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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6'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10.11.16 6 곱하기 3은 18이다
  2. 2010.11.16 종족보존과 신의섭리
  3. 2010.11.16 허드렛 인간이란?
  4. 2010.11.16 귀에도 뚜껑이 있다면...
  5. 2010.11.16 로또 부자,로또 거지
  6. 2010.11.16 나무의 나이테를 생각한다
  7. 2010.11.16 한국이 유교의 본류?
  8. 2010.11.16 잘 살다 잘 죽는 법
  9. 2010.11.16 옛날에도 '커닝 달인'이 있었다
  10. 2010.11.16 가젤은 아침마다 깨어난다
  11. 2010.11.16 스스로 오르지 못할 나무가 있을까?_날치를 생각한다
  12. 2010.11.16 부모를 잘못 만난 이들을 위하여_난소복권
  13. 2010.11.16 만만한 중국인이라고?
  14. 2010.11.16 베스트셀러 성경과 40
  15. 2010.11.16 독수리처럼 스스로 구조조정하라
  16. 2010.11.16 화장실 외에 아이디어 내는 곳은?
  17. 2010.11.16 더 오를 산이 없으면 다른 산을 오르면 된다
  18. 2010.11.16 물러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_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까닭
  19. 2010.11.16 고독증후군,고독이 목구멍에 차면 죽는다
  20. 2010.11.16 이 세상의 매춘부들을 위하여
  21. 2010.11.16 DIY는 부부애를 높여준다?
  22. 2010.11.16 좌우명이 인생을 좌우한다?
  23. 2010.11.16 색을 잘 써야 산다
  24. 2010.11.16 고창 선운사의 교훈:보왕삼매론
  25. 2010.11.16 팔자 고치는 여섯 가지 방법은? 2
  26. 2010.11.16 숫자는 무엇인가
  27. 2010.11.16 면회할 때 콘돔 나눠주는 교도소
  28. 2010.11.16 중년의 최대 관심사는?
  29. 2010.11.16 블루베리 재배가 돈이 될까? 2
  30. 2010.11.16 디지털 유언장이 필요하다

6 곱하기 3은 18이다

오피니언 / 2010. 11. 16. 15:30

[자료사진] 특정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CF에 등장했던 설렁탕 집 할매보다 욕을 더 잘 하는 할머니가 어릴 적 바로 이웃집에 살았다. 별명은 당연히 '욕쟁이 할매' 또는 '욕쟁이 할마시'였다. 어찌나 욕을 무작스럽게 해댔던지 어린 우리가 민망할 정도였다. 갖은 욕이 성행하는 지방이어서 웬만한 욕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으나, 그 할매의 욕은 거의 '창작'수준에 가까웠기에 혀를 내둘렀다. 'X할 X'같은 건 축에도 끼지 못했다. 그 할매는 조어(造語)의 천재성을 자랑하는 듯 '태평양 고래알 XX같은 X할 X아' 와 같은 무지막지한 '욕설성어'(?)를 내뱉곤 했다. 

우리 고향에선 친한 친구들끼리 "야! X할 X아"라고 부르는 건 이를테면 정겨움의 표시다. 그런데 서울로 유학 왔더니 사람들이 모두 사근사근하고 욕설의 강도도 훨씬 낮아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충고를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래도 고향 및 중고교 친구들과 만나 욕설 보따리를 한번 풀어놓으면 하늘이 울고 땅이 통곡할 정도다. 



오늘 아주 예쁜 욕설을 듣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동네 아파트의 초등학교 남학생이 친구와 말하는 도중에 " 육 삼 십팔(구구단 6X3=18) 빨리 내놓으란 말이야!"라고 외치는 게 아닌가. 난 즉각 그 뜻을 알아채고 웃었다. 하지만 아마도 '욕설 감각'이 없는 점잖은 분들은 빨리 알아듣지 못할 것 같다. 욕도 예쁠 수 있다는 걸 오늘 깨달았다. 욕쟁이 고향 친구를 만나면 이걸 써먹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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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생식기엔 뼈가 없으나,일부 생물의 수컷 생식기엔 뼈가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살아오면서 언젠가 그런 말을 들었거나,책에서 읽은 것 같다. 하지만,그런 사실을 새까맣게 잊고 살았다.그런데 '설 맞이 독서'를 하다보니 그런 대목이 눈에 띄었다. 일부 대형서점에서 요즘 인문사회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치달리고 있는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라는 책에서다. 

생식기의 뼈를 바쿨룸(baculum)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수컷 생식기 뼈의 정식명칭이다. 뾰쪽뒤지,박쥐,고슴도치 등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검색을 해보니,이런 동물들 외에 고래와 홍어에게서도 생식기 뼈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를 당장 확인할 방법이 없다. 얼마 전 우리 집에 어린 고슴도치 한 마리를 입양했지만 이 녀석은 딸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눈(snow)이 생물체의 부패를 지연시키는지 여부와 그 효과에 대해 궁금해했다.  1626년 3월 런던 북부에서 마차를 타고가던 그에게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돌연 마차를 멈추게 하고 닭을 산 뒤,닭의 목 안에 눈을 마구 집어넣는 무모한 실험을 하다가 기관지염에 걸렸다. 그리고 결국 그 탓에 목숨을 잃었다. 난 그런 엉뚱한 실험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애석한 노릇이다. 

얼마전 친구들과 함께 건강과 느닷없는 죽음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친구는 생식기 이야기를 꺼냈다. "알다시피,남자의 생식기는 해면체로 돼 있다. 인간의 종족보존 본능을 충족하는 행위에 들어가려면 몸 안에 돌고 있는 피가 해면체로 몰려야 한다. 그런데,나이가 들면서 사정이 달라진다."

"신은 참 위대하고 공평해. 종족 보존이 끝나면 생식기를 쓸모없게 만들잖아? 남성은 시들시들 늙어가게 하고,여성은 폐경기를 주니 말이야.부모,특히 여성이 늙어서 수태를 하면 아이가 비정상이거나,약해빠질 확률이 높아지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뭐가 공평한지는 잘 모르겠다.입담이 좋은 친구는 이내 화제를 비아그라와 시엘레스 쪽으로 끌고 간다.

"요즘 50대 이상 의사,교수,CEO 등 비교적 성공한 사람들은 비아그라나 시알레스를 처방해 먹는단다. 알약의 절반 쯤  먹으면 피돌기가 원활해지고 좋대. 각종 스트레스와 흡연.음주 등으로 젊었을 때처럼 생각하지 않다보면 피라는 놈이 해면체로 가는 길을 잊어 버린다고 해부학 교수가 그러더라. 비아그라 같은 약은 가짜가 아니면 부작용도 별로 없으니 20세기에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인 셈이지."

50줄에 넉넉히 들어선 우린 그 날,남성의 건강을 상징하는 그것에 대해 한참 동안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평지 걷기,등산,발 맛사지,반신욕 등 건강정보를 서로 털어놓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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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렛 인간이란?

오피니언 / 2010. 11. 16. 11:34
toilet

사람 노릇하면서 산다는 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자칫하다간 '허드렛 인간'으로 멸시받다가 마감한다. 허드레는 '잡동사니,시시한 것,허섭스레기'라는 뜻이다. '함부로 쓸 수 있는 허름한 것'이다. 영어사전엔 '허드레'가 'odds and ends;trash'로 나온다. 허드렛 물은 '허드레로 쓰려고 모아 둔 물이나 그렇게 쓰는 물'이라고 풀이된다. 내가 환경부에 출입하던 1991년 전면개정된 수도법에선 중수도(中水道)제도가 신설됐다. 바로 이 중수(中水)가 허드렛 물이다. 수돗물을 받아 세수하거나 목욕하고 남은 물은 시궁창 물(하수)과 달리 오염도가 낮아 그냥 버리기엔 참 아깝다. 세계적인 물 부족현상과 그에 따른 기근이 우려되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중수는 수세식 화장실,에어컨 냉각기, 세차, 조경 등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서강대 박호성(정치외교학)교수는 허드렛 인간을 '보살펴줄 사람이 없어 스스로 보살필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허드렛 인간들은 이를테면 항상 무릎 꿇고 무거운 짐을 싣고서는 먼 사막 길을 헤쳐 갈 채비를 언제나 차리고 있어야 하는 ‘인간 낙타’들이다. 이 허드렛 사람들이야말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리에게 입을 것, 먹을 것을 장만해주기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사람들이다. 그러면서도 거드름 피우지 않고 공장에서건 들판에서건 과묵한 소처럼 자신의 일에만 매달리는 사람들,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부자의 쾌락은 이 허드렛 사람의 눈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 그는 이런 이들을 겨냥한 사회복지제도의 확충을 주장한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거론된 '허드렛 인간'은 희생적인 리더를 뜻한다.  이에 비해 박교수가 말하는 '허드렛 인간'은 묵묵히 제자리에서 일하며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으나,소외당하고 있는 마이너리티(minority)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남가주대 대학 총장을 지낸 스티븐 샘플은 리더의 자질로 '허드렛 인간'형을 꼽은 바 있다.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 클레멘츠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스티브, 리더십에 관한 몇 가지 기본적인 조언을 해주겠소. 직계 부하들을 고용하고, 평가하고, 훈계하고, 대우 문제를 결정하고, 그들을 칭찬하고, 엉덩이를 차주고, 경우에 따라서 그들을 해고하는 데에는 당신의 시간을 조금만 쓰시오.그 모든 것에 드는 시간은 전체 당신 시간의 약 10%면 충분하오. 나머지 90%의 시간은 당신의 직계부하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데 쓰시오. 당신은 당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첫 번째 조수가 되어야 하오." (저서 '창조적인 괴짜들의 리더십'/김영사,2003년)

