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이상한 광고가 다 있네
오피니언 / 2010. 12. 6. 14:12
신문광고에서 저널리스트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의 숨결이 스며 있는 사례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세련됨이 없이 매우 투박한 카피가 대부분의 광고를 점령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어떤 광고는 그야말로 '찌라시'같다는 느낌을 준다.
오늘 아침자 중앙일보 13면의 전면광고에는 글쟁이의 혼이 담긴 광고 문안이 실렸다. 최근 출간된 책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되르테 쉬퍼 지음,유영미 옮김)를 깔끔하고 우아하게 요리한 광고여서 놀랐다.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내놓은 책 광고다.
광고문안이 마치 잘 정리된 신문기사를 읽는 듯하다.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끌어들인 사례가 가슴에 팍 와닿는다. 죽음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인용 사례는 소설가 황석영씨 어머니의 임종 이야기다.
노티(평안도 황토음식)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
소설가 황석영씨의 어머니가 세상을 뜨기 전,몇 번이나 했던 말이다.어머니에게 끝내 이 음식을 드리지 못한 아들은 '어머니의 입맛은 고행을 그리는 향수'였다고 회상했다. 황석영씨의 이 이야기는 책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와 꼭 닮았다."
노티는 평안도의 전통 떡이다. 노티 또는 노치 또는 노티떡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찹쌀,기장 등의 가루를 쪄서 엿기름을 넣고 삭혀서 지진 떡이란다. 일종의 발효식품이다.
광고문안을 다 읽고 나니,뭔가 마음에 든든하게 채워진 것이 있다. 내용이 상당히 알차기 때문이다.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낸 광고가 그 이름값을 톡톡이 하고 있는 셈이다. 번역가가 썼을까? 아니면 기자 출신이나 전문작가가 썼을까? 사뭇 궁금하다. 어쨌든 '광고도 기사다'라는 내 주장에 걸맞은 광고문안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특히 출판사 등 지식산업의 첨병에 해당하는 회사의 광고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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