시켜놓고.




명성산에 올라 갈대밭을 구경하고 하산한 뒤, 닭 백숙과 잡어 매운탕으로 식사를 했다. 일행은 산정호수 한화리조트로 이동해 온천욕을 했으나, 난 일행에서 서둘러 빠져 나왔다. 그리고 대학 과 동기들과 함께하는 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비상 상경작전을 썼다. 한화리조트~시외버스터미널(택시비 6500원)~수유리(시외버스 요금 6700원)~지하철 교대역~선릉역(택시 비용 망각). 

계 모임의 멤버 8명 가운데 보험회사 임원, 캐피털회사 임원,국책은행 해외지점장(해외 거주 중), 감정평가법인 임원과 나를 뺀 나머지 3명은 벌써 자유인이다. 나도 다음달부터 자유인 그룹에 속하게 된다. 50대 50으로 조직원과 비조직원의 구성 비율이 바뀌게 된다. 일찌감치 월급쟁이 생활을 청산한 친구들은 나름대로 자유롭고 여유 있는 삶을 즐기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각기 고충이 없지는 않을 것이지만. 아직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내 결정에 대해 무척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제2의 인생을 꾸리는 과정을 잘 정리해 자신들에게 조만간 친절하게 가이드해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이른바 '40대 임원시대'에 50대들이 좌불안석,전전긍긍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난 받아 들였다. 

제2의 인생길에 들어서면서 불안감을 갖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상당수의 경우 박탈감과 허전함,인생무상을 느낀다고 한다. 심지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백수 선배들은 전한다. 누구에게나 제2의 인생은 막막하고,불확실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이 하던 일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다면 불안감을 꽤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일을 시작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퇴직금이나 기존의 재산을 털어 새로운 사업을 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월급 꼬박꼬박 받다가 허허벌판에 서는 장년에겐 실패 후 재기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게 선배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자신이 종사해 온 일을 발전시켜 제2의 인생을 도저히 꾸릴 수  없는 경우엔 차라리 자원봉사 등 보람있는 소일거리나  만들어 지내는 게 좋다고 한다. 그나마 있던 재산을 다 들어먹는 것보다는 백배 천배 낫다는 것이다. 섣불리 새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건 말년의 쥐약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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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준비도 없이 성(城)밖으로 나오면 안된다. 작은 채비라도 상당 기간 꾸준히 해야 한다. 요즘 고교 또는 대학 동기들을 만나면 화제로 삼는 주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건강이고, 또 하나는 제2의 인생(the second life)이다. 이들 최대 관심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 회계법인에 다니는 친구들도 파트너로서 사내 지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행정고시나 외무고시에 합격해 직업공무원의 길을 걸어온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1급(관리관)~3급(부이사관)을 고위공직자로 묶어 운영하는 시스템이 가동된 이후 고급 공무원들도 안절부절 못한다. 경제부처에 근무했던 몇몇 친구들은 이미 산하기관으로 내려왔거나 외부로 나왔다. 대학의 2년 계약 연구교수직으로 떠난 친구도 있다. 남아서 버티고 있는 친구들은 좌불안석이다. 기업의 '임시 직원'(임원) 들은 말할 나위 없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석사학위를 따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러나 이는 한마디로 별 볼 일 없다. 박사학위를 따도 그걸로 다시 밥벌이를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나이가 '5'자를 달면 운신의 폭이 무척 좁아진다. 퇴직을 한 친구들은 익히 아는 진리 한 가지. 자기 분야에서 꽤 성취한 사람도 퇴직 후엔 '쓸모는 많으나, 쓸 데가 없다'는 식의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공직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다 고위공직자로 옷을 벗은 한 친구는 마지막 근무 기간 약 1년 6개월 동안 나름대로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그는 매우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했다. 부동산 및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고 현장에서 익혔다. 퇴직 후엔 스스로 경매에 뛰어들어 지방의 임야 2곳을 낙찰받았다. 그리고 '농어민'의 길로 접어 들었다. 돈이 될 만한 초목을 심을 계획이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그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와 비슷한 코스를 밟고 있다고 한다. 

성(城)밖으로 나오면 이전의 모든 것을 잊어야 한다. 훌훌 떨쳐버려야 한다. 자신이 종사했던 직업의 힘에 기대선 안된다. 전관예우를 받아 쉽게 업(業)을 세우는 사람도 있을 터이나,이는 모래 위에 집짓기다. 기초가 부실해 곧 무너지고 만다. 살아갈 날들이 많으니 다시 사회 초년병처럼 정신무장을 하고,바탕을 튼실하게 해야 한다. 부동산과 농어민의 일을 제2의 인생 길로 택한 친구와 나는 이런 생각에 공감했다. 