(1)희생적인 리더 (2)사회의 버팀목이자 소외계층이라는 뜻 외에  '허드렛 인간'의 의미 부여 대상을 난 하나 더 찾았다. 그건 바로 중수(中水)처럼 재활용이 가능한 인간 유형이다. 세수나 목욕에 쓴 비교적 깨끗한 물을 정수처리해 다시 사용한다는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인간이다. '아무 짝에도 쓸 수 없다'는 낙인을 거부하는 인간형이다. 허드레의 영어 표현 'odds and ends'의 odds엔 '가능성'(probability,chances,likelihood)이라는 뜻이 엄연히 존재한다. 희한한 일 아닌가. 중수형 인간,즉 허드렛 인간 유형은 인생의 질곡을 뚫고,패배를 딛고 다시 중산층으로 거듭난 우리 이웃들의 장한 모습이기도 하다.  꿈이 있고,의지가 있는 한 우린 두 발로 땅을 굳게 디딜 수 있다. '허드렛 인간'의 다의성(多義性)에 오늘 난 기분이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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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photo.naver.com/view/2008082612305263746



눈꺼풀(eyelid)처럼 귀에도 뚜껑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귀꺼풀은 영어로 earlid가 될까. 귀를 활짝 열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도 좋지만, 귀에 뚜껑이 없어 세상 살아가기가 참 힘들다. 지하철에서 소음 때문에 도통 책을 읽을 수 없다. 잡상인들의 상행위는 그나마 낫다. 삶의 질곡도,떠돌이 장사치의 절실함도 짐작이 간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밉살맞은 여러 행태엔 눈쌀이 찌푸려지고, 짜증이 더덕더덕 붙는다. 때론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철부지 아이들의 mp3 음악소리가 귀에 따갑다. 술에 취해 눈이 휑한 한밤중 취객의 세상을 향한 저주의 외침에 귀뚜껑을 닫고 싶다. 구걸을 하러 나온 시각장애인(소경)의 아무렇게나 불어대는 하모니커 소리에는 장탄식을 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하모니커 연주를 하는 댓가로 자선의 손길을 바란다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조금만 연습해도 기본적인 곡은 불 수 있을 터인데, 귀에 거슬리는 소음만 삑삑 내지른다.  
 
연극 공연장이나 극장에 가면 핸드폰 음악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공연이나 상연 전에 핸폰을 꺼달라는 당부의 말을 듣고도 잊어버린 탓일까. 버스를 타면 운전기사의 취향에 따라 원치 않는 라디오 방송을 하는 수없이 들어야 한다. 호프집이라도 잘못 들어갈라치면, 귀청을 때리는 소음이 음악이라는 허울을 쓰고 무자비하게 공격해 온다. 
 
세상이 온통 소음투성이다. 듣고 싶지 않은 시끄러운 소리에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그러고 보면, 10대 청소년들이 꽝꽝 울리는 음악으로 자신을 고립시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 이런 저런 소음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반작용일 터이니. 이렇게 소음에 대해 저항하거나, 무관심 또는 부주의로 일관해 소음을 훌훌 떨쳐 버려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해 피곤하다. 켜켜이 쌓인 피로감의 종착역은 허황된 생각뿐이다. 귀꺼풀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환경의 변화에 맞춰 인간이 진화한다면, 귀꺼풀이 생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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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HF

몇 년 전의 일이다. 한때 로또열풍이 강하게 분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은 "서울시청 쪽을 쳐다보는데 갑자기 1등으로 당첨될 것이라는 계시의 글이 공중에 나타났다"는 허황된 농담을 늘어놓았다. 복권에 목을 메는 듯한 다양한 행동이 눈에 띄었다. 멀쩡한 사람들이 절반 정도 넋 나간 표정으로, 로또 복권 당첨을 구세주 기다리듯 열망했다. 그때마다 피식 웃어넘기곤 했지만,보기에 참 민망한 모습이었다. 어떤 사람은 로또만 당첨되면 비까번쩍한 회사를 하나 만들겠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은 회사 때려치우고 지중해 연안으로 가서 푹 쉬면서 멋지게 살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점심시간에 공동투자라는 명목으로 돈을 모아 로또를 집단 구입하기도 했다. 언젠가 나도 엉겹결에 그 공동투자의 덫에 걸린 적이 있다. 나눠받은 복권을 주머니에 넣은 채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런데,세탁하려고 옷주머니를 비우던 마누하님이 이를 발견하고 하늘이 무너질 듯 호통을 쳤다. "알만한 사람이 이게 무슨 못난 짓이냐!"고 힐책했다. 장난삼아 다른 이들과 함께 샀다고 서둘러 변명했지만 소용없었다. "부화뇌동하는 게 더 큰 잘못"이라며 마치 지렁이를 보듯 눈을 깔았다. 된장! 뭐,그리 큰 죄를 지었다고 눈물이 쏙나게 야단 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아가 치밀어올랐지만,잘 한 게 없으니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가 단골 술집 같은 데서 로또복권을 사보내곤 했다. 그 때마다 책상서랍에 깜쪽같이 숨겨 두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로또를 사지는 않았지만,내심 당첨을 바랐던 게 사실이다. "당첨만 돼봐라. 마누하님 몰래, 어렵게 사는 피붙이,살붙이들에게 다 나누어줘야지. 그리고 쬐끔만 내 술값으로 떼어놔야지." 약간의 흥분감을 느꼈다. 하지만,땀흘려 벌지 않은 돈은 큰 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평소 신념에는 변화가 없었다. 일확천금을 한 사람들의 비극적 종말이 보였기 때문이다.그러나 다 나눠주면?  

복권 당첨자들이 거액을 챙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영락(零落)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마누하님에게 된통 야단맞은 일이 떠오른다. 밥 세끼 잘 먹고,건강하고,화목하게 사는 게 최선의 삶이라는 생각이 로또에 대한 내 상상력의 종착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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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

 옛날 어른들께서 "아,이 사람이 나이 값도 못해!"라며 젊은 사람을 나무라시던 말씀이 문득 생각난다. 신중하지 못하고 쫄싹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쏘아부치던 말씀이다. 그런데 요즘엔 나이가 좀 들면 '할배'나 '무용지물'처럼 취급당하기 일쑤다. '사오정'이니 뮈니 우리 사회의 퇴직 현상을 빗대는 표현이 참 많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떨치기 힘든 비애의 일종이다.
 
그런데,이런 비애감을 확 날려버린 일화가 소개돼 흥미롭다. 
"이xx  회장이 '나이 일흔 넘으면 xxx회장을 해선 안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는지.(※이xx 회장은 지난달 27일 xxx총회에서 '70대 불가론'을 꺼내 72세인 xxxxx 회장을 차기 xxx회장에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막았다.)
"실력만 있으면 되는 거지, 젊고 늙고가 무슨 상관 있나."(※ xxx 회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xxx회장은 여전히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나이테. 
그게 도대체 뭘까. 그리고 그 나이테가 나무에 따라 어떤 모습을 드러낼까. 어떤 나이테는 짝짝 갈라지고,흉한 몰골을 보여준다.  반면 어떤 나이테는 가지런하고 정리정돈된 모습이다. 나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드러내는 게 나이테일 게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존경하는 어떤 노학자는 70대임에도 아직 젊은 편인 나보다 훨씬 더 시대감각이 뛰어나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 분의 젊은 감각과 시대를 읽는 눈에는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면 "나이 값을 모른다"고 나무람을 듣고,어떻게 살면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는 칭찬을 들을 수 있을까. 아리송하다. 경우에 따라 다른 게 아닐까하는 생각은 든다. 3년 전의 일이다. 처가에 갔다가 처조카들에게 "야.도토리 50개 쐈다.설 기념이다"라고 말했더니,어르신들은 물론이고  동서들이 무슨 말인줄 몰라 어리둥절했다. 오히려 내가 쩔쩔 매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속 없이 사는 건가?" 

그러나,한 번 곰곰 생각해보자. 젊게 사는 게 죄인가? 1.0이 대대수인 사회에서 2.0을 좀 해보겠다고 하면 큰 허물이 될까?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나이가 무슨 대수인가. 올바르게 살다보면,나이테도 가지런할 수 있다고 본다. 나무의 생육이나,인간의 삶이나 비슷한 게 아닐까?   아래 나이테를 위 나이테와 비교하면서 잠시 상념에 잠겨본다. 그리고 70대를 두고,뚜렷한 이견을 드러낸 어른들의 말씀을 새겨본다. 예쁘게 외연을 넓힌 나이테. 정말 멋지지 않은가?  

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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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중국 샹하이(上海)에서 가라오케의 성매매 행위를 단속했을 때의 일이다.  중국 공안의 단속망에 걸려든 한 샤오지에(小姐)의 핸드백에서 립스틱과 책 한 권이 발견됐다. 그건 '문화 고려(文化苦麗)'라는 베스트셀러였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썼던 '우리 문화유산 답사기'와 비슷한 형식의 여행기다. 여행의 고통을 기쁨으로 바꿔주는 연금술적인 책이라는 호평을 듣고 있다.유흥업소의 여종업원까지 챙겨 읽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의 작가이자 미학자인 위추위(余秋雨,60)다. 최근 중국 대륙에 휘몰아치고 있는 문화보수주의 바람을 타고 순항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가라오케의 단속 사례는 입소문을 타고 중국 전역에 퍼졌다. 이후 이 책은 '문화 립스틱'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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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탄신일(9월 28일)을 앞두고 8일 중국 북부 산시 성의 한 유교 사원에서 중국 전통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공자탄생기념제 예행 연습을 하고 있다. 


