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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53)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

퇴직한 지도 어언 8개월이 다 돼 간다. 회사를 떠나기 전에 한 달 간 휴가를 얻어 사업하는 대학동기들의 사무실 한켠에 둥지를 틀었다. 그 뒤 닷컴-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모바일을 잇는 개인 플랫폼을 완성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가공할 힘을 발휘하는 트위터엔 각별히 신경을 썼다. 퇴직 전에 계획했던 '1인 방송국'은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바쁜 몇 달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함께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6월 중순 대학의 강의가 끝나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참 바쁘게 산다고 살았다.




그런데 대학의 수강생 성적을 다 제출한 뒤, 돌연 슬럼프에 빠졌다. 내가 빠져나갈 터널 끝을 종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집 나서면 고생이라더니, 회사 문밖으로 나서니 참 힘들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 부딪히는 현실은 훨씬 더 가혹하다. 누구 말대로 '찬바람이 쌩쌩 분다'. 닷컴을 함께 꾸릴 사람을 구하기조차 힘들다. 커다란 조직에서 사는 게 얼마나 폼나고 쉬운 일인지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있을 땐 조직 스트레스 탓에 끙끙댔지만, 속박을 훌훌 털고 몇 달 간 맘껏 누린 자유는 이제 그 빛이 바래기 시작한다. 누렇게 되기 전에 나름대로 푸르른 빛을 찾아야 할텐데,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이게 베이비부머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작은 업(業)을 이루기가 이토록 힘든 줄은 사실 몰랐다. 내 직업의 본령을 훌쩍 뛰어넘는 분야에 꽤 많은 힘을 쏟았지만, 그 구슬들이 제대로 꿰어지지 않는다.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걸 6월부터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친구나 친지들은 말한다. "2년은 지나야 뭔가 된다"고. 하지만 그 기간이 길기도 하거니와, 적지않은 나이 탓에 전망이 썩 밝지 않다. 이리저리 주판알을 튕겨보지만 2년후의 모습이 핑크빛을 띠지 않는다. 

앞날이 그토록 험난하다면, 남은 삶의 계획을 확 뒤집을 수밖에 없다. 끙끙대기보다는 즐기고, 모으기보다는 쓰고, 받기보다는 나누고, 나를 드러내기보다는 몸을 낮춰 숨어야 할지 모르겠다. 문제는 아직 살 날이 꽤나 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 내 불안감과 슬럼프의 원천이다. 옆지기는 제주도 둘레길과 숲길, 전국의 유명 사찰 등으로 여행을 떠나보라고 권한다. 재직 때 끊이지 않았던 술자리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통했던 자동차 무면허자에서 탈피해보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아직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2년 이상에 걸쳐 제2의인생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이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 내 인생은 종치지 않았다. 액티브한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서 기지개를 펴봐야 겠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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