퇴직 후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전에 했던 일을 떠벌리며 자랑해선 안된다. 일종의 묵계다. 그리고 성(城)밖에선 귀족도 천민도 없다. 모두 다 평민이다. 식사도 2번 이상 얻어먹기만 해선 관계 자체가 깨진다. 더치 패이(Dutch pay)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자식 자랑이라도 할라치면 다른 사람들에게 밥을 사야 한다.그래야 자랑을 들어준다" 고 한 퇴직자는 말한다. 곰곰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고도 남는 말이다. 

퇴직 전에 제2의 인생과 관련한 그림을 그리고,준비를 나름대로 해도 삶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아무 준비 없이 나오면 죽음이다. 그야말로 찬바람이 쌩쌩 부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얼어죽기 십상이다.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됐는가.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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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고 하셨어요." 
정오에 인사동에서 만난 회사 동료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는 지난 연말 자유의 몸이 됐다. 올 연말까지 실업수당을 받는다고 한다. 퇴직하는 즉시 노동고용부 산하기관에 실업 신고를 해야 한다. 좀 괜찮은 직장에 있다가 여러 사유로 더 버틸 수 없어 퇴직한 경우 퇴직수당은 4개월 때 들어서면서 받는다. 최장 8개월 동안 수입이 생길 때까지 받을 수 있다. 물론 실업수당 수혜 조건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난 어제서야 그걸 알았다. 당장 퇴직후 생활비 계획에 일대 수정을 가해야 할 판이다. 검색엔진을 이용(검색어 실업수당)해 노동고용부 사이트에 가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계 없습니다]



전직 회사 동료는 오늘 내게 한턱을 쐈다. 1인당 1만 2000원이나 되는(!) 한정식을 사줬다. 그렇다. 백수가 되면 이렇게 비싼 점심을 매일 먹어선 안된다. 소비 규모를 확 줄여야 한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 전혀 없다. 그동안 너무 기름지고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지 않았는가. 술도 마찬가지다. 값싼 술로도 얼마든지 기분을 낼 수 있다.  

사무실로 돌아와 중요한 '백수 팁(tip)'을 또 하나 들었다. 퇴직준비하면서 구입한 물건의 영수증을 모두 모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나중에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사업자 등록을 한 뒤 창업비로 올려 세금을 덜 낼 수 있다고 한다. '알아야 면장 한다'는 말은 진리다. 월급 꼬박꼬박 받고 살다가 성(城)밖으로 나서는 사람들에겐 재교육이 긴요하다. 돈을 만질 이유가 없는 저널리스트 같은 직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에겐 특히  그렇다.  대부분의 퇴직 준비자는 걸음마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에 불과하다. 찬바람이 몰아치는 광야에 선 퇴직자는 모름지기 많은 구루(Guru)들의 지도편달을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저녁엔 최고경영자과정에 참석한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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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일. 돈 내고 '출근'한 둘째 날이다. 

아침에 티스토리에 올린 글을 다시 훑어보았다. 이어 최근에 관심을 둔 트위터 광고 '애드얌'에 들어가 내가 트윗할 수 있는 게 남아 있는지 살펴보았다. 애드얌의 마케팅 행위로는 아직 푼돈밖에 건질 수 없다. 하지만 초창기라 여기에 작은 희망을 걸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애드얌'의 트윗 인정 인원이 현재의 50명~150명에서  1000명 정도까지 올라가고, 하루 트윗 인정 횟수도 10회 이상으로 높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넘어 거의 공상 수준의 생각을 해본다.







 조건이 1000명/10회로 좋아지고 이를 다 뿌릴 수(casting할 수) 있다면 파워 트위테리언은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계산 상으로는 한 달에 120만원의 수입(1000명 × 4원 ×  10회 × 30일) 을 올릴 수 있다. 애드얌 임직원도 이런 종류의 꿈을 꾸고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애드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직 돈을 벌 수 없는 사무실이지만 전화를 놓기로 했다. 
대학 동기생들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핸드폰을 많이 쓸 경우 한 달에 10만원 이상 요금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유선전화를 놓기로 한 것이다. 친구가 대신 전화를 신청해 줬다. 번호는 나왔고,가설은 9일에 할 예정이다. 전화 가설비(가입비)는 6만원이라고 한다. 월 기본요금은 5200원이다. 착신전화 서비스를 추가하면 월 1000원을, 발신자 표시 서비스를 추가하면 월 2800원을 기본료에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착신전화 서비스는 받지 않을 터이니 내가 쓸 전화의 기본요금은 월 8000원이 된다.  개인 명의로 바꿔야 할 핸드폰 약정조건은 더 신중히 생각해 퇴직 때 적용할 계획이다. 