중국의 문화보수주의를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 사례의 하나로 공자탄생기념제의 부활을 꼽을 수 있다.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이 이같은 전통문화의 재건과 유교 부활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시동을 건 공자 기념제 부활은 2004년 9월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도 오랫동안 기념제를 공식적으로 열지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한 중국은 우리나라 성균관 유생들을 초청해 한 수 배웠다.우리 전통 선비들이 "한국이 유교의 본류(本流)"라며 어깨를 으쓱한 것은 물론이다. 중국은 기념제뿐만 아니라 '공자 문화의 달'을 제정,운영한다. 또 중국은 교육부 주도로 세계 곳곳에 '공자학원'을 세웠다. 자국민의 썩 좋지않은 감정을 뛰어넘어 일본에서도 문을 열었을 정도다. '독경학교(讀經學校)'의 설립도 눈길을 끈다. 이 옛 서당식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게 하고 논어,맹자 등 경전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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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 민족이 살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29일 '제1회 중국 민족 미인대회'(베이징)를 열었다. 조선족(둘째 줄 맨 오른쪽) 등 소수민족 여성들이 전통의상 차림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한족에는 원래 이렇다할 민속 복장이 없다.그런데,최근 역시 문화보수주의 풍조에 힘입어 한복(漢服)이 등장했다. 청나라의 뿌리인 만주족 옷이 아닌 새 복장,표준 복장을 만들어낸 셈이다.  한편 국가 문양도 마오시대의 '해바라기'와 1980년대의 '원자 모형도'를 거쳐 1990년대에 선보인 '중국 매듭(中國結)'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문양이 마오쩌뚱을 향한 충성,개혁개방시대의 과학기술 상징을 거쳐 일치단결을 뜻하는 매듭으로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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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스스로는 '문화보수주의'라는 용어를 잘 쓰지 않는다. 이는 객관적 분석 시각일 따름이다. 하지만 이 개념에 따른 새로운 움직임이 중국 문화에서 속속 나타나고 있다. 주 5일제가 자리잡고,대도시 중산층이 형성된 뒤엔 레저를 중시하는 풍조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80후(1980년대 이후 태어난 독생자) 계층이 신(新)문화의 주체세력으로 힘을 불리고 있다. 젊고 높은 소득을 올리는 커리어우먼(白領麗人)이 점점 더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달 내내 열심히 일해 번 돈을 펑펑 쓰는 부류(月光族)가 유력한 소비계층으로 떠올랐다.  스타벅스의 경우 1999년 베이징에 첫 매장을 낸 이후 매년 3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낭만 기질을 지닌 도시 지식인,화이트칼라 지식인(小資)들의 높은 선호도에 힘입은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동안 젊은 중국인들에게 각광받던 '카푸치노'는 이제 한물 갔다. '에스프레소'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중국혁명이 상품화하고,좌파가 부활하는 등 혁명시대에의 향수도 널리 번지고 있다. 마오쩌뚱 생가,혁명 성지 등의 여행(紅色旅遊)에 나서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도처에서 '홍색여유' 발대식이 열린다. 극장식 레스토랑인 '문혁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체 게바라 혁명을 그린 연극 표가 불티나게 팔린다. 이래저래 중국에선 지금, 또다른 문화혁명이 진행형이다. 현대성(모더니티)에서 중화성(中華性=本土性)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선 아직  '깔딱 고개'가 썩 가깝지는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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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다 잘 죽는 법

오피니언 / 2010. 11. 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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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웰다잉(well-dying)이 중산층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강남권의 사모님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9988 234'가 주제이고,이를 풀어가는 해법이 '1,10,100,1000,10000'이다. 꼭 무슨 다빈치 코드를 접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뜻인가.
'9988 234'란 구십구(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이(2)삼(3)일 만에 사(4,死)하고  싶다는 말이다. 잘 살다가 고생하지 않고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물론 죽을 때까지 천덕꾸러기가 되지 않으려면 적당한 돈이 있어야 한다.
이 웰다잉 소원을 이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이렇다. 



하루에 1개의 좋은 일(善行)을 하고,10번 웃고(笑),글 100자를 쓰고(筆), 글 1000자를 읽고(讀),10000 걸음을 걷는다(步). 그럴 듯하다. 좋은 일을 하면 행복해진다. 웃으면 자신이 젊어지고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엔돌핀이 팍팍 솟게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글을 쓰고 읽으면 머리 회전이 원활해진다. 블로그만 운영해도 소(笑)와 필(筆)은 해결된다. 마지막으로 걷는 것이다. 중년 이후에 무리하게 마라톤을 시작한다거나,무리하게 산을 오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쉽다. 운동할 때 과욕은 금물이다. 오히려 어슬렁거림(stroll),즉 산책이 훨씬 더 낫다. 웰빙도 좋지만,중년 이후엔 웰다잉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잘 살다,잘 죽는다-이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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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스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깁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학가 등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커닝이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국가 공인시험인 경우 커닝은 범죄행위다. 하지만 커닝의 생명력은 참 끈질긴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상승용구에 똬리를 틀고 바퀴벌레처럼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니 오히려 갖은 도구를 이용하는 바람에 커닝의 기법은 갈수록 교활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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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한 이 사진의 출처는 '케임브리지 중국사'이다. 이것은 1800년대 청나라 것으로 추정되는 '커닝 속옷'의 사진이다. 참 놀랍다. 하지만 커닝에 대한 기록은 명나라 때에도 등장한다. 거인(擧人)이나 진사(進士)가 되기 위해 어느 유생이 속옷에 빽빽하게 적어놓은 글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 정성을 들였으면 경전의 내용이 머리 속에 차곡차곡 정리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그 유생은 과거 시험장에서 이 커닝 속옷을 사용하다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다양한 커닝 기법을 사용했다. 당시에도 오늘날의 논술시험에 해당하는 천도책(天道策)이라는 시험과목이 있었다. '하룻밤에 읽는 조선사'가 전하는 커닝 백태에 실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수험생(擧子)은 시험장에서 필기도구 외에 책이나 쪽지를 갖고 있는지 점검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각종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긴 도포 자락에 예상답안을 빽빽이 써온 사람도 있었다. 담장 주변 자리를 쟁탈한 뒤 하인에게서 쪽지를 건네받는 이도 있었다. 붓뚜껑이나 콧구멍에 답안을 숨겨 등어왔다가 적발되는 케이스도 있었다. 또 남의 답안지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 행위(借述)나 시험관을 매수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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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가젤은 깨어난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것을 안다. 
매일 아침 사자도 깨어난다.
사자는 가장 느린 가젤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것을 안다. 
당신이 사자냐 가젤이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해가 뜨면,당신은 뛰어야 한다.
   

책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를 읽다가 예전에 접한 적이 있는 아프리카 속담과 다시 만났다.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저자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L. 프리드먼이다. 그는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베스트셀러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가젤과 사자에 관한 아프리카 속담은 그가 오프쇼어링(off-shoring,생산시설의 해외이전) 대목을 언급할 때 나온다. 그의 친구가 운영하는 베이징의 연료 펌프공장 벽에 나붙은 글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디서 한 번쯤 만났을 법한 이 시(詩) 같은 속담에서 느끼는 바는 사람들에 따라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평평해진 세상은 체념을 떨치고 희망을 갖게 하나, 우리를 경쟁의 무한궤도로 진입하게 만든다. 때문에 해만 뜨면 당신은 뛰어야 한다. 뛰지 않으면 잡아먹히거나 굶어죽는다. 좀 살벌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난 쥘 로맹의 '어느 아름다운 아침,파리는 일하러 나간다'가 더 좋다.    

프리드먼은 세상을 평평하게 만든 동력으로 열 가지를 꼽는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윈도즈 출현,넷스케이프 출시,워크플로(work-flow) 소프트웨어,오픈소싱,아웃소싱,오프쇼어링,공급사슬,인소싱,인포밍,스테로이드(신 기술)가 그것이다.  둥근 지구를 평평하다고 했다해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같은 걸 연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면서, 반짝 했다가 마이크로소프트에 강타를 맞아 사라져간 넷스케이프의 출시를 거대 사건으로 짚은 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아웃소싱 덕분에 인도가 붕붕 뜨고 있는 이야기 등을 저명한 칼럼니스트 답게, 쉽게 풀어놓은 그의 재치가 마냥 부럽다.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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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는 살아 있다.(The baby is alive.)"
탐사선 '오이겐스'가 타이탄에 착륙했다고 알려온 신호는 참 아름다웠다.
지구 생명체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  그 선명한 오렌지 빛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과학자들이 스펙트럼 분석을 거쳐 흑백사진에 색을 입한 것이라고는 하나,태초 생명에 대한 외경을 갖게 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스 신화의 거인족 이름을 붙인 타이탄(Titan)은 '매우 크거나 중요하며(very big or important),강력한(powerful)'이라는 뉘앙스를 갖고 있다. 침몰한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도 그 웅대함을 과시했을 터다.  수성(Mercury),금성(Venus),지구(the Earth), 화성(Mars) 목성(Jupiter),토성(Saturn),천왕성(Uranus),해왕성(Neptune),명왕성(Pluto) 등 태양계의 9개 행성(行星) 가운데,토성은 여섯 번째 것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에서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으니,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표면의 온도가 영하 180도인 게 이해된다. 지구에서도 땅 표면의 온도가 영하 18도일 때 땅 속 지하 150cm의 온도가 영상 8도라니 말이다.인류가 탐사선의 활동에 집착하는 건, 원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타이탄에서 생명체의 탄생 비밀 열쇠를 하나쯤 얻기 위해서다. 

