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한강 물 됐다_망각의 강 탓이다
오피니언 / 2010. 12. 6. 07:00
커피잔이 한강 물이 됐다.
망각의 강 레테(lethe) 같다. 아직 강을 건너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강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요즘 건망증이 좀 심하다. 미래에 대한 상념과 장년이 상승작용을 한 탓이다. 역(逆)시너지효과라 부를까?
커피 포트의 전원을 켜놓고 잊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불쌍한 물만 펄펄 끓고 있다. 놀림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오늘은 커피 물은 잘 챙겼는데, 커피 봉지를 두 개나 넣었다. 아뿔싸! 두 번 째 봉지인 줄 알았을 땐 이미 커피가 잔 속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물을 가득 부을 수밖에 없었다.
내 블로그 포털에 '커피 한잔'이라는 폴더를 만들어 놓은 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컨텐츠를 넣지 못했다. 마치 어머님을 향한 내 마음이 미완성으로 끝난 것과 진배없다. 어머니를 '커피 한 잔의 거리'에 있는 조그만한 아파트에 모시고 살고 싶은 꿈은 내 조기퇴직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속단은 이르다. 내 제2의인생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둔다면 간절한 꿈은 이뤄질 것이다(My hearty dream will come out)
'커피 한잔' 폴더로 글꼬리를 돌리자.
이 폴더는 베이비부머들과 커피 한잔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 살아온 이야기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일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내용이 더 낫겠다. 1탄으로 누구를 지목할까. 선정했더라도 그가 순순히 내 인터뷰 요청을 따를까. 가명으로 하고,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스토리텔링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든다. 커피 한잔은 편한 시간이다. 커피 한잔은 편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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