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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비 오는 날(rainy day)'이 있다. 이럴 땐 우울해 진다. 아니 어떤 때는 혼비백산(魂飛魄散)이다. 정신이 사정없이 흩어진다. 사태를 잘 수습해야 한다. 마누하님이 직장생활을 바쁘게 하는 터라, 내게는 특히 저녁식사의 긴급사태에 대비한 대책(contingency plan)이 필요하다. 퇴직을 앞두고 난 집안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양념은 어디에 있고, 그릇은 어떻게 주방에 배치돼 있는지 살폈다. 그리고 몇몇 참고 사항,이를테면 라면은 몇 분 안에 끓이는 게 면발이 쫄깃쫄깃하고 맛있는지 등을 마누하님에게 물었다. 나 나름대로의 '생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긴급사태 대책을 우리 군(軍)의 데프콘(Defence Readiness Condition,전투준비태세)에 준해 정리해 봤다. 이런 것도 나름 재미있다. 어린 시절의 소꿉장난이 현실화한 것 아닌가.    







      [내 저녁식사의 비상 상황과 관련한 '긴급사태 대책'(contingency plan)]

          'my 데프콘' 수준          상        황          비고 /대책
           my 데프콘5  저녁 식사에 아무 애로가 없을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약속이 있거나,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경우)  
 꿈같은 평화
           my 데프콘4 저녁 식사에 약간 애로가 있을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 약속이 없고,마누하님이 저녁 약속이 있으나 저녁을 충분히 준비해 놓고 갈 수 있는 경우)
 귀가해 밥이나 국을 덮혀 먹고, 설거지를 개끗히 해야 된다
            my 데프콘3  저녁 식사에 꽤 애로가 있는 경우
(내가 밖에서 저녁 약속이 없고,마누하님이 저녁 약속이 있고 저녁을 준비하지 못해 라면을 끓여 먹거나 집 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 먹어야 하는 경우,이에 준하는 경우)
 귀가해 라면을 끓여 먹고 설거지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나홀로 외롭게 밖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해야 한다. 
            my 데프콘2  저녁식사에 큰 애로가 있는 경우
(마누하님의 몸이 불편해 내가 모두 다 해야 하는 경우)
 이런 일은 생기지 않길 항상 기도한다. 마누하님에게 전복죽을 사다 주고, 나도 뭔가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필요한 경우 설거지도 해야 한다. 아들 저녁도 챙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my 데프콘1  저녁식사고 뭐고 정신없어 먹을 엄두도 못내는 경우
(집안에 우환이 생기는 경우) 
 하느님 맙소사. 제발 이런 일은...


2010년 11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원래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한 친구에게 돌연 일이 생겨 약속을 취소했다. 오후 6시가 다 돼 가던 시각,즉시 마누하님에게 연락했다. 마누하님은 오늘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한다. 이 상황은 'my 데프콘 3'이다! 하지만 난 신속 대응한 셈이다. 워치콘(watch condition,정보감시태세)으로 상황을 분석해 즉각 대처한 것이다. 
마누하님의 작전명령. "어제 끓여둔 카레,세탁기 위에 있고 밥은 두 공기 있으니 챙겨서 드세요." 






그랬다. 집에 돌아와 보니 베란다의 세탁기 위에 카레 끓인 냄비와 내 몫으로 덜어놓은 그릇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기분은 왠지 썰렁했다. 





 
 
카레를 덜어놓은 그릇을 전자렌지에 넣어 2분 돌렸다. 냉장고 문을 열어 김치와 구은 김,낙지 젓을 덜어 밥상을 차렸다. 물론 밥도 데웠다. 이제 먹자. 





요리 만드는 것보다 훨씬 싫고 힘드는 게 설거지라고 아줌마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먹을 땐 좋았으나, 엉망진창이 된 그릇을 세척해야 할 일이 남았다. 주방세제를 따뜻한 물에 풀어 수세미로 뽀득뽀득 소리가 나게 잘 닦았다. 내 성격상 대충대충 닦지는 않지만, 깐깐한 마누하님의 눈에 나지 않으려면 신경을 나름대로 곤두세워야 한다. 






설거지가 끝났다. 비상사태 종료다. 이제 커피를 끓여 느긋하게 한 잔 마시면 된다. 데프콘3는 크게 놀랄 상황이 아니다. 차근히 대처하면 일이 술술 잘 풀린다. 



광고에서 자주 접했던 카피가 문득 떠오른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 
그렇다. 잘 했다. 
장년,노년기에 접어들면 뭐든 혼자서도 잘 해야 한다! 화려한 싱글들도 마찬가지다.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너무 많이 타선 안된다. 스스로 기분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지난해 색소폰에 입문했다. 






몇 달 하다가 중단했지만,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얼마전 바꾼 내 아이폰에선 신기하게도 색소폰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툭 튀어나왔다. 카카오톡 덕분이다. 카카오톡을 열면 눈이 동그랗고 예쁜 미혼 여선생님의 연락처가 떡 버티고 있다. 돈을 다시 벌기 시작하면 레슨 선생님에게 연락해야 겠다. 이번엔 좀 더 여유있게 색소폰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한 백수 또는 프리랜서가 아닌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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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휴가를 약 20일 지내다 보니 1차 계획의 일부에 칼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이런 저런 실험도 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에 도전하기 위해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역시 도상(圖上)훈련은 실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부터 하나 둘 사들인 사이트 도메인(URL) 12개 가운데 7개를 풀어 적용했는데, 주 활동무대 사이트를 조절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에 바탕해 페이스북에 공개했던 웹사이트 주소 10개를 5개로 줄였다. 그리고 사이트를 키워나갈 우선순위를 확실히 했다. 









내가 앞으로 계속 공부하고,어쨌든 가능한 경우 현장취재할 테마(전문분야)를 5개 분야로 확정했다. 내 직장생활 캐리어 가운데 상당분을 차지하는 보건복지 및 환경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물론 여기에도 우선순위를 매겼다. 서울대 의과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책이란 책은 모조리 구입해 공부하고 취재했던 깡다구를 오늘에 되살려야 겠다. 

덧붙여 여러 해 전 한의과대학에 편입할 요량으로 한동안 틈틈이 공부했던 '한의학 총설 '과 사서삼경 가운데 필요한 부분에 다시 신경을 쓸 계획이다. 5개 테마 가운데 핵심 부분이 한의학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출신 지역 등과 관련한 피해의식 탓에 꽤 오래 전부터 대탈출(엑소더스)을 꿈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게 앞으로 내가 꾸릴 두 번 째 인생에서 중핵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경험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쏟는 시간도 좀 줄일 계획이다. 내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소셜 네트워크가 아니라 내실(內實)을 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거의 아니다. '소문내는 일'을 서로 돕는 '뉴스 캐스팅 협력 서비스'(NCCS,News Casting Cooperation Service)라고 본다. 이건 순전히 나 개인의 정의다.  따라서 거기에 걸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뤄나가는 길은 각기 다르다. 이 세상에서 나는 어느 누구와도 똑같지 생기지 않았다. 내 생각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100% 일치하지 않는다. 제 잘난 맛에 살다가 죽게 마련이다. 당신의 꿈과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인가. 
  
글 =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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