러시아 작가 미하일 일리인은 저서 '인류 탄생의 역사'에서 다음과 같이 서문을 풀어간다.
"땅 위에는 거인이 있다. 그에게는 기차를 거뜬히 들어올릴 수 있는 팔이 있다. 그에게는 하루에 몇천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다리가 있다.  그에게는 어떤 새보다도 높이 구름 위로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가 있다.  그에게는 어떤 물고기보다도 멋지게 헤엄칠 수 있는 지느러미가 있다.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는 눈이 있고,다른 대륙에서 얘기하는 것을 드을 수 있는 귀도 있다.  그에게는 산을 뚫고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를 막을 정도로 힘이 있다. 그는 자기 뜻대로 대지를 개조하고,숲을 키우고,바다와 바다를 연결하고,사막에 물을 끌어들인다. 이 거인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일리인은 말한다. "이 거인은 바로 인간이다.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거인이 되고,대지의 지배자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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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는 양서류에서 갈려 나왔다고 한다. 또 양서류에서 피충류가,파충류에서 포유류와 조류가 나타났다는 견해를 우린 배워 알고 있다. 하지만 생명의 신비를 함부로 논할 수 없거니와,복잡한 과학현상의 규명도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 놓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난 그저 그 신비스러움에 가벼운 전율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별 도리가 없는 듯하다.  일리인의 저서에선 오히려 적자생존과 유전,변이,도태에 대해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거기서 삶의 지혜를 한 가닥 파내기 위해 애썼다.  어류 3종이 눈길을 끌면서 내 뇌세포를 모처럼 왕성하게 움직이게 했다. 날치(flying fish)와  폐어(肺魚,lungfish),그리고 조개껍질(shell)이 그것이다.

 날치는 열대 지역에서 물가를 날아다닌다고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는데, 이 놈은 어른들의 말씀도 잘 듣지 않는다. 나무까지 기어 오른다. 지느러미 한 쌍이 다리 역할을 한다. 또 폐어는 포유류의 폐와 비슷한 부레를 갖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메마른 강가에 사는 '네오세라토다스'라는 이름의 폐어는 생명력이 강하다. 건조기에 다른 물고기들이 모두 말라 죽어도 이 놈은 끄떡없다. 물웅덩이에 있으면서 머리를 물밖으로 내밀고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인다. 아프리카에는 물이 없더라도 잘 살아가는 폐어도 있다고 한다. 폐어는 건조기가 되면 진흙 속으로 들어가 비가 내릴 때까지 납작 엎드려 있다는 것이다. 바닷가의 조개껍질은 어떤가. 이 놈은 바위에 붙어 연명한다. 아무리 센 비바람이 불어도 바위를 껴안고 놔주지 않는다. 폭풍우조차도 조개껍질을 바위에서 떼어 놓을 수 없다.

생명의 외경을 느끼게 하는 오이겐스의 타이탄 착륙을 보고 삶에의 애착과 적자생존을 떠올리는 것은 또다른 신성모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린 이 땅을 딛고 살아간다.조개껍질처럼 '자신의 작은 세계'를 손에서 놓아선 안된다. 비가 오는 날이든 햇볕이 쨍쨍 쬐는 날이든 폐어처럼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폐활량(건강+실력)을 늘릴 수밖에 없다. 또 '준비하는 자에겐 기회가 온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살아야 한다. 날치의 지혜에 대해 곰곰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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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크는 아이들이 유치원 앞에 내건 경고문> 

태생이나 출신이 한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모한테 태어나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인생의 길이 갈리는 예가 적지 않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호인 빌 게이츠는 이런 태생적 기회나 한계와 관련해 '난소복권(ovarain lottery) '이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미국과 같은 기회의 땅(the land of opportunity)에서 태어나는 것 자체도 난소복권에서 대박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30년 전에는  미국 뉴욕주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소도시 포킵시에서 보통사람으로 태어나는 것과 뭄바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 근교에서 천재로 태어나는 것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아마 전자를 택했을 것이나,물리적 거리보다 재능이 더 중요해진 지금은 후자를 택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세계가 한 울타리에 들어온 요즘 세상에선 똑똑하고,열심히 노력하면 어디에서 태어나든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난소복권'을 제대로 손에 쥐지 못한 채 태어난 아이들에겐 이 세상이 곧 암흑이고,공포이고,지옥이다. 하수구 옆에서 사는 인도의 불가촉천민을 부모로 둔 처절한 아이들, 에이즈 환자를 부모로 둔 처참한 아프리카 아이들만이 그런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죽지못해 목숨을 이어가는 그런 아이들이 결코 적지 않다. 온 몸에 피멍이 들게 얻어맞고 버려지는 아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난소복권을 잘못 뽑은 불쌍한 인생들이다. SBS는 12일 '8시뉴스'에서 아동 방임과 유기실태 기획시리즈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의 제목은  '매 맞고 버려지는 아이들,한 해 8천명'이었다. 기자가 경기도 남부 아동일시보호소에 버려진 어린 아이에게 묻는다. " 뭘 제일 해보고 싶어요?" 어린 아이의 대답은 사뭇 충격적이었다. "주사 맞으러 가는 거요."  
무서운 주사바늘에 찔리더라도 어른의 따뜻한 품에 안겨 관심을 받고픈 이 아이들. 쇠망치로 머리를 꽝 얻어맞은 느낌이었다.부모를 잘못 만난 탓에,몸과 마음이 멍든 채 버려지고 있는 이 아이들. 이들에겐 정녕 복권 당첨의 기회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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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지방 출장길에 들은 이야기다.
"중년의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에 공장을 차렸다. 그는 중국인을 투자 파트너로 삼았다. 이 중국인은 온몸을 던져 일했고,회사에도 충성을 다했다.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2년 뒤 어느 날,중국인 파트너가 시내의 으리으리한 호텔에서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했다. 그는 호텔 음식점에서  '그동안 저를 이렇게 부자로 만들어 주신 데 대해 큰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결초보은의 뜻이라면서 매우 아름답고 젊은 여자를 바쳤고 ,성찬을 대접했다. 한국인 사업가는 이 딸같은 미인에게 완전히 빠져 동거에 들어갔다. 서울의 집과 중국을 오가던 그가 중국에 머무는 시간이 날로 늘어갔다. 그야말로 깨가 쏟아졌다. 
어느 날 밤 돌연 중국 공안(경찰)이 사업가의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그는 잡혀 갔다. 죄목은 간통죄였다. 그가 데리고 살던 여자가 유부녀라는 것이었다. 공안 책임자는 한국인 사업가에게 물었다. '중국 내의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귀국할래,아니면 6개월 징역살이를 할래?'  감옥에 가면 서울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그의 불륜을 모두 알 것 아닌가. 한국인 사업가는 재산 포기를 결심했고,그 공장은 자연스럽게 여자를 바쳤던 중국인 파트너에게 넘어갔다."
직접 확인하지 못한 내용이나,큰 골격은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편다." 
중국 성어(成語)다. 
즉 왕척직심(枉尺直尋,중국어 발음은 ' 왕 츠 쯔 쉰')이다. 심(尋)은 여덟 자(팔척,八尺)를 뜻한다.  
두산 동아가 펴낸 '프라임 동아 중한사전'은 '왕 츠 쯔 쉰'의 뜻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한 자를 굽히고 여덟 자를 펴다. 작은 양보로 커다란 이익을 보다. 작은 어려움을 참으면서 큰 일을 이루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이 원리를 생활전선에서 적용하고 있다. 작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는(小貪大失)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는다.  삼국지 조조의 후예답게 그들은 이런 전략 전술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인 투자가들에겐 사기극으로 비치는, 위 사례와 비슷한 행위도 일부 중국인은 서슴지 않는다.  

물론 위의 사례는 미인계와 왕척직심,그리고 사기술의 결합이다.
삼국지에선 유비가 관우와 장비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주성을 여포에게 내준 뒤 작은 고을인 소패로 떠나 때를 기다린다. 왕척직심의 발로라 할 수 있겠다. 또 조조는 한나라 천자를 자신의 근거지로 모신 뒤 벌어진 논공행상에서 원소에게 대장군 벼슬을 양보한다. 이것 역시 왕척직심이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 의 등문공 장구 하편에는 맹자와 제자인 진대의 대화 가운데 '왕척직심'이라는 말이 나온다. 
진대는 맹자에게 옛 기록의 '왕척이직심(枉尺而直尋)'을 상기시키면서 제후를 만나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맹자는 "한 자를 굽혀서 여덞 자를 편다는 것은 이득을 갖고 한 말이니,옳지 않는데도 이로움만 있다면 해야 하느냐"며 나무란다. 맹자는 군자의 도(道)를 역설한다. 

하지만 오늘의 중국인들은 '왕척직심'을 미덕으로 삼고 있다.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사기성은 특정 개인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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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예민한 중학교 시절, 살레시안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미션스쿨에 다녔다. 당시 중학교 교장선생님은 미국 신부님(노신부님)이었고, 한 울타리에 있는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은 이탈리아 신부님(마신부님)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구약성경을 가르쳐주신 분은  스페인 신부님(왕신부님)이었다. 성경을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슬라이드를 틀어가며 코믹한 표정을 지으시던 왕신부님의 모습이 요즘 자주 떠오른다. 지금쯤 하늘나라에 가 계신지도 모르겠다. 

