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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경영학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1.24 [베이비부머 퇴직일기](22)덕담 쏟아진 연세대 경영학과 동기 모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동기 모임이 1년에 몇 차례 있다. 함께 등산을 가기도 한다. 모임에 갈 때마다 많이 웃고 떠든다.대학 동기 모임엔 '이념'이 전혀 없다.따라서 항상 즐겁고 정겹다. 


학교 다닐 땐 이름과 얼굴이 매치되지 않았던 동기들이 하나둘씩 친구가 돼 간다. 50대 중반에 여전히 건재한 그룹은 수 십 명에 달하는 대학교수 및 공인회계사 그룹이다.










 가업을 물려 받아 처음부터 취직하지 않은 동기들에겐 다소 부침이 있다. 행정고시로 고급공무원이 됐던 친구들은 정무직이 됐거나 산하기관으로 나왔거나 대학으로 옮기는 등 상당한 변화가 있다.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일찌감치 자기 사업을 시작한 동기들은 이 분야의 베테랑들이다. 크게 성공한 사람은 드물지만, 그런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 

가장 진폭도 크고 변화무쌍한 동기 그룹은 대기업과 은행,증권회사,투자회사,외국계 기업 등에 입사해 관리자나 경영자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동안에도 명함이 수시로 바뀌었는데,최근 들어 그 정도가 심하다. 


 어제 저녁에 있었던 동기 모임에서 새로 만든 내 '백수 명함'을 뿌렸다. 덕담이 많이 나왔다. "동기들 중 유일하게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니 밀어주자"는 외침도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10년 전 쯤 사업을 하는 몇몇 동기들이 진지하게 "밀어줄 수 있으니 정치를 해보는 게 어떠냐"라며 정계 진출을 제안한 적이 있었다. 물론 내 대답은 "노 탱큐"였다. 어제 모임에서도 난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빈 말이라도 그냥 좋다. 꽤 돈이 많은 한 친구는 "교육 분야 사업을 하면 최소 1억 원에서 10억 원까지 투자해 줄 수 있다"며 "넌 꼭 다시 성공할 것"이라고 격려해 줬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전화해라. 술은 내가 살게. 너의 많은 아이디어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역시 빈 말이라도 고마운 멘트다.

동기들 중 가장 친한 그룹에 속하는 리스캐피털 회사의 임원은 "마포에서 술 마실 땐 꼭 날 불러라. 여의도에서 즉각 달려와 술값 계산하고 갈게."라며 속깊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모임 때마다 가장 말 많고 떠드는 내게 대학 동기들의 이런저런 격려는 큰 힘이 된다. 경영학과 입학 동기 160명(+편입생) 가운데 신문기자직으로 진출한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 그 희소가치 때문에 동기들은 내게 꽤 큰 관심을 보였던 것 같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대학 동기 모임과는 달리, 고교 동기 모임에 가면 꼭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온다. 거기엔 강력한 '이념'이 도사리고 있다. 뱉어내는 말들에 가시가 돋고, 때론 마음을 심하게 상하게 한다. 그들은 정치권에는 항상 불화살을 쏜다. 뿐만 아니다. 재벌그룹이나 언론,때로는 검찰과 사법부를 향해 강한 성토가 쏟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모임엔 가급적 나가지 않는다. '회사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은 마당에 왜 '모임 스트레스'까지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앞으로도 고교 동기 모임보다는,대학 동기 모임에 애정을 훨씬 더 많이 쏟을 것 같다. 정담과 덕담이 오가는 모임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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