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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6 아들이 피말린 알바로 사준 만년필

 
둘째 아들이 우리 부부의 속을 무척 썩였습니다.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살고 싶다며, 갖은 속을 다 썩인 겁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교내 보컬그룹에 가입했고, 미용사가 되겠다며 학원에 다녔고, 맥도널드에서 알바했습니다. 말하자면 공부와 완전히 담을 쌓은 셈이죠. 맞벌이 부모가 썩 나쁘지 않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이런 걸 참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제가 아들 편을 참 많이 들어줬지만, 그래도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갈등에 몸부림치곤 했습니다. 녀석이 앞서 중 3땐 요리사가 되겠다는 걸 마누하님이 죽자사자 말렸다는 이야길 나중에야 전해들었습니다. 짧지 않은 삶을 꾸리다보니,누구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공자님의 지호락(知好樂),정말 옳은 말씀입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녀석은 연예기획사에서 지난해부터 매일 노래와 춤,연기 수업을 하며 데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녀 교육에 참고가 되길 빌며, 조인스블로그에 올렸던 포스팅을 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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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별의별 일들이 많다. 뜻밖의 일이 벌어지면 충격을 받는다. 
오늘(8월29일)은 둘째 아들의 생일이다.내 생일은 음력 8월29일이다. 늦은 저녁 무렵의 일이다. 마누하님이 아들의 생일 케익을 자르자며 부른다. 케익에 불을 켜고 생일축하 노래를 끝냈다. 둘째에게 촛불을 불어 끄라고 했다. 그런데 아들이 "아빠,함께 꺼요."라고 말했다. 입바람을 내어 같이 불을 껐다. 아들이 제 방으로 가더니 나에게 봉지를 건넸다. 내 생일 선물이라는 것이었다. 펼쳐보니 그토록 갖고 싶었던 워터맨 만년필과 볼펜이 들어 있었다. 아! 이런 귀한 선물을 받다니! 


 



 둘째아들이 한 달 동안 피를 말려가며 번 돈으로 내 생일선물을 앞당겨 사준 것이다. 감동 먹었다. 눈물이 핑 돈다. 아들은 지난달 무척 힘든 알바를 했다. 매일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 넘어서까지 빠에서 서빙을 했다. 웬만한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보다 아마도 50만원 쯤 월급을 더 받은 것 같다. 밤새 술취한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고 피를 말려가며 번 돈이다.정말 피 같은 돈이다. 그 가운데 일부는 운전면허를 따는 데 쓰고,나머지 중 상당분을 뚝 떼어 간절히 갖고 싶었던 워터맨 만년필 세트를 사서 선물한 것이다. 돈을 다 쓰기 전에 아빠 생일선물을 샀다는 것이다. 가슴이 찡하다.    




 
둘째 아들은 여느 아들과는 사뭇 다르다. 엄마 아빠의 속을 참 많이 썩인 녀석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스무살이 됐다고 3D알바를 해서 번 돈을 아빠 선물값으로 쏜 것이다. 참,살다보면 이렇게 좋은 일도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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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녀석인지라 '대입 재수'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않았다. 다행히 한 대학 실용음악과에
              합격했기 때문에 등을 떼밀어 입학시켰다. 이런 곳도 수 십대 일의 경쟁이니, 대한민국에 속 없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가. 군대에 있는 큰 아들 면회 갔을 때,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나와 동경대에서
              다른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큰 처조카에게 녀석의 노래 실력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들을 땐 노래 실력이 꽤 는 것 같았다. 바이브레이션이나 음색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수련의 효과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둘째 아들의 이종사촌형은 평가를 사실상 유보했다. 
               "날고 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득음(得音)을 하려면 피를 흘려야 한다"는 말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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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선물한 워터맨 헤미스피어 락카 흑색 만년필의 펜촉은 ' F '다. 세트에는 카트리지와 
컨버터가 다 있다. 이전의 워터맨에는 컨버터가 없었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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