성경 해설서 '성경의 맥을 잡아라'를 쓴 분은 "성경은 지식이 아니다! 말씀을 체험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난 아직도 여전히 지식 차원에서 책을 읽는다. 명색이 불교신자로 분류돼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금과옥조 같은 좋은 말씀이 성경에 참 많으니 이런저런 생각을 깊게 하게 된다. 일종의 '영적 사색'이라고 난 부르고 싶다. 결코 나쁘지 않은 독서다
. 

그런데 이  성경 해설서를 읽으면서 종종 마주치는 숫자가 있다. 바로 40이다. 어릴 때 재미나게 읽었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의 그 40이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홍수 심판을 내리기로 작정한다. 그리고 40일 동안 비를 내린다. 노아의 방주는 7개월 간 표류했고, 궁창 아래에서 물이 빠지기까지 4개월이 걸린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애굽(이집트)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기까지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경험한다. 이 출애굽의 지도자로 세워진 모세는 40년 동안 이집트 왕자의 신분으로 살았고,시내 산에서 40일간 하나님께 금식기도를 한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40년 동안 재위하다가 비참하게 죽는다.  그 바통을 다윗(데이비드)이 잇는다. 그 뒤,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를 구약에서 미리 보여주는 선지자가 등장했다. 엘리야와 엘리사였다. 이들은 이적(異積)을 행한다. 엘리야는 아합 왕의 군대를 피해 도망가다, 하나님이 천사를 통해 보내준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을 먹고 40일 동안 밤낮을 걸어 호렙산 동굴로 피신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돌아와 성전을 짓고 성벽을 다시 건설할 때의 선지자는 학개,스가랴,말라기 등 3명이었다. 이 가운데 말라기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기 전 400년까지 살면서 하나님에 대한 경건한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고 외쳤다. 400년에 걸친 하나님의 침묵시대를 거친 뒤 이 땅에 온 예수 그리스도는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유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기도 한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뒤 사흘 후 부활해 이 땅에서 40일 간 계시다가 승천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 성령님에게 인도돼 갔던 가데스 바네아 지역의 낮 기온은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지역이라고 한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경 해설서의 저자는 40일 동안에 성격의 맥을 잡을 수 있게 셀프 스터디북으로 책의 내용을 구성했다고 밝힌다. 하나님은 40일을 영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간으로 잡았다고 한다.  

'박경미의 수학콘서트'의 저자인 박씨는 "성경의 영향 때문인지 14세기 베네치아에서는 선원 중에 병든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는 검역기간을 40일로 잡았고,여기서 qurantine(검역)이라는 단어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 등으로 미뤄 '천상의 하나님'개념을 믿는 이슬람 지역에서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의 40이라는 숫자가 나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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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2000년 한 해 동안 술을 끊고,머리를 대청소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잠꾸러기였던 내가 수면시간을 하루 서너 시간으로 줄였다. 그리고 문고판을 포함해 약 3백권의 책을 읽었다. 나모 웹3를 독학해 어설픈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지금은 국적 없이 인터넷 바다를 둥둥 떠다니고 있으나,내겐 소중한 추억이다.
http://intra.joongang.co.kr/1550838/)  어쨌든 2000년의 피나는 거듭나기 프로그램을 난 '머리의 구조조정'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다음엔  '몸의 구조조정'에 들어 갔다. 독수리처럼 말이다. 독수리는 70세까지 살기 위해 40세 쯤에 목숨을 건 변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모든 독수리가 다 그러는 것은 아니다. 변신 그 자체가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독수리는 40세가 되면 그야말로 퇴물이 된다. '하늘의 왕'으로서 살아가지 못할 처지가 된다. 무시무시한 발톱은 휘어지고 힘을 잃는다. 지상을 기어가는 동물이나, 상공을 나르는 새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낚아챈 과거는 흘러갔다. 부리는 굽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눈 앞의 먹잇감도 쪼지 못한다. 

독수리는 이 눈앞이 깜깜한 40세의 현실에서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한 1년 쯤 더 살다가 죽을 것인가,아니면 극한의 고통을 무릅쓰고 새로 태어날 것인가. 고난의 길을 택하는 독수리는 절벽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거기서 독수리는 부리를 바위에 부닥쳐 피가 철철 나게 망가뜨린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가 아니면 도저히 해내지 못할 고통이다. 여기서 살아난 독수리는 새로 돋은 부리로 스스로 발톱을 뽑아낸다. 이것 역시 큰 고통이다. 그 과정을 통과한 독수리는 이후 30년을 더 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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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사즉생의 각오로 독수리의 고통스런 변신의 길을 택한다. 처절한 '머리와 몸의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공식적인 퇴직이 2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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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거대 정육회사인 스위프트&컴퍼니사의 창업자인 구스타부스 스위프트는 16세 때 아버지에게서 받은 20달러로 정육점을 차렸다. 그는 푸주간에서 아이디어를 짜냈다. 
고객이 원하는 만큼 고기를 잘라 파는 꾀를 냈다. 곧 이어 살아 있는 돼지를 직접 사서 부위 별로 잘라 판매했다. 오늘날엔 하등 새로울 게 없지만 당시로선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화차에 냉동장치를 설치해 고기를 운반했다. 신선한 고기를 맛본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헨리 포드는 소고기 통조림 공장에 견학갔다가 벨트 컨베이어 시스템을 발명했다. 도르래로 큰 고기 덩어리가 차례차례 운반되는 모습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그리고 폭이 넓은 벨트에 부품을 운반하면서 조립하는 일련의 공정을 만들어 냈다. 당시로선 혁명적인 방법으로 공업 생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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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출처-검색/동아닷컴>

아르키메데스는 목욕을 하다  부력의 원리를 생각해 냈다. 그리고  '유레카'(알았다.발견했다)를 외치며 알몸으로 목욕탕 밖으로 뛰어 나갔다.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서건 창출된다. 
사람들은 꿈을 꾸는 순간에도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오늘날 아이디어를 줍는 곳으로 오중(五中)이 꼽히기도 한다. 
차중(車中), 휴중(休中), 보중(步中), 욕중(浴中), 몽중(夢中)이 그것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휴게실에서,걷거나 산책을 하다가,목욕을 하다가,꿈을 꾸다가  아이디어를 잡을 수 있다. 꿈을 꿀 때는 근육에 힘이 거의 없는 마비상태나 다름없지만 아이디어는 떠올릴 수 있다고 한다.                               

              
북송(北宋)때의 학자 구양수(歐陽修)는 삼상(三上)을 꼽았다.  아이디어가 마상(馬上), 침상(枕上), 측상(厠上,화장실)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말 위에서, 베개 위에서, 뒷간에서 탁견(卓見,Good idea)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인터넷 서핑 때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데, 이건 어디에 해당할까. 인터넷은 순식간에 어느 곳에든 갈 수 있으니,천리마 중의 천리마다. 아니 억리마다. 따라서 인터넷 서핑을 '마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본다. 현대의 '유비퀴터스 말(ubiquitous horse)'=인터넷(
망상,網上)' 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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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즐거움((生生之樂),은퇴 설계,노후,세컨드 라이프...
남자에게도 갱년기가 있다고 하던데,공연한 헛소리가 아닌가 보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도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고,현재 이후를 생각할 여유를 가질 때면 어김없이 실버 빛깔의 단어들이 떠오르곤 했다. 특히 일을 가르쳐주었던 선배들이 회사를 그만두신 뒤 하릴없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참 쓸쓸하다. 

60,70대의 선배들은 "야,내가 그 나이만 됐어도..."라며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실 것 같다. 경계인(Marginal man)이라는 말을 배운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이젠 또다른 의미의 경계인 라인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다. 사춘기(思春期)를 넘기기가 무섭게 입시전쟁,포성없는 전쟁 등을 치르다보니 어느덧 사추기(思秋期)에 접어 들고 있기 때문이리라. 

40대 중반을 갓 넘긴 후배에게 물었다. "야,인생이 왜 이리 시들시들한 지 모르겠다. ~~~ 넌,뭐가 가장 행복하냐?" 그가 잠시 꼴똘히 생각하다 말한다. "형님,뚜렷한 목적이 없어서 그럴 거예요. 전 세계일주를 꿈꾸며 살아요. 남미부터 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서남아시아...  그리고 책을 쓸 겁니다."

자기 나름대로 삶의 질곡(桎梏)을 겪으며 살아온 후배. 그의 얼굴에, 단순한 희망을 넘어선, 강한 열망의 빛이 보인다. 어느 날부턴가 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건 꿈을 잃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숨가쁘게 살아오다 어떤 단단한 벽에 부딛쳤는지도 모른다. 가정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자존심을 꺾으며 살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벽을 뚫고갈 힘이 부쳐서 그런지도 모른다. 집착을 버리고,마음을 비우기엔 아직 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내가 퇴직할 때가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오늘밤엔 오랫동안 붙들어 온 화두인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을 버리고,흩어진 생각을 좀 가다듬어 보아야겠다.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하려면 아무래도 '색다른 집착'을 가져야 겠다. 그래도 자유를 얻으면 조급함이 없어지고, 상대적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더 오를 산이 없으면 다른 산을 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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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가 움츠리는 것은 그 몸을 넓게 펼치기 위함이며,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것은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다."

