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퇴직일기](62)나도 혼자할 수 있어요...일본요리학원에 다니다
퇴직 후 창업 준비→ 재취업 → 병원 입원 및 휴식 → 프리랜서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다. 30년 가까이 봉직한 직장의 울타리를 벗어난 뒤의 그 3년 여 세월 동안 외로움을 탄 나날들이 적지 않았다. 일정한 사무실에 나가 지낸 때도 많았지만,중간 중간 정처없이 떠돈 적도 꽤 있었다.
정처가 없다는 것은 완전 자유롭다는 뜻도 되지만, 매일 얼굴 보고 어울릴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건 그야말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내겐 자유= 외로움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고 비틀거리며 살아온 날들이 워낙 많았던 만큼, 자유로움은 곧 고독감에 다름아니었다.
대학 강의와 대학 산학협력단의 연구 프로젝트 수행 등 일을 했다. 지인들의 도움 덕분에 약간의 수입을 올리며 그럭저럭 살아왔으니,아주 비참한 제2의 삶은 아닌 셈이다. 한동안 약간의 우울증 탓에 축 처져 지내오다가 작은 돌파구를 찾았다. 요리학원에 다니기로 한 것이다.
'XX 스시 아카데미'에 4월 21일 오전부터 나가 일식,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스시(壽司,초밥)를 집중적으로 배운다. 생선초밥도 만들겠지만, 웬만한 횟집에서 나오는 기본적인 일본음식을 모두 배울 참이다.
요리를 배우기로 한 것은 마누라에게서 무시당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결의'에서 비롯됐다. 베이비부머인 우리 동기들끼리 쓴웃음을 지으며 하는 농담인 '삼식이'취급을 당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했다. 그 지름길은 바로 '부엌의 장악'이며, 이는 요리 실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주변의 몇 사람들에겐 4월 21일이 내가 '초보 일식 셰프'의 길로 접어드는 날이라고 알려줬다. 모두들 놀라는 눈치다.
아직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히라가나,기타가나도 오랜만에 한번 읽어본다. 히라가나는 대충 알겠는데, 가타카나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약간 예습했으니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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