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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1.05 [베이비부머 퇴직일기](4)쓸모는 있으나 쓸 데가 없다 2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성(城)밖으로 나오면 안된다. 작은 채비라도 상당 기간 꾸준히 해야 한다. 요즘 고교 또는 대학 동기들을 만나면 화제로 삼는 주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건강이고, 또 하나는 제2의 인생(the second life)이다. 이들 최대 관심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 회계법인에 다니는 친구들도 파트너로서 사내 지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행정고시나 외무고시에 합격해 직업공무원의 길을 걸어온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1급(관리관)~3급(부이사관)을 고위공직자로 묶어 운영하는 시스템이 가동된 이후 고급 공무원들도 안절부절 못한다. 경제부처에 근무했던 몇몇 친구들은 이미 산하기관으로 내려왔거나 외부로 나왔다. 대학의 2년 계약 연구교수직으로 떠난 친구도 있다. 남아서 버티고 있는 친구들은 좌불안석이다. 기업의 '임시 직원'(임원) 들은 말할 나위 없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석사학위를 따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러나 이는 한마디로 별 볼 일 없다. 박사학위를 따도 그걸로 다시 밥벌이를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나이가 '5'자를 달면 운신의 폭이 무척 좁아진다. 퇴직을 한 친구들은 익히 아는 진리 한 가지. 자기 분야에서 꽤 성취한 사람도 퇴직 후엔 '쓸모는 많으나, 쓸 데가 없다'는 식의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공직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다 고위공직자로 옷을 벗은 한 친구는 마지막 근무 기간 약 1년 6개월 동안 나름대로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그는 매우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했다. 부동산 및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고 현장에서 익혔다. 퇴직 후엔 스스로 경매에 뛰어들어 지방의 임야 2곳을 낙찰받았다. 그리고 '농어민'의 길로 접어 들었다. 돈이 될 만한 초목을 심을 계획이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그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와 비슷한 코스를 밟고 있다고 한다. 

성(城)밖으로 나오면 이전의 모든 것을 잊어야 한다. 훌훌 떨쳐버려야 한다. 자신이 종사했던 직업의 힘에 기대선 안된다. 전관예우를 받아 쉽게 업(業)을 세우는 사람도 있을 터이나,이는 모래 위에 집짓기다. 기초가 부실해 곧 무너지고 만다. 살아갈 날들이 많으니 다시 사회 초년병처럼 정신무장을 하고,바탕을 튼실하게 해야 한다. 부동산과 농어민의 일을 제2의 인생 길로 택한 친구와 나는 이런 생각에 공감했다. 

퇴직 후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전에 했던 일을 떠벌리며 자랑해선 안된다. 일종의 묵계다. 그리고 성(城)밖에선 귀족도 천민도 없다. 모두 다 평민이다. 식사도 2번 이상 얻어먹기만 해선 관계 자체가 깨진다. 더치 패이(Dutch pay)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자식 자랑이라도 할라치면 다른 사람들에게 밥을 사야 한다.그래야 자랑을 들어준다" 고 한 퇴직자는 말한다. 곰곰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고도 남는 말이다. 

퇴직 전에 제2의 인생과 관련한 그림을 그리고,준비를 나름대로 해도 삶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아무 준비 없이 나오면 죽음이다. 그야말로 찬바람이 쌩쌩 부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얼어죽기 십상이다.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됐는가. 

 
베이비부머&실버연구소 대표 / 기자  김영섭 (http://www.facebook.com/edw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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