  일본의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의 정신적 스승은, 시공을 초월해 존재했던, 중국의 손무(孫武)였다. 병가(兵家)의 성(聖)으로 일컫는 손자(孫子)였다. 흔히 '손자병법'이라고 부르는 불후의 명저 '손자십삼편'을 남긴 손무는  오왕 합려를 도와 초나라를 쳐 승리한 뒤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거만하고 횡포해진 합려의 모습을 보고, 오나라의 미래를 밝게 보지 않았다. 월나라 왕 구천에게 살해된 합려의 아들 부차는 부왕의 원수를 갚고 패권을 잡기 위해 오자서를 손무에게 보냈다. 부춘에 칩거하고 있던 손무에게 출사를 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손무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여름에 겨울의 가죽 옷을 입고 있으니 우습지 않느냐"라는 비유의 말로 오히려 오자서에게 사직을 권했다. 하지만 책략은 들려주었다. 부차는 손무에게 들은 전략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이겼다. 그는 그러나 손무가 던진 세 가지 계책 중 하나를 지키지 못했다. 월나라 왕 구천을 살려둔 것이다. 이는 훗날 오나라 멸망의 씨앗이 되었다. 어쨌든 전쟁에서 이긴 부차는 사례하기 위해 손무를 다시 찾았으나,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손무는 이후 모습을 결코 드러내지 않았다.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범려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여겨 재야로 내려왔다. 세상사의 격류를 등지고 강호에 묻힌 그는 남다른 눈과 판단력으로 장사를 해 큰 돈을 벌었다. 사람들은 그를 '상인의 시조'로 불렀다. 범려는 도지라는 곳에서 상행위를 해 떼돈을 벌었기 때문에 '도주공(陶朱公)'으로 칭송받았다.
   손자와 범려는 '물러날 때'를 알고, 이를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다.  크고 작은 권력을 내던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결행한 연유로 그들의 이름과 언행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아닐까. 자벌레와 노루의 몸짓이 범상치 않게 여겨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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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blog.empas.com/dsrlife/5164895 

숨길과 외로움의 종착역이 있을까,있다면 그게 어디일까.
기(氣) 도장을 여러 곳에서 운영하는 도사급 친구에게서 언젠가 숨길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인간은 배꼽 아래 5cm 전후에 있는 단전으로 호흡을 시작한다.복식호흡이다.그런데 인간이, 나이가 들고 운동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면 호흡점이 점점 올라간다. 배꼽으로 배로,목으로 올라간다.호흡점이 목을 넘어서면 헐떡거리게 된다. 그게 머리끝까지 올라가면 마침내 죽음을 맞는다.

외로움은 어떨까.
"아무래도 나는 외롬족인 것 같아. 외로움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기침이 나오고 눈까지 올라오면 눈물이 나오지.머리끝까지 치고 올라오면 죽는 거야.외로움이 수류탄으로 변해서 내 몸을 폭파하니까."
신간 장편소설 '피터팬 죽이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2004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는 김주희씨.

흔히 우리는 성욕을 이야기할 때도 이와 비슷한 톤을 취한다. 중년 이상의 경우를 들먹일 때 "양기나 음기가 입에 몰렸다"고 하지 않던가. 더 늙으면 말도 없어진다.말 동무가 필요한 늙은이가 된다. 서구 나라에 어학연수를 갈 때 해당 언어에 푹 빠지려면 현지 이성과 동거하거나,동네 어린이 또는 공원의 노인과 말동무가 돼야 한다고들 말한다. 특히 외로운 노인은 접근하기가 쉽다. 활기를 잃은 노인의 양기나 음기는 목구멍에서 눈으로,머리로 올라가는 수순을 밟는 것 같다.

결국 외로움과 숨길의 종착역은 머리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두 가지가 하늘을 향해 치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그게 잘 사는 길이다. 중년이나 장년이라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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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창녀였다.
뭇남성에게 몸을 파는,허드레 여자였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팔기 시작했다.그리고 보석이 되었다.
영화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의 이야기가 아니다.

러시아 여제(女帝,여 차르) 예카테리나 1세.
루터교 목사의 하녀라는 천한 신분으로 자란 그녀는 
군인들에게 몸을 팔았다.특히 장군들의 침대를 옮겨다니며 
성욕의 노리갯감이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줄리아 로버츠의 경우처럼 기회가 왔다.
러시아의 '강한 남자'표트르 대제(大帝)의 눈에 띈 것이다.
 예카테리나는 그 호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몸만 팔지 않았다.마음을 팔기 시작했다.
전선의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불안해 하는 표트르  대제를 
야전침대에서 정성껏 모셨다.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그가 경련을 일으킬 때나, 멜랑꼬리한 기분이 될 때나 
그녀는 항상 그의 곁에 있었다.

마침내 그녀는 표트르의 여왕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표트르가 죽자 정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여제의 위(位)에 올랐다. 자신의 딸 옐리자베타에게 왕위를 넘겨 주었다.그녀의 딸은 표트르의 손자(3세)를 후계자로 삼고,무능한 그에게 똑똑한 소피아를 묶어주었다. 소피아는 예카테리나 2세가 돼, 제정 러시아를 거머쥐었다. 

오늘도 몸을 팔고 있는 우리의 '불쌍한 여동생들'이 새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종종 신문에 그려지고 있다. 그들이 마음과 몸을 속히 정화(purification)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 그들도 예카테리나,줄리아 로버츠(배역)처럼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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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DIY로 직접 만든 원목 좌탁(坐卓)이다. 이 원목 좌탁은  홍송(紅松)으로 짰다. 윗면엔 유리 타일을 붙이고,타일과 타일 사이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코팅했다. 다리 모양을 폼나게 하느라,원목 치수를 낼 때부터 골머리를 앓았다. 
마누하님이 잔손질을 더해 완성한 부부 합작품이다.  (사실은, 내가 공방에 못가는 사이에 마누하님이 많은 공을 들여 완성했다)  사진엔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녹차 빛깔이 감도는 원목 부분이 고상하다. 목심을 여러 개 박으면서 꼴이 좋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그건 한낱 우려에 지나지 않았다. 나무결도 은은하고 기품이 있어 마음에 쏙 든다. 






좌탁에서 밥도 먹고,커피나 차도 마시겠지만 아무래도 찻잔을 기울이는 게 가장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게 중년부부의 중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좌탁의 밑면엔 나무결을 감안해 쫄대를 댔다.그리고 다리에 홈을 파고,홈 사이 일부에 작은 원목을 붙였다. 창작품을 만들어 놓고보니 참 좋다. 잠시 조물주가 된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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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별의별 일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나를 항상 웃음짓게 만드는 것이 하나 있다. '인생,뭐 별거야?'의 뜻을 품은 일종의 좌우명이다. 

내가 처음으로 좌우명을 갖게 된 건,그러니까 열다섯살 때였다. 현재의 내가 서있는 위치를 생각하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천방지축(!)이었던 내가 정신을 차렸다. 못을 철뚝에서 납작하게 갈아 직접 만든 표창 10개를 꽂고 다녔고,이런저런 사고를 많이 쳤다. 요즘의 법 적용 예를 그대로 따르자면 전과가 수두룩했을 것이다. 영화 '친구'의 비극적 주인공보다 더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을 확률이 결코 낮지 않다. 그 망나니를 철들게 한 건 선친의 작은 가르침 덕분이었다. 철사줄을 칭칭 감은 '철매'로, 종아리의 살갗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체벌을 가한 아버님은 그날로 매를 놓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참으로 과묵한 선친은 그리고 한 마디를 툭 던지셨다. "옛날부터 열다섯살이 되면 남자는 나라를 섬기고,여자는 지아비를 섬긴다고 했다. 이제 너의 인생은 네가 알아서 해라."
그날,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낸 뒤 "난 할 수 있어!"를 되뇌이며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제, 내 인생의 첫 좌우명이 등장한다. 
"살아서 남에게 굴욕을 받기보다 차라리 분투중에 쓰러짐을 택하라.(I'd rather die than live in disgrace.)"
영어실력기초,삼위일체의 저자인 고(故)안현필 선생님에게서 차용한 것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편히 잠드소서!)
이 좌우명은 이후 중고교 4년간 나를 붙들어매는 '인고(忍苦)의 견인차'가 되었다. 이 기간 동안 제2의 좌우명이 자리를 잡았다 내 오른켠을 떠나곤 했다.
"소년이로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나를 흔드는 1대주주가 됐다. 풍진 세상을 살다보니 믿음 같은 게 절실해졌다. 절대자에게 기도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좌우명을 추가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지난 20여 년 동안 나의 좌우명은 굳어졌다. 
" 진인사 대천명,사필귀정(盡人事待天命,事必歸正)."
하지만 부족함이 너무 많은 인생인지라,좌우명에 못미치는 삶을 꾸리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전에 모셨던 보스 덕분에 좌우명을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유이무구(有耳無口)." 
이것도, 실천이 그다지 쉽지 않다. 비슷한 경구를 발견했다.
"구번막여정(救煩莫如靜) 구졸막여근(救拙莫如勤)."  
2년 전 좌우명을 새로 추가했다. 
"Be smart!!!"
이제, 퇴직 후 사는 날까지 또 어떤 좌우명이 내 몸을 감싸 안아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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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잘 써야 산다

오피니언 / 2010. 11. 16. 09:42


로마인은 빨간색을 좋아한다...쿼바디스(Quo Vadis?) 

교황이 '빨간 구두'로 매스컴을 탄 적이 있다.  오늘날 교황은 특별한 행사에서만 붉은색 옷을 입는다. 교황청이 있는 로마 사람들은 옛날부터 붉은 색을 좋아했다. 이는 염색술과 관계가 깊다.  염색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람들에게 대접받는 색깔이 바뀌었다. 물론 이는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인류 역사상 첫 염색은 B.C 6000~B.C 4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시대 초기까지는 천에 물을 들인다는 건 붉은 색으로 염색하는 것을 뜻했다. 당시 대표적인 붉은 색 염료로는 '꼭두서니'라는 식물과 연지벌레의 알,연체동물이 쓰였다. 
   
