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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받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립니다. 베트남 국민이 전쟁 때 얼마나 격한 고통을 받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포토저널리즘의 막강한 위력을 실감합니다. 

베트남전에 파견된 한국군은 우리 입장에선 용맹스런 군대였습니다. 어차피 죽이고 죽는 전장에선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군대가 베트남인들에게 저지른 '잔악상'은 그들의 마음에서 좀처럼 씻기지 않을 겁니다. 

어렸을 때 베트남전에 나갔다 잠시 휴가를 나온 친구 형에게서 많은 '전쟁 영웅'의 무용담을 전해 들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전쟁의 참혹상을 상기시키는 이 한 장의 사진 덕분입니다.

땅굴을 찾아내 베트공으로 의심되는 마을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몰살시켜 전공을 세운 장병들의 이야기, 베트공의 귀 수십 개를 잘라 목걸이를 만들어 주렁주렁 걸고 다녔다는 소름돋는 이야기... 

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본군의 정신대를 비난하지만, 베트남에 참전한 한국군 가운데 일부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대학 때 학군단 장교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베트남에 생각이 미칠 때마다 전쟁의 상흔을 일깨워주곤 합니다. 



그건 '웃기네' 야야기입니다. 이 '웃기네'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웃음이 아닙니다. '웃기고 자빠졌네!"와 같은 뜻이 결코 아닙니다. 그건 한국군을 사랑한 베트남 여성의 이별 인사였더랍니다. 오랜 베트남 생활로 그 나라 말을 좀 아는 한국군 장교가 베트남 여성과 동거하다시피 지냈답니다. 그런데 그 장교가 귀국선을 타게 됐습니다. 베트남 여성이 장교에게 묻습니다. "헤어질 때 큰 슬픔을 나타내는 인삿말이 뭔가요? " 그는 장난끼 섞인 말투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건 '웃기네~~~"야" 



귀국선에 오를 때 예쁘장한 베트남 여성이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선창가에서 끝없이 외쳤답니다.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하지 못한 채 "웃기네~~~"를 말입니다. 훗날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안 그 여성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요? 

베트남(Vietnam)의 영어 발음은 '베트남'이 아니라 '비엣남'입니다. 이 나라의 영어 발음을 할 때면 항상 '귀목걸이'와 '웃기네'가 떠올라 쓴 웃음을 혼자 짓곤 합니다. 과연 그들이 '잔악한 따이한'의 만행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베트남인들은 훌륭한 민족입니다. 세계의 파수꾼 미국의 수퍼타워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전후 경제성장이 빈곤을 타파하는 데 기여한 정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베트남은 경제성장률이 1% 증가할 때마다 빈곤 상태가 약 1.5% 개선된다고 합니다. 멕시코의 경우 개선 비율은 0.7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베트남의 이같은 효율성은 '줄줄 새지 않는 국가 리더십' 덕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가 문득 옛 기억을 되살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초등학교를 세워준 데 대한 보답으로,  베트남 중부의 한 고을 주민들이 학교운동장에 세워진 베트남전 전령비의 '한국군 잔악상' 내용을 지웠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모두 합의해 한 일이라니 참 다행입니다. 이 지역은 우리의 '용맹스런' 청룡,맹호,백마부대가 '맹활약'을 했던 곳이라는데...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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