서대문 사거리로 나가 발신자 표시 서비스가 되는 전화기를 샀다. 2만 4000원. 날짜 등을 세팅하고, 알카라인 1.5볼트 건전지 3개를 사 넣었다. 로케트 건전지 6개에 5700원. 모든 걸 내 호주머니에서 빼 써야 한다. 백수의 작은 슬픔이다. 큰 자유를 얻으며 치르는 대가다.   

저녁엔 모교의 단과대학 동창회가 내는 계간지의 편집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계간지 편집인 직무대행(비공식)이기 때문에 회의가 끝난 뒤 신입기자를 따로 만났다. 인사동에서 빈대떡에 막걸리를 마시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편집 때 유의할 사항을 비교적 꼼꼼하게 알려줬다. 더불어 인생을 여러 막(幕) 살아가는 방법을 나름대로 펼쳐 보여줬다. 이 때문에  이틀째의 '백수일기'를 제 날에 쓰지 못했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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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베이비부머들이 무대에서 내려오지 못한다. 무대 밖에도 할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선뜻 퇴직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다. 어미새에게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치는 어린 새들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봉양할 부모가 계시는 맏아들이라면 퇴직을 결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1년 여의 백수연습을 거쳐 퇴직연습에 들어간 첫 날이다. 2010년 11월 1일 월요일. 
그동안 쌓인 연월차 휴가를 활용해 예비퇴직의 길목으로 접어 들었다. 기한은 1개월이다. 오늘부터는 돈을 내고 '출근'한다. 하지만 12월부터는 월급을 줄 사람도 없다. 스스로 먹고 살 길을 찾아내야 한다. 오퍼상 등 사업을 하는 대학 동기생 세 명이 있는 사무실의 한켠을 치워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사무실 보증금 조로 250만원을 우선 지급했다. 그리고 매월 3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집에서 빈둥거리지 않고 품위를 유지하면서 새 삶을 찾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간절하게 갖고 싶었던 애플사의 맥 미니PC를 구입했다. 
PC 본체가 참 작고 예쁘다.모니터는 삼성 21.5인치 짜리를 샀다. 합쳐서 116만 원. 맥PC용 키보드와 마우스는 친구에게서 얻었다. 아직 반납하지 않은 회사 노트북의 즐겨찾기를 새 PC에 세팅했다. 친구가 친절하게 함께 가 준 덕분에, 아현동 기구단지에서 의자와 서랍장을 8만 원에 살 수 있었다. 

회사 밖으로 나서면 모든 게 돈이다.
더 이상 월급쟁이의 특권과 혜택은 누릴 수 없다.  "성(城)밖으로 나가면 찬바람이 쌩쌩 불 것"이라며 퇴직을 극구 만류하던 선배의 모습이 순간 떠오른다. 하지만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꽤 오래 전 얻었으니, 새 출발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버틸만큼 버텼다.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긴 싫다는 생각이 행동을 지배했다.  "잘 났어,정말!" 이라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것 같은 착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방석과 문구류 등의 값도 꽤 물었다.     




회사를 마음으로 정리하면서 내 자리에 있던 책도 많이 정리했다. 
그 때문에 주로 집에 있는 책을 새 보금자리로 옮겨야 했다. 찬 바람이 쌩쌩 불던 10월의 마지막 날, 마누하님이 승용차로 책을 실어다 주었다. 당초 강남에서 마포까지 한 차례 이사를 부탁했다. 그런데 마누하님이 사무실에 핸드폰을 놓고 갔다. 뜻밖의 실수 덕분에, 난 두 차례에 걸쳐 이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잠실 음식점에서 올갱이국을 점심으로 먹은 뒤 집으로 가서 책 한 보따리를 또 싸서 사무실로 옮겼다. 마누하님은 두 지점 사이를 두 차례 왕복하느라 무척 피곤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선 참 고마운 실수였다. 두 차례의 왕복 운전을 이용해 사무실의 책장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천우신조(天祐神助)!






제2의 인생을 꾸리면서 맥 미니PC를 장만해 무척 기쁘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에 이어 맥PC까지 손에 넣었으니 명실상부한 '애플 패밀리'가 됐다. 스티브 잡스가 보너스로 무슨 선물 하나 주지 않나? 어쨌든 사무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추고, 난생 처음 가계부(금전출납부)를 사 쓰기 시작했다. 앞날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탓인지 뒷골이 쑤신다. 파스를 발랐더니 좀 낫다. 어차피 깨뜨려야 할 껍질이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더 큰 자유를 찾아 날갯짓을 해야 한다. 베이비부머의 퇴직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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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3일 올해부터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하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s) 를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공청회 등을 거쳐 10월 확정될 예정이다. 베이비부머는 1963~1955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baby boom generation)에 속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약 712만 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베이비부머들의 정년을 늘리기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느슨하게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종전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했으나, 앞으로는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변경 절차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에도 보전수당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현재는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에만 주는 정년연장 장려금을 정년 폐지 기업에도 줄 계획이다.