유럽 중세 땐 빨간색=매춘부  
 
오늘날 흰색과 빨간색은 상대적으로 급진적인 사상을 떠올린다. 이에 비해 파란색은 어떤 컨센서스(합의)를 뜻한다. 15세기 스코틀랜드에선 색으로 계층의 차별화를 꾀했다. 농부들은 평일엔 회색 옷을 입어야 했다. 축제일에만 파랑,빨강,초록색 옷을 입을 수 있었다. 그 당시 유럽에선 흰색, 검은 색은 한센인(나병환자)을 비롯한 장애인들의 차지였다. 노란색은 거짓으로 맹세한 자와 이단자,천덕꾸러기 유대인의 몫이었다. 초록색이나, 초록색+노란색은 악사,곡예사,광대 등이 애용했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당시엔 정치적 권력을 뜻하는 빨간색 옷을 사형집행인과 매춘부가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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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Now Here)'에선 '우리들의 블루'

지금 전세계에서 각광받는 블루(파란색)는 그 위상을 차근히 높여 왔다. 이 색은 12세기 마리아상에 등장했다. 한 설문조사에서 지구촌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파란색을 꼽은 건 '컨센서스'라는 함의 때문이 아닐까.

색을 잘써야 사는 시대...감성마케팅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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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형(形)의 시대였다면,21세기는 색(色)이 주도하는 시대다."
권영걸씨의 주장이다. '이미지의 시대'로 대변되는 정보사회에서 감성마케팅은 큰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으며,색채는 감성마케팅의 성공을 담보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색이 이 시대 최상의 고부가가치적 소프트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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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7900 (1/81)s iso50 F2.8


형형색색(形形色色)이라는 말에서 형(形)과 색(色)이 20세기와 21세기의 테마를 제대로 내다보고 앞뒤 자리를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21세기는 '색 쓰는 시대'일 것 같다.색을 잘 써야 개인도 살고,조직도 사는 시대-특히 기업은 감성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 환경-에 우린 살고 있다고 하겠다. 바야흐로 색을 잘 써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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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7900 (1/143)s iso50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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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선운사에는 귀하고 신기한 게 있다. 보리수 나무 3대 손이다. 보리수는 석가모니불이 진리를 깨우친 도량이라 할 수 있다.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만 귀한 게 아니라는 데 생각이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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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7900 (1/416)s iso50 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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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 가면 깨우침을 하나 주는 게 있다. 보왕삼매론의 글귀다.  
"세상 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곤란이 없으면 교만심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참 좋은 말이다. 개구리는 올챙이 때의 일을 잊기 쉽다. 평생 양지에서 사는 사람,쭉쭉 잘 뻗어나가는 사람은 삶의 어려움을 잘 모르게 마련이다. 목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잘못하면 부러지기 쉽다. 때론 어려움에 봉착하는 게 도리어 좋은 약(良藥)이 된다.
"No cross, no crown."(고난이 없으면 영광이 없다)


보왕삼매론은 계속된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당뇨병 환자가 오히려 큰 탈없이 오래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섭생에 주의하고,건강 체크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성공적인 삶을 꾸리는 이들을 주변에서 종종 본다. 몸이 좀 불편하다고,잔병치레가 많다고 자학할 필요 없다. 세상만사,생각하기 나름이다.   


KV
[NIKON] E7900 (1/72)s iso50 F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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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의 눈과 전설 속 장수노인의 머리 형상을 한 물고기. 이름은 화루어한(花羅漢). 몸에는 "진(성벽) 루壘"(중국 간체자로 쓰여짐), "이길 승勝", "실뽑을 방 紡", "옳을 의義" 자 등이 새겨져 있다. 


'팔자(八字) 도망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운명에의 순응(順應)을 강조한 것이다.어떤 일이 술술 풀리지 않을 때 자기 위안의 최면효과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팔자를 고친다'라는 말도 있다. 이로 미뤄 팔자도 잘만 하면 바꿀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나이 사십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있다.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관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얼굴 표정은 대인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리학자인 조용헌씨는 팔자를 바꾸는 비방으로 6가지를 꼽는다. 
첫째,적선(積善).
둘째,눈 밝은 스승(明師)과의 만남.
셋째,명상.
넷째,명당에 음택(陰宅·묘터)이나 양택(陽宅·집터)을 잡는 일.
다섯째,독서.
여섯째,자신의 명리(命理)를 알아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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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무엇인가

오피니언 / 2010. 11. 16. 09:01
1. 숫자는 미신(superstition)이다.
2. 숫자는 마술(magic)이다.
3. 숫자는 노름(gambling)이다.
4. 숫자는 차별(discrimination)이다.
5. 숫자는 분식(fraud)이다.
6. 숫자는 표현(expression)이다.
7. 숫자는 희망(hope or dream)이다. 
 

숫자에 유독 약한 사람이 뜻밖에 많다. 그들은 일종의 징크스에 집착한다. 컴퓨터를 열어 블로그의 방문객 숫자가 '77777'과 비슷하게 나오면 웬지 자신에게 행운이 뒤따를 것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숫자가 잇따라 보이면 꺼림칙하게 느낀다. 서양 사람들이 '13일의 금요일'을 혐오하는 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나도 이런 부류에 속한다. 일종의 미신이다.

Magic Number
Magic Number by maganni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매직넘버(magic number)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말이다. 프로야구 경기에서 흔히 일컬어진다. 어떤 팀이 2위의 성적에 따라 우승할 수 있는 승리의 숫자(승수,勝數)를 가리킨다. 여기엔 상대성의 뜻이 담겨 있다.  김연아가 아무리 잘해도 경쟁자가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얻으면 꽝이다.우리 아들이 아무리 시험성적이 좋아도,남들이 모두 시험을 잘 봤다면 황이다. 내 딸이 입사시험 면접을 훌륭히 치렀어도,더 잘 한 애들이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나의 운명,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마술적인 힘이다.

타짜 the war of flower
타짜 the war of flower by JoonYoung.Ki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숫자에 따라 돈이 왔다갔다 한다. 짓고땡이나 두 장 보기 같은 도박에선 숫자가 곧 신이다. 신이 날 버리면 난 거지가 된다. 주사위 던지기나 윷놀이도 매한가지다. 노래방에서 끝 숫자를 더해 끝발이 높은 팀이 판돈을 먹을 때도 숫자는 도박의 신으로서 톡톡히 제 역할을 한다. 


사실 저 '루저발언'의 그분과 네톤친구사이(알고보니 동명이인ㅋ)
사실 저 '루저발언'의 그분과 네톤친구사이(알고보니 동명이인ㅋ) by luden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입학시험,입사시험 등에서 줄 세우기 할 땐 숫자는 차별의 근원이다. 소숫점도 따진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가 소숫점 차이로 과락을 당해 낙방했다면, 그 놈의 소숫점 숫자가 철천지 원수다. 연봉이 내 친구보다 훨씬 적으면 숫자 때문에 기가 죽는다. 키가 몇 cm가 안되면 루저(loser)라고 놀린다. 몸무게가 키에 비해 많이 나가면 '비만'의 낙인이 찍히고 "하루가 일 년처럼 길구나~~~"라는 임재범의 노래를 목청 터지도록 불러야 한다. 그 놈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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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005 by kiyong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숫자로 그럴 듯하게 사기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분식회계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회사도 있다. 아니다. 종주먹질을 당해도 싼 국제 사기집단도 더러 있다.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행정 단속을 대충 하는 사례도 전혀 없지는 않다. 이른바 물량공세다. 실(實)은 없고 허(虛)만 가득하다. 어떤 여자는 분을 아무리 덕지덕지 발라도 남자의 사랑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연지 찍고 분 바르고' 시집 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이제 오를때도 되지 않았니?
이제 오를때도 되지 않았니? by 정호씨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울고, 올라가면 웃는다. 학교 점수나 회사 고과 점수도 같은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얼굴을 찡그리고, 펴게 만드는 숫자는 표현주의 작가인지도 모른다. 정말 정확히 표현해 준다. '사랑에 울고,돈에 속고' 비참하게 부서질 수 있다. 

어린왕자
어린왕자 by beautymon 저작자 표시



학창시절, 국어 영어 수학 점수와 전체 석차를 향상하기 위해 목표를 세워 본 적이 있는가. 꿈은 숫자로 환산되곤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목표 숫자는 8인가, 16인가,아니면 4인가. 숫자 때문에 울고,웃고,꿈꾼다. 이래저래 숫자는 벗을 수 없는 우리의 멍에다. 생텍쥐베리 선생은 '어린 왕자'에서 숫자로 인생을,사람을 평가하지 말라고 엄중 경고했다. 하지만, 우리가 어른이 됐어도 옛날의 그 고리타분한 선조들의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한다. 숫자는 인간의 운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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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om
       <젊은이들을 노린, 타로 콘돔>

콘돔을 가득 담은 바구니가 눈에 확 들어왔다.
1993년 늦가을, 스웨덴 스톡홀름의 근교에 있는 외테보리 교도소.
죄수들이 죄값을 치르기 위해 복역 중인 교도소에 무슨 콘돔이그리 많을까.
女性 교도소장인 소피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재소자의 배우자나 애인이 면회 오면 깨끗하고 안락한 방을 따로 내주고,섹스하는 데 쓸 콘돔을 제공하죠."
감방도 우리와는 사뭇 달랐다. 호텔의 아담한 방에 들어간 듯 착각할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prison

<스웨덴 혼성교도소 감방의 입구>

그 날자 스웨덴 신문에는 한 사기죄로 복역 중인 죄수가 기고한 '교도소는 호화판 호텔인가'라는 제하의 글이 실려 있었다. 자신이 보기엔 스웨덴의 교도소가 너무 호화로워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외테보리 교도소는 보안등급(security class)이 2등급으로,철통 같은 보안을 유지하는 곳이었다.
외테보리 교도소가 그 정도이니, 보안듭급이 낮은 개방교도소는 말할 필요도 없다. 개방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은 낮엔 밖에 나가 일을 보고,밤에 들어와 점호를 받는다.  '사장 죄수'가 있는 건 당연하다. 남녀 죄수가 한 울타리 안에서 복역하는 교도소도 있다. 섹스까지 보장하는 교도소. 참 대단한 나라다. '섹스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의 경우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이 '흠흠신서'에서 죄수들의 인권 보장과 인간적 대우를 강조한 바 있다. 봉건사회에선 대단한 인도주의였다. 선생은 지방 수령 시절,집행을 코앞에 둔 남자 사형수의 부인을 불러 부부가 동침할 수 있게 배려했다. 대(代)를 이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교정(矯正)행정 또는 교도(矯導)행정을 스웨덴에선 '범죄 복지(criminal welfare)'라고 부른다. 그러니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물론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할 저질,중범죄자에겐 가혹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먹고 살자고 일을 하다 좀 실수해 교도소 신세를 지는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지금,이 순간에도 생계형 범죄자들이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을 걸 생각하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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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들과 북한산에서 산행 겸 정기 모임을 했다. 화제의 초점은 단연 건강. 
기천문 등 수련을 하는 친구들의 시범을 보고, 대학시절 홈런타자로 명성을 드높였던 학번 동기 형의 몸 풀기 레슨을 봤다. 그리고 이어 중년의 이야깃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각종 강장제를 화제로 수놓았다.
 

강장약품 외에 먹을거리로 블루베리가 화제에 올랐다. 블루베리의 채취와 효능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불)개미그라 등 벌레까지 거론되지 않은 그나마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매미를 즐겨 먹었다. 그리고 매미 가운데 허물을 마지막으로 벗기 전의 애벌레가 가장 맛이 좋다고 했다. 어른 매미의 경우 수컷이 암컷 보다 더 낫고, 짝짓기를 한 뒤엔 흰 알이 통통하게 자리잡은 암컷이 더 낫다고 했다. 어치(날개가 넷 달린 닭),하루살이 스프,메뚜기 튀김,귀뚜라미 식초 조림 등도 옛날엔 훌륭한 먹을거리였다.

블루베리 같은 열매는 산에 지천으로 널려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먹을거리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약초에 대한 연구가 그 효능을 입증하면서 강장제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힘을 잃지 않으려는 남자들의 욕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식물,동물,곤충,물고기 등 온갖 것들에서 신묘한 효능을 발견하려는 연구실의 노력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중년이면 모임에서 건강과 강장, 그리고 제2의 인생을 침 튀기며 이야기하는 게 일상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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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가 요즘 주부들의 관심을 부쩍 끄는 모양이다. 블루베리 판매업자들이 엄청난 물량의 광고를 쏟아붓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블루베리가 이미 주부들에겐 친숙한 음식재료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어제 가족들이 저녁식사를 한 씨푸드 레스토랑에서도 블루베리가 화제에 올랐다. 마누하님 왈 "블루베리가 눈에 좋다는데..." 큰 아들도 아는 체를 한다. 관심의 초점은 블루베리 판매업자들이 왜 하필 블루베리의 효능을 '눈 좋아지는 것'에 맞췄는지에 모아졌다. "간유를 먹으면 되는데, 굳이 블루베리가 눈에 좋다고 선전하는 건 무슨 노림수 일까?" 

주부들뿐만 아니라 중장년 남성들에게도 블루베리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얼마전 대학 동기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건강 및 강장식품'의 하나로 블루베리가 거론됐다. 한 친구는 블루베리를 직접 따기 위해 시골까지 내려갔다 왔다고 했다. 블루베리를 막 먹기 시작한 터에 무슨 뾰쪽한 효능,효과를 이야기할 순 없으나 몸이 가뿐해지는 걸 느낀다는 것이었다. 이날 모임에선 몸에 좋다는 식품뿐 아니라 기공과 체조 등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도 집중 조명됐다. 어쨌든 '블루베리=건강 보조식품' 이라는 데 이견은 없었다. 

어제 저녁식사에선 디저트로 요구르트와 블루베리를 세 차례나 먹었다. 두 음식이 모두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증진에 다소나마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 줬다. 블루베리는 미국에서 많이 나는 야생 과일이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꽤 많이 재배하는 것 같다. 미국 알래스카에는 이 야생 블루베리를 엄청 좋아하는 들쥐가 있다고 한다. 이 녀석은 블루베리가 한창인 때만 오면 이빨이 파랗게 변한다. 

블루베리는 북아메리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산업이 됐다. 그 때문인지, 식재료로는 크린베리,보이젠베리,매리언베리,클라우드베리,마운틴 허클베리보다 귀하게 여겨지지 않고 있다. 블루베리는 베리의 대표주자 격이지만, 희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접을 덜 받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블루베리가 국내에서도 중장년 남성과 가정주부들에게 먹히고 있다. 따라서 값비싼 노동력(채취 인건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면 블루베리 재배도 돈 벌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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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념을 끊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리고 '디지털 유언장' 작성에 들어갔다.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할 수 있는 사이트는 미국에서 2008년 만들어진  인트러스테트(http://entrustet.com) 이다. 가입하다보니 미국 국내용이다. 자기가 사는 주(州)를 선택하게 돼 있다. 한국 사람이 많이 사는 LA를 택하고, 국내 주소를 적어 넣었다. 

이런 종류의 서비스 개념은 사실 내겐 낯설지 않다. 2007년 초, 내가 웹2.0 관련 일을 할 때 꼭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사자(死者)의 블로그나 카페를 사전에 관리해 컨텐츠를 상속인에게 물려주거나, 사망과 동시에  폐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사이트의 한 폴더에 개인의 유언장을 다 적어놓고, 변호사 사무실과 연계해 적은 비용으로 공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용자가 죽었을 경우엔, 유언에 따라 또는 가족이나 친지의 의견에 따라 '사이버 영안실'을 운영하는 서비스도 같은 맥락에서 만들고 싶었다. '사이버 쇼핑몰'을 만들어 가족이나 친지 등이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꽃, 향기가 나는 담배 등 기호류,멋지게 디자인한 명품 가방, 맛있는 음식,가보고 싶었던 세계 관광명소의 영상 및 동영상 등도 제공하고 싶었다. 영상의 경우엔 고인의 사진을 합성해 색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3년 여가 지난 지금도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머릿 속을 맴돈다. 

8일자 중앙선데이 기사(1면 top + 6,7면 기획)를 보면 인트러스트테트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사이트도 있다. 리거시록커(http://legacylocker.com) 나 다테인헤리트(http://datainherit.com) 이 그것이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어 사자의 '생전 온라인 생활 도구'를 사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임박했다. 베이비붐 세대인 나는 특히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다. 사이버 강호(江湖)의 고수들이 모두 '디지털 유산'과 관련한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 참 좋겠다.  



  

사후 온라인 생활을 위한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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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게이머이자 컴퓨터 전문가인 남편이 심장마비로 숨진다면 그는 엄청난 온라인 생을 도중에 마감하게 된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온라인 생활에 대해 잘 모른다. 

아내가 남편의 패스워드를 모르면 남편의 계정은 휴면계정이 된다. 남편 이메일의 보낸 편지함에 편지가 없고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남편 없이 계속되고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에 남편이 올려놓은 품목 게시판에는 판매자에게 보낸 문의에 답변을 해주지 못한다. 

남편이 구매한 웹사이트 도메인 중 현재 수십만 달러의 가치가 되는 일부 도메인도 만기가 다가와도 아내는 이를 전혀 알수 없을 것이다. 

이는 온라인 상에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있을 법한 시나리오다. 그리고 사후 온라인 생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됐다. 

최근까지 이에 대한 해답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온라인 사용이 늘고 친교 미디어 사이트의 인기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사후 디지털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빈틈을 채워주는 회사들이 늘었다. 

웹사이트 ‘레거시 록커(Legacy Locker)’의 창업자인 제레미 토만은 비행기 여행 중에 이 생각을 하게 됐고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자신의 온라인 생활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걱정됐다. 토만은 자신의 디지털 유산을 포함, 모두 아내에게 남겨지겠지만 자신의 계정에 접속하려면 얼마나 힘들지 알게 됐다. 

그는 할머니가 죽은 뒤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를 경험했다. 그리고 그는 할머니의 이 메일계정에 대한 패스워드를 찾으려 했으나 시비가 생겨 포기했다.

그래서 토만은 모든 상황을 바꾸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레거시 록커는 사용자가 일종의 온라인 유언장을 만들게 도와준다. 사용자의 상속자도 상속자가 사용자가 사망한 뒤 사용자의 계정 정보를 통보 받는다. 

레거시 로커 계정 비용은 1년에 29.99달러(약 3만7000원)이다. 사용자는 레거시로커닷컴에 가입해 계정을 만들고 사용자가 죽은 뒤 자신의 온라인 정보를 접속할 사람을 지정하며 유서나 메시지를 작성하면 이 내용을 가족에게 보내게 된다. 

레거시 로커가 사용자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되면 48시간 내에 4차례 사용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게 된다. 사용자로부터 답장이 없으면 레거시 로커는 사용자의 사망을 검증할 명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한다. 토만은 심지어 그때도 사용자의 사망 확인이 안됐다면 사용자의 디지털 유산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 / 이수지(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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