정부는 퇴직 과학기술자들이나 대기업에서 은퇴한 인력이 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이 일정 요건을 갖춘 퇴직 과학기술자를 고용할 경우 3년 동안 1인 당 연 960만~1,920만 원을 지원하고, 대기업 출신 퇴직자를 고용할 경우 1년 동안 월 60만~120만 원을 지원한다. 

또 베이비부머 등 중고령자를 커리어 코치(career coach)로 키워 이들이 고용지원센터의 청소년 진로지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우선 채용키로 했다. 커리어코치는 중고생들에게 진로를 상담해준다. 올해 해당자는 729명이다. 

정부는 고령자가 어렵지 않게 직장을 옮기거나 다시 취업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고령자 인재은행을 올해 52곳에서 2015년 60곳으로 늘릴 것도 검토 중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전문인력을 채용한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고 고령 전문인력이 쉽게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찾아내 기업 설립을 유도하기로 했다.사회적 기업은 지역사회의 교육,환경,문화,관광,지역개발 사업 등 분야에서 만들 수 있다. 

 또 퇴직 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운영하는 등 '시니어 창업지원'을 서두르기로 했다. 올해 우선 800명의 창업을 지원하고, 2015년엔 1만 5,000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일자리 사업 아이템을 많이 발굴하기 위해 노인인력개발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내년에 11개 '직능 시니어 클럽'모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직능 시니어클럽이란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 근무했던 회사가 퇴직자단체에 특정 사업이나 민원 상담,안내 등 일자리를 제공하는 근로 형태로 운영되는 사단법인이나 조합을 말한다. 

김영섭 한국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기자(http://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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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經인사이트포럼 내달 7일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인구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의 단카이 세대(인구의 약 4%)보다 훨씬 큽니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투자 전문 온라인 매체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설계 전략―재테크·건강테크·창업테크'를 주제로 제4회 조경(朝經)인사이트 포럼을 개최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를 집중 조명한 책 '밥·돈·자유'의 저자인 송양민 가천의대 보건대학원장이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에 대해 기조연설을 합니다. 이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우재룡 소장이 금융 재테크 기법을 전하고,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은 시장 침체기의 부동산 투자 전략을 소개합니다. 장태수 차 의과대학 교수는 건강테크 세션을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일시 : 9월 7일 오전 8시 30분부터 등록(시작은 오전 9시)

▲장소 :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연회장

주최 : 조선비즈닷컴

신청 : 등록 및 안내 사이트 (www.chosunbiz.com), 사무국 (02)724-6075, help@chosunbiz.com (선착순, 참가비는 유료)

후 원 : 고용노동부, 한국은퇴자협회, 한국금융투자협회, 룡플란트, 조선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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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즉 1963~1955년 태어난 사람은 모두 712만 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맨 꼭대기 층인 1955년 생은 이미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정년을 55세로 본다면 1963년생은 8년 후부터 시장에서 힘을 잃어 간다. 

이들 베이비 부머를 중심으로 ± 2세를 하면 무려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결코 간단치 않은 인구다. 따라서 이 인구집단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자 규모 통계를 정리했다.


 구분  추정인구  취업자
고용률(%)
 취업자
수(명)
 임금근로자 비율(%)  임금근로자 수(명)  자영업자.무급종사자
 합계  7,125,437  74.6  5,317,293  43.7  3,117,048  2,200,245
 1955년생  663,319  65.9  437,127  34.5  228,845  208,282
 1956년생  708,728  74.0  523,750  42.6  301,918  221,832
 1957년생  742,633  74.0  548,806  42.6  316,362  232,444
 1958년생  784,111  74.0  579,458  42.6  334,031  245,427
 1959년생  823,550  74.0  608,603  42.6  350,832  257,771
 1960년생  848,690  74.0  627,182  42.6  361,542  265,640
 1961년생  858,141  78.0  669,350  47.9  411,050  258,300
 1962년생  854,550  78.0  666,549  47.9  409,329  257,220
 1963년생  841,625  78.0  656,468  47.9  403,138  253,329
 출처: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와 정책적 대응 방안,통계청,장래 인구 추이,경제활동조사,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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